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 SIFF
✍️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 경쟁단편 <홀려라>
2017
Client 서울독립영화제 SIFF
Project ✍️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 경쟁단편 <홀려라>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 단편경쟁
홀려라
2017.11.30-12.8

The 43th Seoul Independent Film Festival Short Competition
Be Immersed
2017.11.30-12.8

작업 소개

SYNOPSIS
한글에 홀린 디자이너 안상수의 이야기이다. ‘안상수체’를 만들고 한국 타이포그라피의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온 그가 디자이너로서의 세종, 타이포그라퍼로서의 시인 이상에 대하여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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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

감독: 이미지
촬영감독: 김상일 KEZR
현장 조감독: 정한나
B카메라: 엄준호
촬영보조: 곽재민
타임랩스: 박수환
편집: 이미지
그래픽 디자인: 양희재
그래픽 디자인 보조: 홍지선, 윤혜선, 신준석
음악: 정진화

Director: 57STUDIO
Cinematography: Kim Sang il KEZR
Assistant Director: Jung Hanna
B camera: Um Jun-ho
Camera Assistant : Kwak Jae Min
Time-lapse Work: Swan Park
Edit: MeeJee Lee
Graphic Designer: Heejae Yang
Assistant Designer: Hong JiSun, Hyesun Yoon, Shin JunSeok
Music: Jinhwa Jeong

프로젝트 내용

“한국영화의 새로운 도전”

한국영화의 가능성을 넓혀 가는 독립영화를 지원하고 현주소를 조망하는 장으로서 서울독립영화제는 ‘한국영화의 새로운 도전’을 메인슬로건으로 선정했습니다. 1999년 영화진흥위원회와 (사)한국독립영화협회가 영화제의 변화 의지를 담은 초기 슬로건으로서 그 목표는 지금도 유효합니다. 독립영화는 영화 운동의 도도한 물결을 넘고 다양한 실천과 미학적 실험을 거쳐 영화의 미래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서울독립영화제와 함께 한국영화의 새로운 도전은 오늘도 계속됩니다.

본선 단편경쟁 섹션은 독립영화의 새로운 가능성과 잠재력을 품고 있는 단편영화를 발굴하여 상영하고 시상하는 부문입니다.

출처 : 서울독립영화제 홈페이지

제가 늘 하는 작업은 한글인데, 한글이 가서 붙으면, 이상한 화학 반응이 일어나요. 거기서… 그래서, 그 두 개의 아주 다른, 이게 어떻게 보면 이질적인 형태가 만나면서, 형태 자체가 홀려요. 한글의 힘이 작용하는 거야… 거기에. 저도 사실은 그런 글자에 홀린 상태잖아요. 그냥 모든 게 보면 글자만 보이잖아요. 뭐… 채플린의 <모던타임즈>에서… 나사만 보면 막 돌리잖아요? 그런 것처럼, 저는… 그렇게 자꾸… 글자에 홀려서… 모든 게 다 글자로 보이는 거예요.

세종 임금은… 그분도 젊은 시절을 살았을 것이고… 같은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유난히 창의적인 생각으로 꽉 차 있던 분인 것 같아요. 그분이… 글자를… 디자인한다는 거는… 글자를 우리가 창제했다는 말을 쓰긴 하는데… 실제로 가만히 따지고 보면 디자인해낸 거예요. 그러니까, 글자가 없었던 건 아니잖아요? 그 디자인이 보통 디자인이 아니라, 이건 유례가 없는 디자인이기 때문에, 저는 이걸 큰 디자인이라고 그래요. 점점 가면 갈수록 힘을 얻는… 한겨레의 문화를 만들어낸 거고… 한겨레를 살려낸 거예요. 그리고 온 세상에서 가장 합리적인 글자의 극치를 만들어낸 거죠. 그 디자인은 그 당시로 친다면… 지금 봐도 가장 현대적인 꼴을… 한자라고 하는 그런 어마어마한 숲에서 전혀 다른 형태를… 창조해낸 거잖아요?

My work is all about Hangul. When Hangul is attached, some strange chemical reaction occurs. When two disparate shapes encounter the form itself becomes immersed because of the energy of Hangul. Myself is actually immersed to letters. I see letters all around. In Charlie Chaplin’s Modern Times, he tightens all the screws he sees. Like him, I’m… immersed with letters again and again… Everything I see becomes letters in my eyes.

