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MMCA
✍️ 이승조 _ 도열하는 기둥 | 2020SEOUL
2020
Client 국립현대미술관 MMCA
Project ✍️ 이승조 _ 도열하는 기둥 | 2020SEOUL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이승조_도열하는 기둥
학예연구사 | 이단지
2020.06.18 – 10.4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Gwacheon)
Lee Seungjio _ Advancing Columns
Curator | Lee Danji
Advancing Colums_Lee Seungjio
2020.06.18 – 10.4

작업 소개

전쟁을 뼈저리게 경험한 이승조 작가의 초년의 작품부터, 파이프의 형상이 사라져가는 말년까지의 일생이 주변인들의 나레이션과 사진자료로 나열된다. ‘핵’이라는 하나의 세계가 조형적으로 이루어져 이승조 작가의 철저함, 정확함, 속도감, 긴장감, 반복이 드러나는 옵아트. 잔잔한 파동감이 느껴지는 파이프(처럼 보이는)는 그가 말했던 ‘현대문명의 어떠한 문제점’ 들을 감각적으로 정립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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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

감독: 57STUDIO
편집: 이미지
모션그래픽: 안재영
사운드: 양용진

이승조 (1941-1990)는 새로운 미래에 대한 열망이 충만했던 1960년대에 아방가르드 세대로 등장하며 한국의 기하추상을 진취적으로 이끌었다. 작고 30주기에 열리는 《이승조: 도열하는 기둥》은 그가 마주했던 시대와의 관계 안에서 탄생한 작품 90여 점과 창립동인으로 활동했던 전위적인 그룹 ‘오리진(Origin)’, ‘한국 아방가르드 협회(AG)’에 관한 아카이브들을 소개한다.

1960년대부터 1990년까지 이승조는‘파이프’를 연상시키는 원통 단위의 조형 언어를 제시하고 한국 추상회화에서 매우 보기 드문 기계 미학적 회화를 일구어낸다. 1968년부터 1971년까지 보수적인 《국전》에서 연이어 수상하였고 추상회화의 입상이 드물었던 당시 파란을 일으켰다. 현상학 이론, 개념미술, 미니멀리즘 등 외부에서 유입된 현대미술의 흐름과 70년대 중반 이후 단색화와의 개념적 연계성을 가지면서도 스스로 개척한 ‘핵 (核, Nucleus)’의 고유성을 놓지 않았다.

구축과 전진을 은유하는 ‘도열하는 기둥(Advancing Columns)’은 개척자로서의 이승조에 대한 새로운 맥락 읽기를 제안한다. 1982년 기차여행을 언급한 이승조의 인터뷰를 오마주하고 있는 이번 전시 제목은 작품의 시각성을 넘어,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않았던 시공간에 대한 기저를 드러내고자 한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었던 1960~70년대에 고속도로가 개통되고 제철소와 아파트가 준공되며 인류가 지구 밖으로 쏘아올린 우주선의 발사를 이승조는 신체적 실재로서 목격한다. 기차 창밖의 스쳐가는 풍경들이 속도에 의해 빛으로 소급되는 순간에 대한 언급은 미래의 시간으로 향하는 속도에 대한 감각화인 것이다. 작가는 예술 환경의 변화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가시적인 재현으로써 회화에 반영했을 뿐만 아니라 광활한 시간의 개념으로 옮겨 놓았다. 이승조가 평생에 걸쳐 집중했던 ‘핵’은 말 그대로 궁극적 종착지인 회화의 최전방(Avant-garde)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소개글

기차여행 중이었다.
눈을 감고 잠시 여러 가지 생각에 잠겨 있었는데 얼핏 무언가 망막 속을 스쳐가는 게 있었다. 마치 첫인상이 강렬한 사람에 대한 못 잊음과도 같은 그 미묘한 감동에 휩싸여 집에 돌아온 즉시 이틀 밤을 꼬박 새우며 마음에 남은 이미지를 조작한 결과 오늘의 파이프적인 그림을 완성했다.

– 이승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