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SeMA
✍️ 강박² - 아티스트 인터뷰(2)
2019
Client 서울시립미술관 SeMA
Project ✍️ 강박² - 아티스트 인터뷰(2)

서울시립미술관
강박²
2019.11.27-2020.3.8

SeMA
Compulsion to Repeat
2019.11.27-2020.3.8

작업 소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된 전시 ≪강박²≫ 아티스트 인터뷰 및 홍보영상을 기획, 제작하였다.

여기 초대된 아홉 명(팀)의 작가는 회화, 영상, 사진, 조각 등 다양한 매체로 현실의 반복을 변주함으로써 다양체적인 세계의 모습을 작품에 투영하고 있다. 전시를 이루는 개별 작품들이 강박에 저항하기 위하여 시간적, 공간적 반복 혹은 주제적, 구조적 반복을 통해 보여주는 것은 반복이 어떻게 창조하는가에 관한 끊임없는 실험이자 탐구다.

–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 전시소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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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

Client: 서울시립미술관
Artist (작품영상 제공) : 김용관, 김인배, 뉴 미네랄 콜렉티브, 에밀리아 스카눌리터, 오머 파스트, 우정수, 이재이, 정연두, 차재민
Director: 57STUDIO
Camera: 정재하, 김태우
Camera team: 서동주
Edit/DI: 이미지

프로젝트 내용

서울시립미술관의 기획전시 ≪강박²≫은 ‘반복’이라는 일상적 개념이 동시대 예술 속에 구현되는 양상을 살펴봄으로써, 우리를 구성하고 사로잡는 심리적 강박을 조명한다.
반복은 우리 삶 속에 다양한 형태로 녹아있으며, 가시적이든 그렇지 않든 우리 몸과 정신 활동의 많은 부분을 포함하여 세계가 구조화되는 방식 또한 반복에 기초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같은 일을 되풀이하는 것’을 뜻하는 반복은 기원, 생성, 창조, 새로움 등의 관념보다는 복제, 모방 등과 연결되며 의미론적으로 열등하게 취급되어 왔다.
그러나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반복이 갖는 본질적 특성은 더 이상 같은 것의 회귀를 의미하는 동일성의 메커니즘으로 귀결되지 않고, 이른바 ‘차이는 반복의 결과’라는 동시대 사유 속에서 창조의 근원으로 부상하며 사회적, 정치적으로 재해석되고있다.

이 전시는 반복이 우리 삶의 안팎을 지배적으로 점유하는 정신병리학적 현상으로서 ‘강박’을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닌 동시대 사회구조의 문제 속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 ≪강박²≫ 전시소개글

이 전시는 강박이 그 자체로 지니는 반복적인 속성에 주목함과 동시에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반복에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전시입니다. 기존의 반복이라는 개념은 주로 복제나 모방의 차원에서 해석되면서 의미론적으로 열등하게 취급되어 왔다면, 오늘날 포스트모더니즘 이후의 반복은 같은 것의 회귀라기보다는 차이를 생성하는 창조하는 근원으로 여겨지면서 다각도로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개인의 문제로 다루어져 온 강박을 우리 삶의 지평을 잠식해버린 자본주의 체제라는 우리 사회구조의 문제 속에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오메르 파스트(Omer Fast)

제가 작업할 때 관심을 갖는 부분은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에 관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제 작업을 통해 제가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다른 사람들의 일을 다루는 겁니다. 무언가를 위반하거나 경계를 넘어야 하는 그런 사람들을 살펴볼 때가 많고요. 저는 이런 사람들을 ‘경계적 인물’이라고 부릅니다. 서로 다른 ‘영역’사이에 존재하는 사람들이죠. 사적 영역이나 공적인 영역일 수도 있고 지정학적 영역이나 국경 사이에 있을 수도 있고 평화와 폭력 사이의 영역일 수도 있죠. 우리에게 어떤 행동이 적합한지 규정하는 영역일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작업에서 가장 관심을 두는 부분은 우리가 과거와 맺고 있는 관계입니다. 그것은 말하자면 현재를 향해 비누방울처럼 계속해서 떠오르는 과거인데요. 땅속에 묻힌 상태로 있기를 거부하는 그런 과거를 말하는 것입니다.

