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SeMA
✍️ SeMA Green _ 날개.파티 | 길 위의 멋짓
2017
Client 서울시립미술관 SeMA
Project ✍️ SeMA Green _ 날개.파티 | 길 위의 멋짓

서울시립미술관
세마 그린 _ 날개.파티
2017.3.14-5.14

Seoul Museum of Art
SeMa Green _ Nalgae.PaTI
2017.3.14-5.14

작업 소개

SeMA 삼색전(三色展)의 한 갈래인 SeMA Green의 〈날개. 파티〉 기획전에서 다큐멘터리, 전시 영상 및 티져를 기획, 제작하였다.

<길 위의 멋짓>, 영상, 30분, 2017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 ‘홀려라’, 그리고 ‘도리불언 하자성혜(挑李不言 下自成蹊)’, 세 가지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 다큐멘터리로, 안상수의 예술 정신과 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영상물입니다. 안상수는 예순을 앞둔 어느 날 재직 중이던 홍익대학교를 사퇴하고 돌연 디자인학교를 설립하기로 합니다. 백 척짜리 장대 위에서 한 발짝을 내딛는 기분으로 PaTI라는 새로운 학교를 ‘디자인’해가면서 스스로 묻고 고민하고 대답해온 화두가 이번 영상에 진솔하게 담겨 있습니다. 감독은 작가의 심상을 따라 자연에서 무늬를 찾아 영상의 배경이자 기호가 되는 무빙 이미지를 교차 편집합니다.

특별출연: 이동국, 예술의 전당 서예미술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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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

감독: 이미지
촬영감독: 김상일 KEZR
현장 조감독: 정한나
B카메라: 엄준호
촬영보조: 곽재민
타임랩스: 박수환
편집: 이미지
그래픽 디자인: 양희재
그래픽 디자인 보조: 홍지선, 윤혜선, 신준석
음악: 정진화

Director: 57STUDIO
Cinematography: Kim Sang il KEZR
Assistant Director: Jung Hanna
B camera: Um Jun-ho
Camera Assistant : Kwak Jae Min
Time-lapse Work: Swan Park
Edit: MeeJee Lee
Graphic Designer: Heejae Yang
Assistant Designer: Hong JiSun, Hyesun Yoon, Shin JunSeok
Music: Jinhwa Jeong

프로젝트 내용

SeMA 삼색전(三色展)은 한국 미술계의 여러 모습과 자취를 세대별로 조명하는 격년제 기획전입니다. 그중에서 SeMA Green은 원로 작가의 업적과 자취를 반추하고 한국 미술의 현주소와 미래를 가늠해보는 전시이다. <날개.파티>라는 제목은 디자이너 안상수의 호와 PaTI 교장을 뜻하는 이름씨 ‘날개’와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의 줄임 이름인 ‘파티’의 협업 프로젝트를 나타낸다.

전시의 첫 번째 부분인 ‘날개’에서는 활동 초기의 ‘안상수체’부터 시작해서 근래의 <도자기 타일>과 <문자도>까지 작품들을 차례로 경험하고, 각종 문자도 파일을 디지털 영상으로 재 작업해, 오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멀티미디어 문자를 선보인다. 그간 안상수는 글꼴 디자인, 타이포그라피, 편집 디자인, 로고 타입 디자인, 포스터 제작, 벽면 드로잉과 설치 작업, 문자 퍼포먼스, 문자도, 캔버스 문자도, 실크스크린, 도자기 타일 등 다양한 형식 실험으로 ‘한글’을 작업해왔다. 그의 작품 세계는 ‘문자’에 내재한 여러 시각 요소를 결합하고 반응시켜 우리의 문자 지각을 공감각적으로 확장해준다. 여기에서 우리는 그의 작품 속에서 언어의 상징 의미와 조형 체계가 분리되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안상수의 작품 세계 근간에 ‘한글’이 있다면 PaTI는 ‘문자’와 ‘한글의 창조적 정신’을 중심에 둔, 가장 우리다운 교육을 찾아 실험하고 실천하는 디자인 공동체이자 교육 협동조합이다.

