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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안드로 에를리치: 그림자를 드리우고 - 57STUDIO
서울시립미술관 SeMA
레안드로 에를리치: 그림자를 드리우고
2019
Client 서울시립미술관 SeMA
Project 레안드로 에를리치: 그림자를 드리우고

서울시립미술관
레안드로 에를리치: 그림자를 드리우고
2019

SeMA
Leandro Erlich: Both Sides Now
2019

작업 소개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개최된 아르헨티나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레안드로 에를리치의 개인전 <레안드로 에를리치: 그림자를 드리우고>의 작품이 담긴 전시 티저 영상이다.

크레딧 보기

크레딧

(티저 1)
사진: 아티스트 제공
편집: 이미지

(티저 2)
Director: 57STUDIO
Camera: 김태우
Camera team: 박지호, 이문홍
Cast: 박지호
Edit/DI: 이미지
Motion Graphic: 안재영

레안드로 에를리치는 주로 거울 등을 이용한 시각적 착시를 적용해 엘리베이터, 수영장 등 친숙한 공간을 소재로 한 설치 작품을 선보여 왔으며, 작품성과 동시에 대중성을 입증하며 세계 곳곳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작가이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 《레안드로 에를리치: 그림자를 드리우고》는 지금까지 작가가 주로 다루었던 ‘인식’이라는 주제에서 나아가 ‘주체’와 ‘타자’의 관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전의 전시가 우리가 보는 세계가 실재와 일치하는 것이 아닐 수 있음을 환기하면서 ‘환영과 실재’, ‘허구와 진실’ 등의 개념을 주로 드러냈다면,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나 혹은 ‘주체’란 그를 둘러싼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며 결국 ‘주체’와 ‘타자’의 경계가 모호함을 언급한다. 서로 다르다고 생각되는 두 개의 대상을 구분 짓는 경계는 조건과 상황에 의해 만들어진 가변적인 것으로 결국 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은 연결되어 있고, 그 사이의 경계는 희미하다. 광원에 따라 형태가 달라지는 그림자처럼, 우리가 보는 세상, 혹은 타자라 생각하는 대상은 우리의 시선을 광원으로 해서 만들어진 그림자일 뿐이다.

총 네 개의 전시 공간으로 구성된 전시는 대형 공간설치 작품 <자동차 극장>과 <탑의 그림자>를 처음으로 선보이며, 전시 주제를 상징적으로 담고 있는 조각 작품 <구름(남한, 북한)>으로 마무리된다. 이 밖에도 색다른 체험 요소가 있는 기존 작품들을 전시한다. 《레안드로 에를리치: 그림자를 드리우고》 전은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하고 기발한 발상으로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새로운 미적 경험을 제공하는 특별한 전시로, 세계적인 수준의 현대미술을 접할 수 있는 드문 기회가 될 것이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 전시소개글

티저 영상에 등장하는 작품

1. 구름(남한, 북한)
2. 탑의 그림자
3. 잃어버린 정원
4. 탈의실
5. 더뷰
6. 엘레베이터 미로
7. 자동차 극장

1. 구름(남한, 북한)

프로젝트 갤러리 2에서는 남한과 북한을 은유적으로 드러낸 조각 작품 <구름(남한, 북한)>을 선보입니다. 오른쪽으로 90도 정도 고개를 돌려서 작품을 바라보시면 어떻게 남한과 북한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는지 알아차리실 수 있을겁니다. 남한과 북한의 지도 형상에서 영감을 받아 각각 아홉 개의 프린트된 유리판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실체의 ‘경계 없음’ 혹은 ‘무상함을 보여줍니다. 바람 따라 흩어졌다 모이며 형태가 만들어지는 구름처럼 개별 주체들의 의미와 본성도 주변 조건에 따라 변함을 의미합니다. 제3세계 국적을 가진 작가에게 하나의 뿌리에서 시작해 상반된 정치 이념으로 존재하며 국제 정세에 따라 관계가 변하는 현재의 남한과 북한은 ‘주체’와 ‘타자’의 관계성이 현실에서 드러난 흥미로운 예시입니다. 남한의 정치, 사회, 경제적 상황은 북한과의 관계에서 영향을 받고, 사람들은 북한의 그것과 비교해 우리 사회의 이미지를 그려냅니다.

출처 |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작품설명 음성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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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탑의 그림자

<탑의 그림자>는 레안드로 에를리치의 인기작품 가운데 하나인 <수영장>의 구조를 발전시킨 것으로 석가탑의 또 다른 이름인 ‘무영탑’ 설화에서 영감을 받아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신작입니다. 무영탑은 말 그대로 그림자가 비치지 않는 탑이라는 의미입니다. 설화에서 석공 아사달은 석가탑 건설에 동원되어 아내 아사녀를 떠나게 되고, 탑이 완성되면 연못에 탑 그림자가 비칠 것이라 믿고 기다리던 아내는, 끝내 그림자가 생기지 않자 그리움에 못 이겨 연못으로 몸을 던집니다. 그림자라는 반영 이미지는 빛과 반영하는 대상과의 관계를 통해 만들어지는 가변적인, 곧 사라질 이미지입니다. 때문에 그림자는 반영하는 대상의 실재를 온전히 드러낼 수 없지요. 그럼에도 그림자가 탑의 완성의 증거라 믿고 기다리다 끝내 그림자가 보이지 않자 목숨을 끊은 석공 아사달의 아내 아사녀의 이야기처럼, 우리는 반영된 이미지, 우리의 시선이 투영되어 드러난 세계를 온전한 실재라 믿어버리곤 합니다. 레안드로 에를리치는 이야기 속의 반영 이미지를 실제 물리적 공간으로 만들어냄으로써, 이러한 우리의 불완전한 인식의 투영을 역설적으로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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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잃어버린 정원

