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갤러리 KUKJE GALLERY
✍️ 안녕 安寧 | 아티스트 인터뷰 : 박찬경
2017
Client 국제갤러리 KUKJE GALLERY
Project ✍️ 안녕 安寧 | 아티스트 인터뷰 : 박찬경

국제갤러리
안녕 安寧 
아티스트 인터뷰 : 박찬경
2017.5.25-7.2

KUKJE GALLERY
Farewell
Artist Interview : Park Chan-kyong

2017.5.25-7.2

작업 소개

국제갤러리에서 진행된 박찬경의 전시 《안녕 安寧 Farewell》과 권영우의 전시 《Various Whites》를 기념하여 따로 진행한 아티스트 인터뷰 영상으로 ‘동양’을 재료로 한 권영우, 박찬경 두 작가의 작업 중심 세계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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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

Presents : KUKJE GALLERY
Project Manager : Lee Sopp

A Film by 57STUDIO
Director : Lee MeeJee
D.O.P : Kim Sangil
A. Camera : Um Junho
Gaffer : Yu Jaechul, Kim Jongu
Camera Crews : Hwang Hoyun, Kwak Jaemin

박찬경은 서구적 근대화와 맹목적인 성장의 추구 속에서 성찰의 기회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한국 사회를 주로 냉전, 전통종교 등을 통로로 살펴보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5년만에 열리는 박찬경의 개인전으로 3채널 비디오-오디오 <시민의 숲>(2016), 기존의 미술작품을 재구성한 <작은 미술사 1-2>(2014/2017), 사진 슬라이드 프로젝션 <승가사 가는 길>(2017), 전통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요약한 오브제 연작 <밝은 별>(2017), <칠성도>(2017) 등 신작 13여 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 <시민의 숲>은 한 폭의 산수화처럼 펼쳐진 3채널 비디오-오디오 작품으로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비평적인 알레고리이자, 그 격변 속에서 이름 없이 희생된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애도이다. 박찬경은 시인 김수영(1921-1968)의 <거대한 뿌리>(1964)와 화가 오윤(1946-1986)의 미완성작 <원귀도>(1984)에서 영감을 받아 <시민의 숲>을 제작하였고, 이는 두 작품에 대한 작가의 응답이기도 하다. 작가는 <거대한 뿌리>를 전통에 대한 여전히 새롭고 지혜로운 사고로 읽고, <원귀도>를 민중에 대한 민간종교의 풍부한 공감능력에 주목한 선례로 본다.

출처 : 국제갤러리 홈페이지 전시소개글

<만신>은 아무래도 제가 이제 영화로, 무속문화를 영화로 해보자 이런 것이 강하고 많은 관객이 봤으면 했어요. 그래서 좀 (영화적) 언어도 쉽고, 또 상당히 교육적인 측면이 강하죠. 그거는 아무래도 대중영화로서 생각해서 만든 것이고, 이번에 <시민의 숲>은 아무래도 미술관의 문맥 속에서 전시되는 것이고, 많은 대중이 봤으면 좋겠다, 잘 이해했으면 좋겠다라기 보다는 제가 역사나 전통에 대해 생각하는 것, 그것을 좀 자유롭게 풀어놓고 싶고, 소위 “전통”, 제 표현을 따르면 “전통실재”라는 건데, “전통-실재”라는 것이 미디어를 통해서 어떻게 가능한가 이런 거를 보여주려는 측면이 강해요.

For MANSHIN, I had a strong sense to make a movie on Shamanic culture, and hoped a large audience would watch it. So it is made a little bit easier to understand, and has a strong educational aspect. I made MANSHIN for mass media, whereas Citizen’s Forest is exhibited within the context of an art gallery. Rather than ‘I hope a lot of people see it, understand it’, I want to freely express my thoughts on history or tradition. In this work, so-called “tradition”, in my term “tradition-reality”, I rather intend to show how “tradition=reality” can be represented through media.

처음에는 이거를 파노라마형식으로 옆으로 길게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거는 이제 다른 이유보다는 산수화에서, 그거를 좀 모방해서 두루마리 그림처럼 펼쳐보면 우리가 그거 보다 보면 산도 보고, 뭐 물도 보고, 조그맣게 그려진 사람도 보고, 우리가 그거를 이렇게 평면에 다 스케일이 정해져 있는 것으로 보지만, 실제로 지각을 할 때 사람이 조그만 사람으로 클로즈업해서 보기도 하고, 부분을 확대해서 더 자세히 보기도 하고, 전체를 보기도하고 그러잖아요.