전시의 두 번째 부분인 ‘파티’에는 PaTI가 2012년 2명의 학생과 함께 시작한 예비학교를 거쳐 올해 14명의 첫 졸업생을 배출하기까지 축적해온 종합적인 성과와 기록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꾸려진다. 이와 함께 미술관 내에 워크숍과 프로그램을 위한 임시 ‘교실’이 마련된다. 전시 공간에서 여러 기록물과 프로그램을 통해 작동하는 ‘현재의 이야기’들은 학교라는 사회, 디자인 작업물의 경제적 순환, 유기적으로 연결된 총체적 교육의 중요성 등 PaTI를 관통하는 주요 주제를 담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현대사회에서 재고해야 할 교육의 방향성과 공동체적 삶에 복무하는 디자인의 미래상을 논의하는 뜻깊은 계기가 될 것이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두려웠죠. 우리나라 사람은 60이라고 하는, 예순이라고 하는 것도 하나의… 하나의 마디이고. 대개 그 정도 나이가 되면 삶을 되돌아보고… 지금부터 이제 삶을… 가을에서 겨울로… 하여튼, 철로 보면… 그런 거잖아요. 이제 거두는 거예요. 자연히 뒤를 돌아보는 것이고… 앞으로 어떻게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죠. 쭈뼛거리게 되고… 불안하고… 자기가 정말 그거를 할 때, 그 막연한 불안감… 가만히 있으면 그냥 가는 거예요. 관성에 의해서. 그 관성이라는 것도 상당히… 많은 부분 보장된 것이고. 그런데 사실 사람은 그렇게만 살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누구나 사람한테는 진짜 하고 싶은 게 있어요. 누구나 그런 이야기를 한다고요.

I was afraid. For Koreans, being 60 years old is like counting another chapter of one’s life. People look back on their lives when they reach that age. And a life shifts like seasonal changes from autumn to winter, like that. It is the time for harvest. Naturally start looking back of your life… and get a strong intention on how to complete the life. We often hesitate and become anxious When we do something, there is vague anxiety If we do nothing, it just goes like life inertia. This feeling of inertia is about some kind of security. But we cannot live just like that. I mean, every person has something that they really want to do. Everyone tells so.

나이가 들어서 뭐를 도모한다는 거는… 굉장히 위험부담이 큰 거니까. 저한테 자꾸 다짐하는 거죠. 저한테 일종의 세뇌를 한다거나, 저한테 자꾸 반복해서… 저를… 사실 저만 확실하면 남을 설득하는 거는 뭐, 가족도 설득해야 하지만… 제가 설득당해야 제가 가족도 설득하는 거잖아요. 백척간두라는 말이…, 백 척짜리 장대 위에서 그 한 발짝을 내디딘다. 그때 제가 있었던 그 자리는… 글쎄 그 이상 뭘 더 가겠어요. 제가 공부했던 모교에서, 저는 그것(교수직)이 최고의 영예라 생각했고, 그 이상 제가 원한다는 거 자체가 과분한 거고. 과욕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거기에서 이제… 한 발짝을 내디디는 거는, 더 갈 데가 없는 거야, 사실은… 그러니까, 그런 기분?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교수직을) 그만뒀던 것이, 저한테는 정말 약이 된 거예요. 그때 그걸 안 했으면 지금… 저는… 엄청나게 후회하고 있을 거야. 만약 그걸 못했다면… 그걸 그때… 그걸 그만둔 게 저로서는, 정말 다행스러운 거예요.

The older you get, the more risks you take. So I reaffirm myself again and again. I try to brainwash myself, or keep repeating something to move myself. Once I convince myself, it’s easy to convince others including my family… But I must convince myself before convincing others. Baek Cheok Gan Du (百尺竿頭) literally means, making one step forward on a 100 feet long bamboo rod. From the place I used to be… Well, where should I go further or higher? Teaching at the university where I used to be, it was such an honor, and it was too much greed if I wanted something more… Making another step forward from there means that heading ahead for nowhere. Do you understand this feeling? Now I realize it was a good decision to step down from the professor position. If I didn’t, I would’ve been still in regret. If I didn’t… If I didn’t… I was fortunate to make that decision.

세종.