건물의 중정을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거울을 이용해 실제와 다른 확장된 공간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보이는 것과 실제 존재하는 것에 대한 혼란을 느끼게 합니다. 창문을 통해 안을 들여다본 관람객은 맞은 편의 창문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며 깜짝 놀라게 됩니다. 창 너머 사각형으로 보이는 공간은 실은 두 장의 거울이 90도로 만나 만들어진 환영의 공간으로, 실제 존재하는 공간은 눈으로 보이는 공간의 1/4에 불과한 면적입니다. 작품을 정면이 아닌 측면에서 살펴보면, 삼각형의 구조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죠. 작품 자체는 공간으로 존재하지만, 이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감상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른 관람객과의 상호작용입니다. 창문을 통해 내가 보는 것은 나뿐만이 아니라 나를 바라보는 타인도 함께 보게 되고, 타자와 나 사이의 시선이 교차합니다. 작가는 이처럼 거울이 갖고 있는 단순한 시각적 원리를 활용해 관람객으로 하여금 익숙하게 여겨온 시각적 인식 방식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하는 동시에 나타남과 사라짐이라는 역설적 상황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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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탈의실

엘리베이터 미로와 같은 원리로 구성된 이 작품은, 우리가 백화점 등에서 흔히 접하는 피팅룸, 혹은 탈의실 구조를 연결해 미로와 같은 공간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기존의 상업적인 시설에서 옷을 갈아입는 공간으로 기능하던 탈의실이 이 작품에서는 기존의 맥락과 기능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간으로 존재하게 됩니다. 이 작품에서 관람객은 어느 것이 거울이고 어느 것이 뚫린 공간인지 헷갈리며 시각적 혼란을 경험하게 됩니다. 나의 모습이 거울에 반사될 것이라 생각한 곳에서 예기치 못한 타자와 마주치게 되고, 어느 지점에서는 실제 거울을 통해 무한히 반복되는 자신의 이미지를 만나게 됩니다. 무엇을 만나게 될지 예상하지 못하는 이 작품에서 관람객은 서로 서로 관람방식과 태도에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마치 거울 속으로 들어가는 거울 나라의 앨리스처럼, 프레임을 넘어가며 이동할 때마다 관람객은 결정을 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있다면 방향을 틀어 다른 곳으로 이동할지, 아니면 상대가 방향을 틀길 기다릴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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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더뷰

<더뷰>는 레안드로 에를리치의 작품 가운데 최초의 비디오 작품으로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중산층의 다양한 일상, 습관 등을 15개의 화면으로 보여줍니다. 마치 소리가 꺼진 TV 화면처럼 영상만 돌아가는 이 작품에서 관람객은 설치된 블라인드의 틈을 통해 자신의 집에서 다른 집들을 훔쳐보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광경은 히치콕의 영화 <이창(Rear Window)>를 떠올리게 합니다. 타인은 나를 보지 못하지만 나는 타인을 본다는 점에서 관음적인 요소가 있기도 하지만,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은 작가의 작품에서 일관된 요소로 작용하는 ‘타인을 바라본다’라는 점입니다. 작가에 따르면,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밤 풍경에서 사람들이 생활하는 집의 ‘창문’은 마치 TV화면처럼 우리의 공통된 이야기를 보여주는 작은 빛의 상자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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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엘리베이터 미로

엘리베이터 미로는 엘리베이터 구조 4개를 붙여서 만든 설치 작품으로, 우리가 실제 보는 것과 관습적으로 보는 방식 사이의 긴장감을 재치 있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작가는 거울이 있어야 할 곳에 거울을 없앰으로써 색다른 경험을 제공합니다. 관람객은 거울일 것이라 생각한 면에서 기대하던 자신의 모습 대신 뚫려있는 공간, 혹은 다른 사람을 마주하게 되고, 일상에서 매일 접하는 엘리베이터라는 익숙한 공간에서 예상치 못한 낯선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익숙한 공간에서 느끼는 묘한 낯섦, 언캐니 라고도 부르는 이런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은 레안드로 에를리치의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요소입니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엘리베이터에서 우리는 아무도 아니고, 어디도 아니며, 누구도 될 수 있고 어디든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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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자동차 극장

<자동차 극장>은 레안드로 에를리치가 2018년 아트 바젤 마이애미에서 선보인 소형 모래 자동차 작업 <중요함의 순서>를 실제 사이즈로 변형해 선보이는 신작입니다.  작가는 모래가 매우 시적인 재료로 인간이 처음 태어나서 무언가를 만드는 원초적인 행동이 모래장난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그것이 현대사회를 대표하는 기술집약적인 사물인 자동차라는 형태를 갖는 것이 역설적으로 재미있는 점이라고 덧붙입니다. 동시에 모래라는 재료를 통해 생성과 소멸이 별개가 아님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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