그래서 그것이 가장 미디어아트에서, 그것에 가장 가까운 형식이 뭘까, 그랬을 때 동양화에 있는 다시점(多視點) 원근법이라고 해야 할까? 뭐, 그런 것을 조금 모방해서 해보려고 스크롤처럼 옆으로 길게 한 거죠. 그러니까 하나의 채널로 다 이어지기도 하고요, 세 개의 채널로 분리되기도 하고 그래요.

At first I tried to make this work horizontally long, like a panorama. This is mostly because I tried to imitate a traditional “shan-su(landscape)” painting mounted on a scroll. When you spread it, you can see mountains, water, and people drawn on a small scale. We may see this on a flat surface on a fixed scale, but when we perceive it in reality, we can look at the people in a close-up view, zoom in on parts and look more in detail, or look at it in full view. With this in mind, I questioned, what can be the closest form to this in media art?

Perhaps I should call it multi-point perspective in oriental painting. Well, I tried to imitate this aspect a little bit, so I made it horizontally long like a scroll. Therefore in this work all connects to one channel, and at the same time gets divided into three-channels.

인물들은 뭐 확실 하지 않죠. 뭐 죽창 들고, 농민 옷을 입고, 또 호미 같은 것을 들고 다니고. 그런 장면은 동학농민을 연상시킬 것이고, 또 거기 군인들이 이렇게 브라스밴드가 나오는데, 그런 브라스밴드는 오윤의 <원귀도>에서 나오는 이미진데, 그거는 뭔가 군사독재 같은 것을 상당히 연상시키죠? 또는 전쟁. 또 거기에 죄수들이 나오는데, 죄수들은 이렇게 바구니 같은 걸 뒤집어쓰고 있어요.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제시대하고, 일제시대가 지나고 나서도 거의 한 60년대까지도 죄수들이 그런 것을 쓰고 재판을 받아요. 그래서 그런 역사적인 어떤 포인트들을 지시하고 있기는 해요.

그런데 그것이 이제 구체적인 어떤 이야기를 가져오거나 하는 것은 아니죠. 근데 제가 원하는 거는 그렇게 특정한 시기에 특정한 역사적인 순간을 지시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 시간들이 조금 이미지 안에서는 뒤섞여서 보일 수 밖에 없고, 실제로 우리 역사를 생각하거나, 뭐 이렇게 돌아볼 때, 우리의 머리 속에서는 실제로 그렇게 이미지들이 뒤섞여있지 않나. 그래서 약간 악몽 같기도 하고 꿈같기도 하고 그렇죠

소리는 권병준이라는 음악가하고 같이 협업을 했고. 아까 두루마리 얘기한 것처럼, 어떤 위치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소리가 조금씩 다르게 들리는 것이 좋겠다, 라고 생각을 한 거죠. 그러니까 이제 아까 얘기했던 그런 동양화가 갖고 있는 다시점, 그런 것을 소리에서도 구현하려고 했던 것이 있고요, 기술적으로는. 그 다음에 이제 극적인 소리보다는 조금 귀를 솔깃 세우고 들을 수 있게. 그래서 소리가 크지는 않지만 작은 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많이 들려요.

보통 영화나 비디오에서는 감정이입을 위해서 이미지에 딱딱 붙는 소리를 쓰잖아요. 그런데 이 작업에서는 소리하고 영상이 조금 따로 놀아요. 그래서 소리를 독립적으로, 소리는 소리고, 이미지는 이미지구나, 라는 느낌을 갖고 볼 수 있어요. 그게 좀 다른 점이죠. 그래서 사실은 비디오 작품이지만 비디오-오디오에 더 가까워요.

The characters in this work areambiguously depicted. Well, holding bamboo spears, wearing farmer’s clothing, carrying something like a hoe. Those scenes are reminiscent of the Donghak Peasant Revolution, and there is also a brass band consisting of soldiers. This image of brass brand is also found in Oh Yoon’s The Lemures, that brings to mind something like military dictatorship or war. Also there are prisoners. The prisoners are wearing something like baskets over their heads. Well,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era, and even after the Japanese colonial era, almost until the 60s, prisoners would go on trial wearing those things. So I am referring to some historical points.