세종 임금은… 그분도 젊은 시절을 살았을 것이고… 같은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유난히 창의적인 생각으로 꽉 차 있던 분인 것 같아요. 그분이… 글자를… 디자인한다는 거는… 글자를 우리가 창제했다는 말을 쓰긴 하는데… 실제로 가만히 따지고 보면 디자인해낸 거예요. 그러니까, 글자가 없었던 건 아니잖아요? 그 디자인이 보통 디자인이 아니라, 이건 유례가 없는 디자인이기 때문에, 저는 이걸 큰 디자인이라고 그래요. 점점 가면 갈수록 힘을 얻는… 한겨레의 문화를 만들어낸 거고… 한겨레를 살려낸 거예요. 그리고 온 세상에서 가장 합리적인 글자의 극치를 만들어낸 거죠. 그 디자인은 그 당시로 친다면… 지금 봐도 가장 현대적인 꼴을… 한자라고 하는 그런 어마어마한 숲에서 전혀 다른 형태를… 창조해낸 거잖아요?

제가 늘 하는 작업은 한글인데, 한글이 가서 붙으면, 이상한 화학 반응이 일어나요. 거기서… 그래서, 그 두 개의 아주 다른, 이게 어떻게 보면 이질적인 형태가 만나면서, 형태 자체가 홀려요. 한글의 힘이 작용하는 거야… 거기에. 저도 사실은 그런 글자에 홀린 상태잖아요. 그냥 모든 게 보면 글자만 보이잖아요. 뭐… 채플린의 <모던타임즈>에서… 나사만 보면 막 돌리잖아요? 그런 것처럼, 저는… 그렇게 자꾸… 글자에 홀려서… 모든 게 다 글자로 보이는 거예요.

King Sejong.

King Sejong is… Once had his youth… just like us. I think he was an extraordinary person full of creativity. He designed letters… Even though we literally say that he created Hangul, but he actually designed it. Technically, letters existed before then. I call it Great Design because it is unusual. It was unprecedented. As time goes by, it becomes more powerful. Not only did he create our culture, but he saved the whole nation. He invented the most ideal and rational letters in the world. It was and still is the most modern typeface… He created totally different shapes from the vast forest of Chinese letters

My work is all about Hangul. When Hangul is attached, some strange chemical reaction occurs. When two disparate shapes encounter the form itself becomes immersed. because of the energy of Hangul. Myself is actually immersed to letters. I see letters all around. In Charlie Chaplin’s Modern Times, he tightens all the screws he sees. Like him, I’m… immersed with letters again and again…
Everything I see becomes letters in my eyes.

이동국 (예술의전당 서예미술관 부장)

한글 창제라고 하는 것은, 그 당시 15세기까지만 하더라도, 한자라고 하는, 외길이었는데, 한글이 만들어지면서 두 길이 만들어진 거죠? 그렇지만 한글이라고 하는 길은 단순하게… 단순하게 한자를 대신한 것이 아니라… 우리말과 바로 일치하는 글의 길이 열렸다고 하는 측면에서, 그 이전의 어떤 문자 체계하고도 다른, 혁명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한자하고 관계없이 하늘에서 떨어지듯, 땅에서 솟아나듯 한글을 만든 것이 아니라, 그 당시 모든 문자 문명… 그 결과물들을 다 종합해서… 완벽하게 그 원리들을 한글에 적용한 것… 천지인 삼재… 자음과 모음… 다 상형문자이잖아요. 하늘이 둥글고 땅이 평평하고 사람이 서 있는… 그것을 ㅏ ㅓ ㅣ 모음을 만들었고, 또 발음하는 발음 기관의 구조, 모양, 형태를 보고 ‘ㄱ, ㅁ, ㅇ, ㅅ, ㄴ’ 하는 자음을 만들었다. 결국, 한글이라고 하는 것은, 소리 언어… 또, 몸 언어, 상형문자죠? 몸 언어… 그림 언어… 이것들이 총집결된 것이 한글이다. 그래서 한글은 이미, 만들어질 때부터 완성된 문자다.

인간이 만든 모든 문자는 진화 과정이 있잖아요? 한글은, 유일하게 만든 사람을 알고… 인류, 그 문자 문화 문명들… 그 결정체들을… 우리말에 맞도록 만들어낸 것이다. 그것은 세종대왕이 15세기 당시, 동아시아, 나아가 세계에서 전개했던 모든 문자 문화 문명의 원리들을 총 집결시킨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죠. 음악이든, 건축이든, 회화든, 조각이든… 미의 근본 요소들이 있잖아요. 길고 짧다, 크고 작다… 고저, 장단, 태세, 굵고 가늘다… 이런 모든 기본 조형 요소들이… 가장 이상적으로 질서가 잡힌 상태… 그 전형이 만들어진 거잖아요. 한글은 그런 것이죠. 한글 조형의 힘이 저는 바로 거기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한글은 가장 인위적인 글자거든요. 인류가 만들어낸 글자 중에서. 의도적으로 디자인 된 글자예요. 그러기 때문에 한글 자체를 보면, 그 자체로도 디자인인 거죠. 거기에다가 형태… 아니면 어떤 도상을 대입시키면… 그냥 한글화가 되는 거예요.

