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MMCA
층과 사이 | 김동기
2017
Client 국립현대미술관 MMCA
Project 층과 사이 | 김동기

김동기, <바위섬>, 종이에 실크스크린, 컷팅, 400x1500cm, 2013, 제주도립미술관 설치전경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층과 사이
학예연구사 | 최희승
참여작가 | 윤세희, 박정혜, 이윤엽, 노상호, 김동기, 배남경 외 50여명
2017.9.1-2018.4.29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 (Gwacheon)
LAYERS AND SPACES
Curator | Choi Heeseung
Artist | Yun Sei Hee, Park Jung Hae, Noh Sangho, Lee Yun Yop, Kim Dong-Ki, Bae Nam Kyung with 50 artists
2017.9.1-2018.4.29

크레딧 보기

크레딧:
감독 : 이미지(57STUDIO)
촬영,조명: 엄준호

촬영팀: 이규연
편집 및 DI: 이미지
자막: 안재영

작업 소개

57STUDIO는 국립현대미술관 《층과 사이》 전시를 위해, 참여 작가 중 선정된 6인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작품 소개 영상을 기획 및 제작하였습니다. 이 영상은 전시장 내에 설치된 액자형 패널을 통해 상영되었으며, 대규모 전시에 참여한 50여 명의 작가 중 6명의 작가가 판화의 현재를 대표해 소개하는 구성을 취했습니다.

《층과 사이》 전시는 한국 현대판화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보는 자리로, ‘층’과 ‘사이’라는 개념을 통해 판화 매체의 고유성과 확장 가능성을 탐색하였습니다. 57STUDIO는 선정된 작가들의 작업 세계와 판화에 대한 태도를 생생한 인터뷰와 작품 화면으로 담아내어, 관람객이 현대판화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57STUDIO planned and produced an artist introduction video for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s exhibition LAYERS AND SPACES, featuring interviews with six selected participating artists. The video was screened through frame-shaped panels installed in the exhibition space, with the six artists representing the present landscape of printmaking among over fifty participating artists.

LAYERS AND SPACES explored the past and present of Korean contemporary printmaking, highlighting the unique characteristics and expanding possibilities of the medium through the concepts of “layer” and “space.” 57STUDIO captured the selected artists’ practices and perspectives on printmaking through vivid interviews and artwork footage, creating a multidimensional experience for viewers to better understand the evolving field of contemporary printmaking.

Installation View


참여작가 인터뷰 Artist Interviews
2017, single channel video, color

Screenshot

| 작가 김동기

저는 판화 작업을 베이스로 해서 설치 작업을 하고 있는 김동기라고 합니다.

| 벽돌집과 바위섬

저는 작업을 제 주위에 있는 것들을 관찰하면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바위섬은 제가 어릴 때부터 살았던 벽돌집에서부터 시작을 했고요. 그리고 대학교를 다닐 때 그 주변이 다 벽돌집이 있는 그런 집들이었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런 주제를 시작하게 됐고 바위섬을 하게 된 중요한 계기가 있었는데 재개발 때문에 덩어리 채로 이것이(집들이) 없어지더라고요. 산에 있었던 것들이 이렇게 딱 섬을 떼어낸 것처럼 이렇게 없어져 버렸어요, 그 지역 자체가. 그래서 그것을 보고서 섬이라는 것을 연상을 같이했죠. 거기서부터 출발을 해서 판화의 실크스크린, 대량으로 복수적으로 찍어내잖아요. 건축 자체가 굉장히 비슷한 형식의 집들이잖아요. 그래서 제 작품의 드로잉에는 벽돌집을 건축하기 위해서 쌓아 올리는 것처럼 벽돌을 그려나가고 부수어 내는 방식으로도 드로잉을 하고 그 작품 안을 잘 들여다보면 작은 요소들이 있어요. 그래서 그러한 것들이 계속 생산이 돼 가지고 하나의 덩어리를 만든 것이죠.