But that does not bring out a specific story or anything like that. What I want is to not only indicate a certain historical moment during a particular time, but also to represent the times can be a little mixed up in the image. In fact, when we think about our history, or look back, the images are in reality mixed up inside our minds. So it can be said that it is kind of a nightmare and also like a dream.

For the sound of Citizen’s Forest, I collaborated with the musician Byungjun Kwon. As I said earlier about the scroll, it would be good to hear the sound differently depending on where you look at the work, I thought. So like that multi-point perspective in oriental painting I talked about earlier, I tried to embody that in the sound, technically. After that, rather than dramatic sounds, to be able to listen closely by ear. As a result, the sound is not loud but you can hear lots of little sounds here and there.

Typically movies or videos use sounds that resonate with the image for empathy, while the sound and image move a little separately in this work. So you can experience the sound independently, like sound is sound and image is image. That’s a little different. So even though it is a video work, I’d rather say it is actually closer to video-audio.

사실은 이게 2016년 작품이에요. 그래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기 전에 제작이 끝난 거에요. 지금 보면 마치 그 사건을 겪으면서 만든 것 같은 그런 장면들이 많이 나와서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 같은데 실은 그렇지 않고요. 그 전에 만든 것이고, 오히려 국정농단에서 탄핵 소추에 이르기까지의 과정보다는 세월호에 관련된 것이 훨씬 더 많고 핵심적인 이야기고요. 세월호에 대한 제 여러 가지 생각이 담겨있기 때문에 그것이 결과적으로 최순실 사건하고 무관하지 않잖아요? 그래서 연관이 또 없다고 볼 수 도 없죠, 그런 의미에서. 어쨌든 그 당시의 상황이 많이 반영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죠.

Actually, this work was made in 2016, which means the production was completed before the Choi Soon-sil scandal erupted. Looking now, there are a lot of scenes that seem like they were made while going through the incident so people might think so, but in reality that is not the case. It was made before, and rather than the chain of events from the government scandal to impeachment prosecution, it is more related to the Sewol ferry disaster, that is the key story. Because my various thoughts about the Selwol ferry are immersed, ultimately that is not completely unrelated to the Choi Soon-sil scandal. So you cannot say there is no connection, in that respect. In any case it is true the events of the time are very much reflected.

관객이 일단 재미있게 봤으면 좋겠고… 작품이 조금 우리 상황을 직시하는 것? 도움이 됐으면 좋겠죠. 예술이라는 거는 뭘 애매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명확하게 만드는게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나는. 근데 그 명확하다는 것이 뭘 의미하느냐고 했을 때,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을 좀 더 직시하는 것이 아닐까. 그 다음에는 좀 특수하게는, 나는 예술의 보편성 같은 걸 잘 안 믿는 편이에요. 우리는 예술의 보편성 그러면, 한국 사람이 어떤 작업을 했을 때, 그것이 외국 사람이 모두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First I hope the audience will enjoy it, and also I wish the work helps to face our reality. Art is something that makes things clear, not obscure, that is art, I think. But when you think about what it means to be clear, maybe it is facing more of what we are going through. Strange as it may sound, I do not really believe in the universality of art. When we say the universality of art, ‘all the international audience should understand an/a (good) artwork by Korean artist’, we think like that, but I do not think so.

우리가 서구 미술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서구를 비교적 잘 알기 때문이에요. 그 영향이 많기 때문이죠. 그런데 한국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한국 미술이 쉽게 이해가 될까요? 그렇지 않죠.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것이고, 많은 관계 속에서 쌓아나가는 거라고 봐요. 그래서 나는 제 작품이 한국 사람들에게 더 잘 이해가 될 거라고 생각하고, 그런 면을 좀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편이에요. 그리고 우리가 이제 너무 서구화되어있고, 또 너무 빨리 현대화 됐기 때문에, 잃어버린 게 되게 많거든요. 그런 것이 좀 이번 전시나 작업을 통해서 좀 생각되었으면 하는, 그런 바람도 좀 있고요.

We can understand Western art because we know the West relatively well. Because we are influenced by the West a lot. But can Korean art be easily understood by those who do not know Korea well? That is not so. That is why it takes time, and it is built up through a lot of relationships. So I think my work will be better understood by Koreans, and I am embracing this point more positively. And because we are now so westernized, and were modernized too quickly, a lot was lost. Perhaps these aspects can be reflected on a little through this exhibition or my work, I ho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