Lee Dong-guk (Head of Caligraphy Art, Seoul Arts Center)

Until the 15th century, Chinese letters dominated us before Hangul was created. We could obtain two paths (choices) with creation of Hangul. However, Hangul wasn’t simply a substitution for Chinese letters. Hangul made it possible to correspond the sound of our language to writing. It was different from any letter system in the world. It is a revolutionary change. Hangul didn’t fall from the sky. It wasn’t just appeared in the world. All the great letter culture and all the results of the time were combined… And all the principles were applied to Hangul. All the elements of Haven, Earth, and Man and the Three Disasters… consonants and vowels are all hieroglyphics. Based on the shape of round Heaven and a man standing on a flat land… the vowels ‘ㅏ[a], ㅓ[ə], ㅣ[j]’ were born. From the structure and shape of the vocal organs, the consonants ‘ㄱ[g], ㅁ[m], ㅇ[o], ㅅ[s], ㄴ[n]’ were created. Therefore, Hangul is a phonetic language, so, called a language of body, or hieroglyphic letters. Hangul is the letters that is composed of a language of body and pictogram. It makes Hangul is a perfected letter system since its birth

Every language has its own evolutionary process. Except Hangul. We know who created it. All the fruits of mankind, the cultures and civilizations of letters were tailored to Hangul. It is a great output of King Sejong who had assembled all the great principles of letter culture and civilization from other countries of the world in the 15th century. There are fundamental elements of beauty, like music, architecture, painting and sculpture. There are basic forms like long and short, big and small, high and low, thick and thin. And there is the state of most idealistic order. Its prototype was established as Hangul. I believe the power of Hangul is laid in there… It is the most artificial letters amongst all the letters in the world history. It was designed with intention. Therefore, Hangul itself is a work of design. When you integrate any form or any iconic image It perfectly becomes a work of Hangul.

세종이 디자이너라는 생각을 처음에는 못했죠. 그냥 훌륭한 성군이구나. 이렇게 큰 임금님이셨구나. 이런 식으로 교육을 받았으니까… 어느 순간, 아! 그분은 내가 모셔야 할 이 땅에 가장 큰 디자이너였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에 들어오는 거예요. 사실은, 그 순간이, 안체를 만들었던 순간하고 거의 비슷한 시기예요. 제 디자이너의 삶 속에서 안상수체는, 굉장히 중요한 분기점이 되거든요. 우리가 예술의 역사, 작품으로 놓고 보면… 그런 전형은, 필시 또, 깨게 돼 있어요. 무수히 깨고 가다 보면 다시 전형이 만들어지는… 안상수 작가가 만든… 안상수체라는 것도… 그니까 탈 네모꼴인데… 그 네모라고 하는 어떤 전형을 깨버린 거죠. 그게 어찌 되었든 우리 시대인데, 그럼 우리 시대에, 그냥 장난으로, 재미로 깬 거냐. 아니라는 거죠. 이 시대, 사회의 어떤 집단적인 자의식들이, 투영되고 반영돼서 나온 거라는 거죠. 깨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시대가 된 거예요. 이 시대 자체가…

Who would consider King Sejong as a designer? He is known for a sage and great king. We were all educated like this… But all of sudden, it hit my head and I realized that he was the greatest designer whom I should pay respect for… It was the moment. In fact, it was just about the time when I created ahn font. In my life as a designer, creating ahn sang-soo font became a turning point. When you take a look at the history of art… conventions were always broken to take a new concept. As keep breaking a convention, it leads to another convention. The ahn sang-soo font created by the designer Ahn Sang-soo is is a de-squared typeface. It is a breakaway of a convention of square typeface. It happened in our time, in our era, and was it a mere fun to break the convention? No. It was the result of a collective self-awareness that was reflected and projected from our time and society. We have encountered the time that no one can avoid breaking the convention…