| 바위섬의 식물들

이번에는 식물들을 넣게 됐어요. 제가 지금 현재 제주도에서 작업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 식물들은 그 집들에서 붙어 있는 식물들이에요. 그것이 무엇이냐면 집들의 주인들이 조경이라고 하나, 각자의 집들마다 다 달라요. 똑같이 지어 놓았는데 세월이 2, 30년 흐르니까 어떤 집들에는 비가 들어오지 않게 막기도 하고 그리고 화분을 너무 많이 놓은 집도 있고 담쟁이 덩굴처럼 이렇게 올라가게 만들어 놓은 집도 있고 그 안에서의 식물들을 채집해 가지고, 그것을 드로잉해서 섬에 윗부분에 식물들이 자리하게 될 것이고 이것은 다 종이 작업으로 하기 때문에 종이를 컷팅을 다 하거든요. 그래서 그것을 다시 재조합하는 것이죠. 그러한 과정에서 아마, 이번 작업이 저에게는 굉장히 다른 의미가 조금은 있어요. 그때는 (재개발에 대한) 충격이 조금 있었나봐요. 그래서 그것의 표현에 굉장히 중요시하게 작업을 했다면 지금은 변화하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거에 무엇인가가 덧대어 지고 이제 의미가 생기잖아요, 가족들도 있고. 그래서 식물들도 거기에다가 생기는 것이고 무엇인가 변화들이 생기고 되게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지금은 조금 더 생각이 또 들었어요. 제가 봤을 때는, 충분히 매력 있고, 좋고 아름다웠었는데 그것들이 이제 어떤 상황에 대해서 없어지고 이런 것들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대한 거를 조금 더 이 작업에서는 넣은 것 같아요.

| 판화에서 회화, 설치, 조각 작업으로의 확장

판화라는 것이 기술을 너무 중요시해요. 그러니까 판화를 작업하기 위해서는 무슨 자기의 감성, 이런 것보다는 이것을 얼마나 잘 할 수 있는지, 잘 똑같이 할 수 있는지 복제를 얼마나 똑같이 하는지 이런 거에 대한 거것을 저는 대학교 때 많이 얻은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그것에 얽매여 있었어요, 약간은, 제 작업도 목판화를 할 때 ‘아, 이것을 얼마나 잘 팔까.’ 이러한 것을 굉장히 중요시하게 생각하면서 작업을 해 왔다면 그것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부터 그림을 그려 나가고, 그러면서 조각도 하게 되고 판화라는 기법, 기술적인 면, 그것을 이렇게 놓았어요. 놓으면서 그림도 자연스럽게 그리게 됐어요.

처음에는 너무 어려웠어요.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너무 어려웠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냥 그리고 있어요, 그냥 그린다는 게 순간 즉흥적인, 그려나가는 방식으로 그려나가고 있거든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것은 비슷해요. 건축을 하면서 쌓이고 부서지고 이러한 반복적인 행위를 페인팅에 접목해 가지고 하고 있는 작업이죠. 그러니까 약간의 해소하는 것이에요. 제가 노동의 시간을 가진 그런 판화 작품, 굉장한 노동이 필요하거든요. 그런 것을 이렇게 하면서 해소할 것이 없었어요. 그래서 페인팅을 하면서 저의 작업을 해소하고 있고 그것 또한 저의 작업이 되고 있고 조각은 제가 목판화를 조각하니까 자연스럽게 쉬는 동안 나무를 이제 조각하게 되고 그러면서 작업이 여러 방향으로 이렇게 확장되고 있는 것 같아요.

대학원을 가게 되었는데 학교가 여러 작가, 여러 사람, 여러 매체 사람들이 같이 수업을 받고, 크리틱을 다양하게 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아, 내가 이 판화 안에서만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 됐고 그 계기가 제일 컸던 것 같아요. 목판화도 대학교를 졸업하고서는 조금 많이 안하다가 지금 제주도에서 다시 시작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거부를 했었던 거죠. ‘아, 나는 변화를 해봐야지’ 하면서 이렇게 안 하게 되고 그랬는데 또 거기(제주도)에서 느끼는 감정에서는 ‘목판화로 내가 이것을 표현하는 것이 너무 좋을 것 같다.’ 라는 생각을 해서 이제 목판화를 다시 시작하게 되고 사람이 조금 유연해지나 아마 이렇게 주고받으면서 작업이 천천히 저는 이렇게 변할 것 같아요. 그래서 페인팅과 판화, 조각 이러한 것들도 어느 순간 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그것을 정해 놓고 하지는 않기 때문에…