King Sejong is… Once had his youth… just like us. I think he was an extraordinary person full of creativity. He designed letters… Even though we literally say that he created Hangul, but he actually designed it. Technically, letters existed before then. I call it Great Design because it is unusual. It was unprecedented. As time goes by, it becomes more powerful. Not only did he create our culture, but he saved the whole nation. He invented the most ideal and rational letters in the world. It was and still is the most modern typeface… He created totally different shapes from the vast forest of Chinese letters.

이동국 (예술의전당 서예미술관 부장)

한글 창제라고 하는 것은, 그 당시 15세기까지만 하더라도, 한자라고 하는, 외길이었는데, 한글이 만들어지면서 두 길이 만들어진 거죠? 그렇지만 한글이라고 하는 길은 단순하게… 단순하게 한자를 대신한 것이 아니라… 우리말과 바로 일치하는 글의 길이 열렸다고 하는 측면에서, 그 이전의 어떤 문자 체계하고도 다른, 혁명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자하고 관계없이 하늘에서 떨어지듯, 땅에서 솟아나듯 한글을 만든 것이 아니라, 그 당시 모든 문자 문명… 그 결과물들을 다 종합해서… 완벽하게 그 원리들을 한글에 적용한 것… 천지인 삼재… 자음과 모음… 다 상형문자이잖아요. 하늘이 둥글고 땅이 평평하고 사람이 서 있는… 그것을 ㅏ ㅓ ㅣ 모음을 만들었고, 또 발음하는 발음 기관의 구조, 모양, 형태를 보고 ‘ㄱ, ㅁ, ㅇ, ㅅ, ㄴ’ 하는 자음을 만들었다. 결국, 한글이라고 하는 것은, 소리 언어… 또, 몸 언어, 상형문자죠? 몸 언어… 그림 언어… 이것들이 총집결된 것이 한글이다. 그래서 한글은 이미, 만들어질 때부터 완성된 문자다. 음악이든, 건축이든, 회화든, 조각이든… 미의 근본 요소들이 있잖아요. 길고 짧다, 크고 작다… 고저, 장단, 태세, 굵고 가늘다… 이런 모든 기본 조형 요소들이… 가장 이상적으로 질서가 잡힌 상태… 그 전형이 만들어진 거잖아요. 한글은 그런 것이죠.

Lee Dong-guk (Head of Caligraphy Art, Seoul Arts Center)

Until the 15th century, Chinese letters dominated us before Hangul was created. We could obtain two paths (choices) with creation of Hangul. However, Hangul wasn’t simply a substitution for Chinese letters. Hangul made it possible to correspond the sound of our language to writing. It was different from any letter system in the world. It is a revolutionary change.

Hangul didn’t fall from the sky. It wasn’t just appeared in the world. All the great letter culture and all the results of the time were combined… And all the principles were applied to Hangul. All the elements of Haven, Earth, and Man and the Three Disasters… consonants and vowels are all hieroglyphics. Based on the shape of round Heaven and a man standing on a flat land… the vowels ‘ㅏ[a], ㅓ[ə], ㅣ[j]’ were born. From the structure and shape of the vocal organs, the consonants ‘ㄱ[g], ㅁ[m], ㅇ[o], ㅅ[s], ㄴ[n]’ were created. Therefore, Hangul is a phonetic language, so, called a language of body, or hieroglyphic letters. Hangul is the letters that is composed of a language of body and pictogram. It makes Hangul is a perfected letter system since its birth. There are fundamental elements of beauty, like music, architecture, painting and sculpture. There are basic forms like long and short, big and small, high and low, thick and thin. And there is the state of most idealistic order. Its prototype was established as Hangul.

한글은 가장 인위적인 글자거든요. 인류가 만들어낸 글자 중에서. 의도적으로 디자인 된 글자예요. 그러기 때문에 한글 자체를 보면, 그 자체로도 디자인인 거죠. 거기에다가 형태… 아니면 어떤 도상을 대입시키면… 그냥 한글화가 되는 거예요. 세종이 디자이너라는 생각을 처음에는 못했죠. 그냥 훌륭한 성군이구나. 이렇게 큰 임금님이셨구나. 이런 식으로 교육을 받았으니까… 어느 순간, 아! 그분은 내가 모셔야 할 이 땅에 가장 큰 디자이너였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에 들어오는 거예요. 사실은, 그 순간이, 안체를 만들었던 순간하고 거의 비슷한 시기예요. 제 디자이너의 삶 속에서 안상수체는, 굉장히 중요한 분기점이 되거든요.