우리의 서(書)는, 동아시아의 서(書)는 서화 미술, 그 시서화… 서화동원… 이런 얘기를 하듯이. 늘 서(書)가 모든 예술 장르의 중심에 있었고, 제일 앞장 서 있었고, 문자라는 하는 것 자체가… 문자를 소재로 다루는 서(書) 자체가… 문자의 조형만이 아니라 내용까지… 내용과 조형의 하나가 서(書)잖아요. 조형만 한다고 서(書)가 아니고, 내용만 한다고 서(書)가 아니죠. 내용만 하면 시로 가버리고, 조형만 하면 미술로 가는 거죠. 시각예술로. 서(書)는 시, 시화, 미술, 그림 이게 하나… 하나가 서(書)입니다. 그걸 정확하게 인식해야 되는데… 우리는 20세기 일제강점기 때… 서(書)는 미술이 아니다. 그래서 예술도 아니다.

Korean calligraphy, East Asian calligraphy of course, is arts of writing and painting, because the root of writing and painting is the same. As we said, caligraphy always had been in the center of all arts in East Asia, and letters have always lead… Calligraphy deals with letters as its object… Not just about formativeness, but calligraphy is about the unity of text and meaning. When it’s only about text, it becomes poetry. When it’s only about formativeness, it becomes visual art. Calligraphy is the unity of poetry, writing, painting and visual art. We must understand it clearly…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era of the 20th century, calligraphy was not recognized as a form of art.

그래서 전통 서화가 미술로 분리되면서, 서(書)는 아예 정규 교과서에서 낙오되어, 제외돼버렸고, 동양화라고 하면서… 그냥 서양화에 비하면… 조금 분류가 돼서… 제도교육에서 공부가 된 거고… 서(書)는 아예 제도 교육에서 없어져버렸죠. 디자인이라는 것이 외국에서 수입된 거잖아요. 그리고 모든 것이… 이를테면, 뉴욕이나 런던이나 베를린이나 파리나 밀라노나 이런 데가… 디자인의 중심지고… 우리는… 우리는 일본을 통해서 아니면 다른 나라를 통해서 들어온… 저 시골의 한 변두리의… 디자인 공부를 거기서 하고, 거기서 활동하는… 그래서 공부를 하려면 유학을 가야 되는 것이고… 이런 자격지심 같은 게 저한테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세종이 저를 구해준 거예요. 여기가 이 땅이, 원래 큰 디자인의 전통이 있었던 땅이었던 거예요. 내가 살고 있던 땅이… 변방이 아니라.

So traditional calligraphy was categorized as arts. And caligraphy was removed from the regular course of education. It was rather classified as part of oriental paintings in comparison with the Western painting. And calligraphy was forgotten from the institutional education. Design was imported from abroad, and everything is like… For example, we think that cities like New York, London, Berlin, Paris and Milano are the center of design. But for us, design is imported from Japan and through other countries. Korea is like a periphery… so we study and work there… We often think that we have to go abroad to study design. I had this kind of inferiority complex. Until I met King Sejong, and he saved me. On this land, there existed this great history of design. The land I was born and raised, is not a periphery.

이상

우리나라 문화예술계 사람들이라면, 모든 사람이 이상에 대한 막연한… 동경 같은 것도 있구요. 늘 새로운 것 같아요. 그분의 시가 시대를 초월하는 듯한 느낌? 이상의 시를 보면, 띄어쓰기를 안 해서, 빼곡하게 들어차 있어서… 시각적으로 벽 같은 게 느껴지는 듯한 느낌도 들구요. 그런데 이상은 활자라는 거를… 아예 시를 쓸 때부터 인식했던 사람이라고 저는 느꼈거든요. 원고를 보면, 활자에서 쓰는 약물 같은 것도 그냥 박혀 있구요… 그냥 그걸 그렸어요. 이분이. 실제로 이분은 건축을 공부했고, 또 글씨를 써요. 그래서 『조선과 건축』이라고 하는 잡지에… 제호 활자를 응모해서, 거기 상을 받고… 표지 디자인도 하구요, 자기가 쓴 소설의 삽화도 그리고… 실제로 친구 책을 디자인해주기도 하고… 그러니까 디자이너예요. 이분도.