| 작가의 자연 그리고 유연한 변화

제가 자연에 대한 이제 특별한 생각이 없었는데 제주도에 작업을 하러 가게 되면서 그러한 생각들이 조금 더 많아졌죠. 자연에 대한, 풀에 대한, 나무, 그것이 이루어지는 숲 그러한 것들도 다 시간이 흐르고 나서 이렇게 된 거잖아요. 도시도 개발로 인해서 만들어진 거잖아요. 그것도 시간의 흐름으로 이렇게 만들어진 거고 그런데 자연에 사람들이 있고 싶어 하는 이유가 그것을 그냥 보고 싶고 거기서 느끼고 싶고 이러한 마음이잖아요. 그런데 훼손을 하고 있죠, 지금. 훼손을 하고 있고 그것을 가지려고도 하고 있고, 그 자연 안에 자기 집을 지어서 그것을 보고 있어야지, 이러한 마음이 있잖아요. 제주도에서도 자연보다는 저는 개발에, 개발되면서 이렇게 바뀌어 가는 풍경들에 조금 더 관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굉장히 멀리서 바라보면서 저의 이제 의견을 저는 예술, 미술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굉장히, 이렇게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보다는 제가 해 놓으면 그것을 어느 정도 관객들이 이해를 했으면 좋겠어요. 어떤 사람들은 제 작품을 보고 ‘아, 옛날 자기 집이 집과 동네가 떠올라서 너무 옛날의 향수를 느꼈다,’ 라는 분도 있고 이것을 굉장히 강하게 받아들이시는 분도 있어요. 제가 이렇게 표현하고 싶은 것은 그런 반대되는 것들이 조금은 다 들어가 있죠. 그러니까 이제 분명하게 있지는 않아요, 흐리멍텅한 약간 흐리멍텅할 수도 있는데 제 마음이 그런 것 같아요. 제 마음이 그것을 조금은 순응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러한 변화를.

Archive Note

프로젝트 소개글

층과 사이는 국립현대미술관의 판화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국현대판화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보는 전시이다. 전시 제목에서의 ‘층’은 판화에서 작가의 화폭이 되는 판(plate)을, ‘사이’는 판 위에 새겨지거나 남겨진 틈, 즉 판화를 가능하게 만드는 틈새들을 상징하고 있다. 전시는 이처럼 매체의 골격을 이루는 두 요소를 축으로 판화의 고유한 특성을 살펴보고, 이것을 각각 ‘겹침(layers)’과 ‘중간지대(spaces)’라는 개념으로 확장시키고자 한다. 층과 사이에서 소개하는 국내 작가 50여 명의 150여 점에 이르는 작품을 통해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독립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하기 위한 작가들의 끈질긴 매체 탐구와 그것이 예술가의 태도로서 발전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5, 6전시실에서 이루어지는 이번 전시는 크게 4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현대판화의 출발을 살펴보는 ‘1950s~1970s: 한국현대판화의 태동과 전개’, 아카데미와 민중미술이라는 양쪽 방향에서 두각을 드러낸 ‘1980s: 판법의 발달과 민중 목판화 운동’, 급격하게 발단한 미디어의 파동 속에서 판화의 판화의 실험적 성향을 읽어낼 수 있는 ‘1990s~현재: 미디어 시대에 나타난 판화의 독창성’, 마지막으로 동시대 미술 안에서 판화의 위치를 고찰해보는 ‘판화와 판화적인 태도 사이에서’가 그것이다. 각 주제별로 전시된 작품들은 한국현대판화의 역사와 현실을 반영하고, 전시실에 함께 마련된 판화 디지털 돋보기, 판화 스튜디오는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판화를 경험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밑그림, 제판, 인쇄의 3단계의 과정을 거치는 판화는 오늘날 컴퓨터그래픽의 비약적인 발달과 3D 프린터를 비롯한 프린트 기술의 고도화로 인해 계속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그림을 찍어내는 기술로서의 판화가 아닌, 예술가들이 판화라는 특수성을 대하는 태도일 것이다. 회화나 조각과는 다르게 복수성과 우연성, 간접성을 전제로 하는 판화를 작가들은 어떻게 마주해왔으며,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층과 사이는 티셔츠부터 휴대전화, 아파트에 이르기까지 에디션(edition)의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 판화라는 이름의 무한한 가능성을 떠올려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줄 것이다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소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