It is the most artificial letters amongst all the letters in the world history. It was designed with intention. Therefore, Hangul itself is a work of design. When you integrate any form or any iconic image It perfectly becomes a work of Hangul. Who would consider King Sejong as a designer? He is known for a sage and great king. We were all educated like this… But all of sudden, it hit my head and I realized that he was the greatest designer whom I should pay respect for… It was the moment. In fact, it was just about the time when I created ahn font. In my life as a designer, creating ahn sang-soo font became a turning point.

1985년에 태어난 안상수체.

1980년대라는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정치적이고 가장 뜨거웠던 그 시절에 한 디자이너는 낯선 글꼴로 한글을 실험했다. 그는 이식된 근대의 유산인 반듯한 사각형 안에 갇혀 있던 한글을 자유롭게 풀어주었고, 디자이너에게도 기존의 관념을 깨뜨리는 혁신적인 태도가 가능함을 몸소 보여주었다.

권진 (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

ahn sang-soo font was born in 1985.

In the middle of 1980s when Korea’s modern history was going through the most political and hottest time, a designer of this region made an experiment with illegible Hangeul. Ahn Sang-soo released Hangeul out of its frame locked in straight square delivered by unwillingly visited modernity and showed such innovative and radical attitude that a designer also possesses against convention.

Jin Kwon (Curator, Seoul Museum of Art)

우리가 예술의 역사, 작품으로 놓고 보면… 그런 전형은, 필시 또, 깨게 돼 있어요. 무수히 깨고 가다 보면 다시 전형이 만들어지는… 안상수 작가가 만든… 안상수체라는 것도… 그니까 탈 네모꼴인데… 그 네모라고 하는 어떤 전형을 깨버린 거죠. 그게 어찌 되었든 우리 시대인데, 그럼 우리 시대에, 그냥 장난으로, 재미로 깬 거냐. 아니라는 거죠. 이 시대, 사회의 어떤 집단적인 자의식들이, 투영되고 반영돼서 나온 거라는 거죠. 깨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시대가 된 거예요. 이 시대 자체가… 우리의 서(書)는, 동아시아의 서(書)는 서화 미술, 그 시서화… 서화동원… 이런 얘기를 하듯이. 늘 서(書)가 모든 예술 장르의 중심에 있었고, 제일 앞장 서 있었고, 문자라는 하는 것 자체가… 문자를 소재로 다루는 서(書) 자체가…

문자의 조형만이 아니라 내용까지… 내용과 조형의 하나가 서(書)잖아요. 조형만 한다고 서(書)가 아니고, 내용만 한다고 서(書)가 아니죠. 내용만 하면 시로 가버리고, 조형만 하면 미술로 가는 거죠. 시각예술로. 서(書)는 시, 시화, 미술, 그림 이게 하나… 하나가 서(書)입니다. 그걸 정확하게 인식해야 되는데… 우리는 20세기 일제강점기 때… 서(書)는 미술이 아니다. 그래서 예술도 아니다. 그래서 전통 서화가 미술로 분리되면서, 서(書)는 아예 정규 교과서에서 낙오되어, 제외돼버렸고, 동양화라고 하면서… 그냥 서양화에 비하면… 조금 분류가 돼서… 제도교육에서 공부가 된 거고… 서(書)는 아예 제도 교육에서 없어져버렸죠.

As keep breaking a convention, it leads to another convention. The ahn sang-soo font created by the designer Ahn Sang-soo is is a de-squared typeface. It is a breakaway of a convention of square typeface. It happened in our time, in our era, and was it a mere fun to break the convention? No. It was the result of a collective self-awareness that was reflected and projected from our time and society. We have encountered the time that no one can avoid breaking the convention… Korean calligraphy, East Asian calligraphy of course, is arts of writing and painting, because the root of writing and painting is the same. As we said, caligraphy always had been in the center of all arts in East Asia, and letters have always lead… Calligraphy deals with letters as its object…

Not just about formativeness, but calligraphy is about the unity of text and meaning. When it’s only about text, it becomes poetry. When it’s only about formativeness, it becomes visual art. Calligraphy is the unity of poetry, writing, painting and visual art. We must understand it clearly…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era of the 20th century, calligraphy was not recognized as a form of art. So traditional calligraphy was categorized as arts. And caligraphy was removed from the regular course of education. It was rather classified as part of oriental paintings in comparison with the Western painting. And calligraphy was forgotten from the institutional education.