이분을 보는 관점이 여러 개가 있는데, 건축가는 건축가로 봐요. 시인들은 시인으로 보고… 또 어떤 사람들은 어떻게 보고 하는데… 제 눈에는 이분이 타이포그라퍼로 보이는 거예요. 활자로 유희를 하는 거예요. 이분이. 그리고 실제로 활자 얘기를 굉장히 많이 하구요. 거울 얘기를 많이 해요. 그러니까, 그 역도 됐다는… 활자는 다 거꾸로 박혀 있거든요, 찍히면 바로 나오는 거잖아요? 이분은 거꾸로 된 것. 거울과 활자… 이런 걸 통해서… 실제로 활자를 굉장히 인식하면서 시를 써요. 그런 눈으로 보면, 그분이 표현한 굉장히 난해하게 느껴지는 그런 도상들이, 실제로는 타이포그라피적인 유희예요. 세종 임금이 글씨, 글자를, 한글이라는 것을 디자인했다면, 이 분은 글자를 가지고 정말 유희하는 거예요. 노는 거예요. 시인의 그런 천부적인 감각으로 글자 놀이를 하는 거죠. 글자 놀이라는 관점으로 그분의 시를 보면… 더 재밌게 들어와요. 극단적인 실험 같은 것도, 아, 이게 활자 놀이구나. 그 활자 놀이의 관점에서 보면 이상의 시가 굉장히 즐겁게 보이기도 하구요.

Yi Sang

For the people working in art and culture in Korea, we consider Yi Sang with adoration. There is an elusive admiration on him. His works don’t get old, like transcending time and space. When you look at his poetry, the words are crammed together without spacing… It’s like looking at visual walls. It seems like he was aware of type-ness from the beginning of writing a poem. When you look at his writings on paper, the traces of type chemical are embedded in. He just drew them on it. This man studied architecture, and he was also a calligrapher. There was a magazine called Joseon and Architecture… He applied for the designing title typography and was awarded. He designed the cover of the magazine, too. He drew illustrations for his own novel and designed his friend’s book… He was a designer, for sure.

There are many perspectives exist to understand him. Architects see him as an architect. Poets see him as a poet… Everyone has a different view. I see him as a typographer. He played with types. He actually mentioned about it many times. He talked about mirrors for many times, about the reflected image. Types are always reversed, but it turns back right when it’s printed. Through those reversed images by using types, he writes poems with full awareness of type-ness. From this perspective, the extremely abstruse image of his works are actually typographical Spieltrieb. King Sejong designed Hangul letters, and Yi Sang actually played with letters. He enjoys the letter play with his gifted talent as a poet. When we see his poetry in a perspective of letter play, it is even more fun. Those extreme experiments are all about playing. In the perspective of letter play, Yi Sang’s poetry is very enjoyable.

저는 그분을 생각했어요… 우리나라 현대 타이포그라피의… 개척자? 이상은, 저보다 먼저 살았으니까. 저보다 선배죠. 그렇지만 동시에 살았으면, 저는 친구가 되지 않았을까? 그런 상상도 했구요. 아마 이상이 이 시대에 저하고 비슷한 시대에 살았으면 분명히 홍대 앞에서 살았을 거예요. 홍대 앞에서 놀았을 거야.

언어는 별이었다.

『현대문학』에서 저한테 청탁을 했어요. 시각적인 재료를… 이렇게 보내주는 작업이었는데… 나에게 시를 청탁하는구나… 생각하고… 사실 한글의 ㅇ이라는 것은 하늘을 상형화한 거거든요. 저는 ㅇ라고 하는 것이 하늘이나 별을 상징한다고 여겼고… 문자가 발명되고 나서 이게 사람이, 문명화되기 시작해요. 역사가 쓰여지고… 사실 문자 발명 이후에… 문자가 쓰기 시작한 이후에… 갑자기 문명화되는 거죠. 사실은 문자가 하는 거는… 우주의 비밀을 푸는 열쇠라고 할까? 그런 거예요… 문자로 모든 비밀을 풀어내고… 그걸 전수시키고 학습시키고… 확장시키는… 인간의 영역을… 그러니까 문자가 할 수 있는 건 뭔가 하면은… 이름을 붙이는 일이거든요. 이것은 카메라고, 이거는 책상이고, 저거는 금성이고, 저거는 수성이고, 저거는… 카시오페이아자리이고…

I thought of him… as the pioneer of modern typhography of Korea. Yi Sang lived before me, and he is my mentor. But if we lived in the same time, we would have been friends. I imagine it. If he lived in this time with me, he would have lived in Hongdae community. I’m sure he would.

