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 세 분이 Love Your Depot로 오픈하고 거의 한 3, 4개월을 계속 머릿속에 이게 계속 맴돌았을 거 아니에요, 아무리 다른 활동을 하더라도. 그러다보면 세 분 각자의 작업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까, 여기서의 경험이 각자 개인의 창작 활동이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 같아요 .어떤 변화가 기억되는지? 혹은 체감되는지?
깡돌이 : 미술관에 대한 얘기를 계속 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미술관안에서 많은 이벤트를 벌여 온지라.
아무래도 조건이나 제약에 대해서 또 한번 얘기를 해 봐야 될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 왜냐면 그것들이 단순히 제약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은 그걸 작품을 만들기 위한 조건으로 적극적으로 삼을 수 있는 지점들이더라고요. 특히 주요리가 이렇게 작품들 설치하거나 하는 과정을 봤을 때. 그래서 제가 그걸 강하게 느꼈었던게 이번에도 역시 디자인 업무인데. 로고 디자인을 해야 했어요. 근데 집에서 거의 이제 오프닝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집에서 원격으로 소통을 하면서 디자인 시안을 보내면서 이렇게 작업을 하는 것보다, 여기 장소에 직접 와 가지고 이 공간이 어떻게 그 구현되고 있는지 감각하면서 좀 더 적극적으로 디자인의 형태라든가. 이걸 조형의 요소로 삼았을 때 훨씬 더 일도 수월하게 처리가 되고 더 좋은 작업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것 그런 식으로 어떤 이 환경을, 조건을 재료 삼아서 작품을 만들어 나가는 그런 지점들을 앞으로 작업을 할 때 되게 많이 고려하게 될 것 같아요. 그런 현실적인 조건들을.
이미지 : 너무 좋은 얘기에요.
안재영 : 작가는 아무래도 주변 환경에 굉장히 많은 영향을 받잖아요. 근데 그거를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서 체감했다는 거는 정말 좋은 교육이었던 것 같아요.
이미지 : 그리고 그 제약을 제약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조건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은 너무 감동적이네요. 주요리가 이 얘기 들으면 너무 좋아하실 것 같은데. 너무 뿌듯해 할 것 같은데요. 다른 분들은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지로 : 깡돌이의 말이 되게 와닿았던게. 제약이 많잖아요. 근데 그 제약도 저도 아까 말했듯이 일종의 조건이잖아요. 그래서 어떻게든 조건 안에서 작품을 해야 되는데. 그 조건 안에서 제가 어떠한 움직임을 취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을 되게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이 움직임이 어떤 의미를 갖고 어떻게 움직일 수 있을까. 그거에 대해서 되게 고민을 많이 했었고. 그걸 통해서 이번 작업이 저한테 되게 큰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졸업을 하고 나서 사실 제약이 아예 없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내가 뭘 시작할 수 있을까. 그런 고민도 사실은 어떠한 조건 안에서 이루어진다고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그래서 이게 한편으로는 저의 어떤 작품에 있어서 큰 원동력이 됐고. 이번 작업에 있어서도 되게 큰 재료들이 되었었는데. 큰 원동력이었으면서 조금은 씁쓸했던 것도 되게 많았었던 것 같아요.
이미지 : 왜 씁쓸했는지 묻지 말아요?
지로 : 조건들이 사실 좋은 조건은 아닌 거잖아요. 이번 전시에 테마도 그렇고. 그런 좋지 않은 조건 속에서 사실 작가라는 직업을 되게 고민하게 되었던 시간이었고. 그런 지점이 조금 슬펐었어요.
이미지 : 우리 저 얘기 뭔지 알잖아요.
안재영 : 그럼요. 그럼요. 막 이제 제도권을 벗어났는데 다시 또 제도에 흡수될 때 느끼는 약간 좌절감 같은 게 항상 있죠.
이미지 : 작가라는 어떤 너무나 명확한 사회. 작가가 사회적으로 어떤 위치인지를 학교에서 그냥 꿈꿨을 때라 현실과 너무 갭이 크잖아요. 그래서 지금 이 국현에서의 전시를 너무나 좋은 컨디션임에도 불구하고 아니 이 정도 좋은 컨디션에서 이런 현실감이면 그러면 약간 씁쓸하고 좀 고민이 많아지죠.
안재영 : 맞아요 보리수씨는 어땠나요?