디자인이라는 것이 외국에서 수입된 거잖아요. 그리고 모든 것이… 이를테면, 뉴욕이나 런던이나 베를린이나 파리나 밀라노나 이런 데가… 디자인의 중심지고… 우리는… 우리는 일본을 통해서 아니면 다른 나라를 통해서 들어온… 저 시골의 한 변두리의… 디자인 공부를 거기서 하고, 거기서 활동하는… 그래서 공부를 하려면 유학을 가야 되는 것이고… 이런 자격지심 같은 게 저한테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세종이 저를 구해준 거예요. 여기가 이 땅이, 원래 큰 디자인의 전통이 있었던 땅이었던 거예요. 내가 살고 있던 땅이… 변방이 아니라.

Design was imported from abroad, and everything is like… For example, we think that cities like New York, London, Berlin, Paris and Milano are the center of design. But for us, design is imported from Japan and through other countries. Korea is like a periphery… so we study and work there… We often think that we have to go abroad to study design. I had this kind of inferiority complex. Until I met King Sejong, and he saved me. On this land, there existed this great history of design. The land I was born and raised, is not a periphery.

이상

우리나라 문화예술계 사람들이라면, 모든 사람이 이상에 대한 막연한… 동경 같은 것도 있구요. 늘 새로운 것 같아요. 그분의 시가 시대를 초월하는 듯한 느낌? 이상의 시를 보면, 띄어쓰기를 안 해서, 빼곡하게 들어차 있어서… 시각적으로 벽 같은 게 느껴지는 듯한 느낌도 들구요. 그런데 이상은 활자라는 거를… 아예 시를 쓸 때부터 인식했던 사람이라고 저는 느꼈거든요. 원고를 보면, 활자에서 쓰는 약물 같은 것도 그냥 박혀 있구요… 그냥 그걸 그렸어요. 이분이. 실제로 이분은 건축을 공부했고, 또 글씨를 써요. 그래서 『조선과 건축』이라고 하는 잡지에… 제호 활자를 응모해서, 거기 상을 받고… 표지 디자인도 하구요, 자기가 쓴 소설의 삽화도 그리고… 실제로 친구 책을 디자인해주기도 하고… 그러니까 디자이너예요. 이분도. 이분을 보는 관점이 여러 개가 있는데, 건축가는 건축가로 봐요. 시인들은 시인으로 보고… 또 어떤 사람들은 어떻게 보고 하는데… 제 눈에는 이분이 타이포그라퍼로 보이는 거예요. 활자로 유희를 하는 거예요. 이분이.

그리고 실제로 활자 얘기를 굉장히 많이 하구요. 거울 얘기를 많이 해요. 그러니까, 그 역도 됐다는… 활자는 다 거꾸로 박혀 있거든요, 찍히면 바로 나오는 거잖아요? 이분은 거꾸로 된 것. 거울과 활자… 이런 걸 통해서… 실제로 활자를 굉장히 인식하면서 시를 써요. 그런 눈으로 보면, 그분이 표현한 굉장히 난해하게 느껴지는 그런 도상들이, 실제로는 타이포그라피적인 유희예요. 세종 임금이 글씨, 글자를, 한글이라는 것을 디자인했다면, 이 분은 글자를 가지고 정말 유희하는 거예요. 노는 거예요. 시인의 그런 천부적인 감각으로 글자 놀이를 하는 거죠. 글자 놀이라는 관점으로 그분의 시를 보면… 더 재밌게 들어와요. 극단적인 실험 같은 것도, 아, 이게 활자 놀이구나. 그 활자 놀이의 관점에서 보면 이상의 시가 굉장히 즐겁게 보이기도 하구요. 저는 그분을 생각했어요… 우리나라 현대 타이포그라피의… 개척자?