Language was a star.

Contemporary Literature magazine asked me for an assay. They requested it with visual materials… And I thought they wanted a poem… ㅇ in Hangul is hieroglyphic image of the sky. I considered ㅇ represents the sky or stars… After invention of letters, human civilization begins. History is written after the invention of letters… After letters are used… civilization is started. The letters for me is like the key to open the secrets of the universe. It decodes all secrets of the universe… It is inherited to next generations, by teaching them. It expands the area of human beings… Letters name things. This is a camera, this is a desk, that’s Venus, that’s Mercury and that’s Cassiopeia…

이런 식으로 이름을 붙이기 시작하면… 이름을 붙이기 전에는요, 하늘에 그 수많은 별이 있어도 그 별의 이름을 모를 때는, 그냥 하늘에 있는 거예요. 그런데 저희들이 이름을 딱 붙인다구요. 이름을 붙이는 순간. 그게 인간의 소유가 되는 거잖아요. 지적 소유물이. 새로운 형태가 결합될 때, 한글로 변하는 걸 보면서, 저도, 어떨 때는 놀랄 때가 많아요. 그런데 이제, 그런 걸 할 때는 사실은 굉장히 유희적으로 하는 거죠, 무슨 의도를 가지고 하는 게 아니라. 유희적으로 하다 보면, 결과적으론… 아! 이게 한글의 힘이구나. 이런 생각이 들죠.

Once giving names to things… Before naming them, they a bunch of nameless shiny things in the sky. When a name is given to them, they belong to human, as an intellectual possession. From time to time, when a form is combined and turned into Hangul, I am amazed. I simply play with them without specific intention. When I just follow Spieltrieb in me, the result just comes out. This is the power of Hangul! That’s what I think.

도리불언 하자성혜(桃李不言 下自成蹊)

파티는 한마디로 얘기해서, 디자인 프로젝트인 거예요.
학교를 디자인하는 사업이에요.

-> 학교+디자인

학교를 디자인하는 거예요. 학교를 디자인해야 새로운 게 태어나지… 학교를 설립하면, 시스템 하나를 카피하는 거야. 그게 저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디자이너들이 학교를 디자인해야 하고… 그 학교는, 학교가 가지는 교육은, 그 자체로 디자인이어야 되는 거죠. 예술 교육은 그 자체로 예술이 되어야 하는… 그런 명제가 있잖아요. 디자인학교의 교육은 그 자체로 디자인이어야 되는데, 사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에요. 그러니까 겹겹이 무에 쌓여 있는 거예요. 그래서 모든 것을 의심할 수밖에 없고, 거기에 대해 많은 토론을 거쳐야 되고… 제가 잘할 수 있는 게 두 가지잖아요… 여태까지 제 삶에서 한 20년은 학교에 있었구요… 한 20년은 현장디자이너로 있었잖아요? 디자인하고 교육에 대한 것이 제가 철나고 해본 두 가지 큰일이에요. 우리 역사를 보면, 학교를 수입한 거예요. 학교라는 시스템을 바깥에서 수입해서 그 시스템을 가는 거죠.

A man of virtue is steadily followed by many admirers

Simply speaking, PaTI is a design project.
It’s a business for designing school.

School + Design

It’s a way to design a school. School has to be designed to be born something new… When we establish a school, it is just a way of imitating a system. I think it is the most important point. I think designers have to design schools… The school and its education has to become a design itself. Just like an art education should be an art practice itself. Design education should be a design itself, but we cannot escape from the reality. The reality is surrounded by multiple layers of meaningless things. So, everything is doubted and has to go through many debates. I’m good at two things. I have been teaching at univesity for 20 years, and working in design industry for about 20 years before then. Design and education are two kinds of working I’ve done properly in my adult life. In our history, the school system is also imported. With imported education system, we’ve been continuously using it.

그런데 학교를 새로 만든다…, 그거는, 그 시스템을 이식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학교를 디자인해 나간다는 생각을 하면… 사실은 모든 걸 의심할 수밖에 없어요. 다 처음 하니까… 그 처음에 대해서 의심을 해가는 거예요. 이게 과연 이렇게 해야 되는 건지… 다른 데에선 해왔지만, 우린 정말 그걸 따라 해야 되는 건지… 새롭게 해야 되는 건지…

학교+디자인+사업

사업이라는 원래 뜻은요… 돈 버는 비즈니스가 아니라, 하늘이 해야 될 일을 사람이 대신하는 게 사업인 거예요. 주역에 나오는 말이에요. 사업이라는 말은, 저는 아주 무겁고 귀중한 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Making a new school is not about implement existing system. Thinking about designing a new school, I have to doubt everything because it’s my first time. It is the doubt about the start. I have to be uncertain when making choices. Although every other places tried it, we have to doubt if we should do it the same way.