과거에 머물기를 거부하는, 좀비-과거 말입니다. <5,000 피트가 최적이다>의 경우 작품 속 인물은 드론 조종사로 6년간 복무하며 자신이 겪었던 사건들에 대해 설명합니다. 그가 겪은 사건과 경험은 그의 뇌리를 떠나지 않고 끊임없이 그를 괴롭히죠. 그래서 그는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습니다.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없는 건데요, 그는 계속해서 생각이나 몽상에 잠기는 것을 멈추지 못하는데 군인, 즉 드론 조종사로서의 경험에 사로잡혀 있는 거죠.

차재민 (Jeamin Cha)

<사운드 가든>은 훈련목을 이동하는 장면과 한국의 여성 심리 상담사들의 인터뷰가 섞이는 영상인데요, <사운드 가든>은 심리 상담이라고 하는 행위의 의미를 양가적으로 해석하면서 한편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심리 상담이 어떻게 이용되는지를 알아보고 또 한편으로는 심리 상담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톺아보는 그런 영상입니다. 제가 작업에 담고 있는 훈련목의 이미지가 어떤 은유나 상징으로서 이용된다기보다는 심리 상담사들의 인터뷰와 그 나무가 이동하는 장면이 포개지는 순간순간마다 관객들이 그것을 읽어주셨으면 하는 모멘트가 있어요.

그래서 시간을 넉넉하게 내고 오셔서 작업을 끝까지 봐주셨으면 하는 욕심이 나는 작업입니다. 제가 ‘사운드 가든’이라는 제목을 붙이게 된 이유는 제가 몇 년 전부터 계속 작업해오고 있는 주제가 심리적인 풍경이거나 어떤 내면적인 심리상태 같은 것들인데 심리적인 것들이 사실은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굉장히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바가 있지만 이렇게 어떤 공간을 상상할 수 있는 이름을 붙임으로써 그 공간에 사람들이 와서 이야기를 하고 들을 수 있는 비가시적이지만 어떤 자리로 설명할 수 있었으면 해서 그런 제목을 지었습니다.

이재이 (Jaye Rhee)

제목에서 말하고 있듯이 한때 미래였떤 과거에 열망했던 미래, 유토피아로서의 미래. 그렇지만 어떻게 보면 실패한 미래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수 없는 사랑, 지속되는 정념의 이야기에요. 필름이나 영상 매체를 다루는 것은 시간을 다루는 일이잖아요? 프로젝션되는 이미지가 극장의 이미지인데 극장이라는 것은 외부와는 또 다른 시간을 갖잖아요. 그 작품은 말 그대로 시간에 대한 여러 사유들이에요. 어떻게 보면 시간이 이렇게 직선적으로 과거 현재 미래가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 현재 미래가 마치 뭉쳐져서 하나의 점처럼 한 덩어리로 있는. 그래서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따라서 여러 가지 면을 갖는 시간에 관한 이야기에요.

김인배 (Inbai Kim)

이 작업은 연근의 모양을 알아가는 과정에 착안해서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저는 처음 본 연근부터 아이소핑크라는 판재를 이용해서 그멍들과 외곽선을 잘라내서 그것을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그 각각의 연근들을 모아서 밋밋한 모양의 전체 연근 덩어리를 만듭니다. 썬 연근을 모아서 전체 연근을 만들 때는 중요한 점이 있는데 그건 연속된 연근 조각의 맞닿은 단면의 모양이 각각 아래 위로 같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구멍을 포함해서 외곽선까지 그 모양이 같아야 속의 구조를 유지하면서 전체의 큰 덩어리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촉각적일 정도로 조근시안적인 시야를 통해 전체가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고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접촉을 위해 재단된 시각적 정보가 빈 공간으로 구조를 이루고 있어서 전체는 볼 수 없는 눈먼 상태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것은 보거나 만드는 것이 아닌 되는 것의 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