Yi Sang

For the people working in art and culture in Korea, we consider Yi Sang with adoration. There is an elusive admiration on him. His works don’t get old, like transcending time and space. When you look at his poetry, the words are crammed together without spacing… It’s like looking at visual walls. It seems like he was aware of type-ness from the beginning of writing a poem. When you look at his writings on paper, the traces of type chemical are embedded in. He just drew them on it. This man studied architecture, and he was also a calligrapher. There was a magazine called Joseon and Architecture… He applied for the designing title typography and was awarded. He designed the cover of the magazine, too. He drew illustrations for his own novel and designed his friend’s book… He was a designer, for sure. There are many perspectives exist to understand him. Architects see him as an architect. Poets see him as a poet… Everyone has a different view. I see him as a typographer. He played with types.

He actually mentioned about it many times. He talked about mirrors for many times, about the reflected image. Types are always reversed, but it turns back right when it’s printed. Through those reversed images by using types, he writes poems with full awareness of type-ness. From this perspective, the extremely abstruse image of his works are actually typographical Spieltrieb. King Sejong designed Hangul letters, and Yi Sang actually played with letters. He enjoys the letter play with his gifted talent as a poet. When we see his poetry in a perspective of letter play, it is even more fun. Those extreme experiments are all about playing. In the perspective of letter play, Yi Sang’s poetry is very enjoyable. I thought of him… as the pioneer of modern typhography of Korea.

언어는 별이었다.

『현대문학』에서 저한테 청탁을 했어요. 시각적인 재료를… 이렇게 보내주는 작업이었는데… 나에게 시를 청탁하는구나… 생각하고… 사실 한글의 ㅇ이라는 것은 하늘을 상형화한 거거든요. 저는 ㅇ라고 하는 것이 하늘이나 별을 상징한다고 여겼고… 문자가 발명되고 나서 이게 사람이, 문명화되기 시작해요. 역사가 쓰여지고… 사실 문자 발명 이후에… 문자가 쓰기 시작한 이후에… 갑자기 문명화되는 거죠. 사실은 문자가 하는 거는… 우주의 비밀을 푸는 열쇠라고 할까? 그런 거예요… 문자로 모든 비밀을 풀어내고… 그걸 전수시키고 학습시키고… 확장시키는… 인간의 영역을… 그러니까 문자가 할 수 있는 건 뭔가 하면은… 이름을 붙이는 일이거든요. 이것은 카메라고, 이거는 책상이고, 저거는 금성이고, 저거는 수성이고, 저거는… 카시오페이아자리이고…

이런 식으로 이름을 붙이기 시작하면… 이름을 붙이기 전에는요, 하늘에 그 수많은 별이 있어도 그 별의 이름을 모를 때는, 그냥 하늘에 있는 거예요. 그런데 저희들이 이름을 딱 붙인다구요. 이름을 붙이는 순간. 그게 인간의 소유가 되는 거잖아요. 지적 소유물이. 새로운 형태가 결합될 때, 한글로 변하는 걸 보면서, 저도, 어떨 때는 놀랄 때가 많아요. 그런데 이제, 그런 걸 할 때는 사실은 굉장히 유희적으로 하는 거죠, 무슨 의도를 가지고 하는 게 아니라. 유희적으로 하다 보면, 결과적으론… 아! 이게 한글의 힘이구나. 이런 생각이 들죠.

Language was a star.

Contemporary Literature magazine asked me for an assay. They requested it with visual materials… And I thought they wanted a poem… ㅇ in Hangul is hieroglyphic image of the sky. I considered ㅇ represents the sky or stars… After invention of letters, human civilization begins. History is written after the invention of letters… After letters are used… civilization is started. The letters for me is like the key to open the secrets of the universe. It decodes all secrets of the universe… It is inherited to next generations, by teaching them. It expands the area of human beings… Letters name things. This is a camera, this is a desk, that’s Venus, that’s Mercury and that’s Cassiopeia…

Once giving names to things… Before naming them, they a bunch of nameless shiny things in the sky. When a name is given to them, they belong to human, as an intellectual possession. From time to time, when a form is combined and turned into Hangul, I am amazed. I simply play with them without specific intention. When I just follow Spieltrieb in me, the result just comes out. This is the power of Hangul! That’s what I th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