School + Design + Business

Business means… It is not about making money, but about the works that has to be done by the heaven. The work is given to men, it is written in I Ching. I think that business is very heavy and precious word.

사업을 사업답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저한테는 이게 디자인 사업인 거예요. 디자인 일이고… 사람이 일로 존재하는 거잖아요… 결정을 할 때, 두 가지를 가지고 그, 계속 결정을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어떻게 살아남느냐. 현실적인 문제죠. 살아남아야지 역사가 되든 말든 할 거 아니겠어요? 그러고 살아남아서 역사가 되려면, 지금 어떤 결정들을 해가야 되느냐… 이 두 가지가… 이 파티를 계속하는… 그런 두 가지의 생각을 가지고… 이렇게 다져가는 거죠…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다면, 이것은 새로 나무를 심는 거잖아요. 물론 이미 있는 나무의 변종이죠. 그걸 무시할 순 없어요. 나무도 보면 감나무 같은 거는 처음에 고욤나무를 심어가지고… 고욤나무에다가 감나무를 접붙이거든요? 고욤나무라는 것이… 뿌리를 내리고… 아주 튼튼하게 자라니까. 나중에 그걸 잘라버리고, 접을 붙여서… 감나무가 되는 거예요.

I think it is important to do business properly… What I’m doing is a design business. It is a work of design… and I believe that a work decides our existence. When we make a decision between two, we go through evaluation. Survival is a realistic issue. We first have to survive, then it’s about to be a history or not. To be a history after surviving, what kinds of choices should we make? These two thing are… about continuing PaTI… With these two ideas, I keep affirming myself. If we can do it with our own hands, it is like planting a tree. Of course, this tree is a variant. I can’t ignore that. When you a plant persimmon tree, you start with a date-plum tree… And you graft the date-plum tree on the persimmon tree because the date-plum tree strongly root down in earth and grow stronger. Later you cut the branches off and grafted. Then it becomes a persimmon tree.

비유컨대, 하여튼, 고욤나무가 될지 모르겠어요. 더 크게 자라야 될 거잖아요. 규모가 커진다는 게 아니라. 정말 생각이… 생각이 커져야 되잖아요. 그런 시기는 반드시 올 거구요. 그 시기를 잘 마련하는 게 저의 임무라고 생각이 들어요. 저는 디자이너로서, 제가 살아왔던 디자이너로서, 디자인을 하고 있는 거예요. 대상이 바뀐 거예요. 대상이… 저한테는 가장 의미가 있는 대상으로 바뀌었을 뿐이죠. 그게 학교로… 도리불언 하자성혜(桃李不言 下自成蹊)라는… 복숭아꽃, 오얏꽃은 꽃이 아름답더라도 말이 없다. 그런데 그 아래는 사람들이 저절로 모여서 저절로 길이 난다. 도리불언이라고 하는 사자성어를 좋아하는데… 파티가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파티는 말이 없는 거예요… 말이 없는데… 그 향기가 퍼져서… 그 아래 사람들이 좋은 사람들이 저절로 모여서… 저절로 길이 나는 거예요. 아까 얘기했듯이, 역사에 길이 나는 거죠. 그게 저, 도리불언이라는 말이에요.

This is a metaphor but I don’t know whether it grows into a date-plum tree. It has to grow bigger. I’m not talking about the size, but the idea has to grow bigger. I hope this will happen someday. And it’s my responsibility to make it happen. As a designer, I am still working on design, but the subject has been changed. It has changed to the most meaningful one for me now. It is designing a school. There is an old saying that
“Peaches and plums do not have to talk about the beauty by themselves. A path underneath them is naturally made by the gatherings of people to see the flowers.” It is my favorite phrase. I hope that PaTI becomes like that. PaTI doesn’t have to talk, but it inspires others just like the scent of flower attract them. I hope good people gather here, and make a new path together. As I said, a road will be paved leading to the history. This is what it really mea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