보리수 : 전 다시 희망적인… 제가 체감하는 변화는 좀 컸어요. 왜냐하면 이전에, Love Your Depot 프로젝트를 하기 전에. 저는 늘 관객이었고 그때 저한테는 전시를 볼 때는 어떤 작품 뒤에 있는 작가라는 존재를 상상을 못 했었거든요. 근데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여기에 작품을 보관한 작가들을 거의 다 만났어요. 그랬는데. 이제 그 작품과 작가가 너무 이제 닮아서 서로를 막 설명을 하는 거예요. 그게 당연한 말이지만 제 주변에는 작가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하진 않았거든요. 저한테는 그런 경험들이 작품 주변에 사람이 있다, 라는. 그런 경험들이 내가 작업을 하는데 있어서 어떤 막연함을 덜어 줄 것 같아요. 미래에.
이미지 : 감동적이다.
안재영 :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경험했네요.
이미지 : 이렇게까지 생각 못 했어요. 방송 체질이야.
안재영 : 좀 전에 아까 얘기하셨던 부분들은 이제 각자의 개인 창작 활동에 이번 프로젝트가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서 질문을 했다고 한다면. 그게 아니라 그냥 되게 사담처럼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같은 게 분명히 있을 것 같아요. 뭐 실망스러운 거라든 지 아니면 되게 놀라웠더라던지. 그런 것들이 아마 있을텐데. 그런 거 한번 좀 얘기 좀 한번 해주세요.
지로 : 저 기억에 남아 있었던 거는, 항상 여기서 작업을 해야 하면 야간 작업을 해야 되잖아요. 근데 야간 작업을 하면 여기가 불이 다 꺼지거든요. 그래서 불을 다 꺼진 전시장에서 이제 혼자 걸으면서. 저기 엘트라바이가 있어요. 물을 줘야 돼요. 그러니까 전시가 끝났음에도 계속 물을 줘서 관리를 해야 되니까. 가끔 물을 주거든요. 그래서 미술관에서 물을 준다는 행위가 되게 특별하게 느껴지는 거예요. 그리고 뭔가 이거를 관리하고 계속 뭔가를 준다는 거. 공급해 줘야 된다는 그게 되게 재밌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거를 실제로 작업으로도 풀려고 하고 있어요.
안재영 : 다른 분들은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는지요.
보리수 :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고 하면. 이전에 용산에서 스케치 업으로 도면을 봤을 때 도대체 이 전시장 한가운데 타워가 어떻게 세워질까. 그게 가장 궁금했거든요. 근데 이제 입구를 통과하는 게 관건이니까, 여기서 지게차가 유닛을 가져와서 여기서 한 층 한 층 씩 쌓았어요. 저는 그 모습을 보는 게 그때 되게 막 타고 막 흔들리면서 술렁술렁거리고 동요가 컸는데. 그런 걸 지켜보던 게 기억에 남아요.
깡돌이 : 저는 지금 기억에 남는 거는 그냥 설치했을 때. 다 같이 밥 먹었던 게 기억이.
지로 : 김밥을 먹었죠. 편의점 김밥을.
이미지 : 그 기억이 상당히 오래가요. 의외로 같이 편의점 같은 데서 쪼개가지고 먹던 이런 것들이 진짜 기억에 많이 나죠. 그러면 서로 지금 세 분 말고도 다른 다섯 분도 더 있는데. 서로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하세요?
지로 : 아니 근데 제가 웃겼던 게. 이번 전시를 계속하면서 사람들이 많이 묻는 질문이 있거든요. 그래서 팀 디포가 진짜 있는 거냐고. 그런 질문을 되게 많이 하더라고요. 그래서 사실 진짜 다 있긴 한데,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그래서 좀 더 활동을 열심히 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해서. 그래서 주로 커뮤니케이션은 카톡으로 하는데 정말 중요한 안건이 있을 때는 오프라인으로 모여 가지고 회의를 진행을 해요. 제가 최근에는 좀 많이 불렀던 거 같아요. 이것 좀 어떻게 하자. 이건 어떻게 생각해. 이것들을 계속 나눴었고. 그리고 이제 중요한 퍼포먼스나 그런 게 필요하면 팀을 짜 가지고 꾸리거든요. 그래서 아마 저번에 깡돌이가 퍼포먼스를 해야 돼 가지고 그때 모였던 게 가장 최근이었던 거 같아요.
깡돌이 : 커뮤니케이션이 유지가 되는 게. 각자가 각자의 컨텐츠를 만들어 가면서, 나한테 혼자 할 수 없는 부분들이 분명히 생길 거 아니에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그러다 보니까 필수적으로 서로를 계속 이렇게 부르게 되는 거 같아요. 각자의 도움이 필요하고 그러니까 서로 돕는 거죠. 그래서 저도 많이 불렀거든요. 제 퍼포먼스에. 그 퍼포밍을 같이 돕는 친구들이 두 명이 필요해서 많이 불렀는데. 먹을 것도 많이 사줘야겠다, 라는 생각도 많이 하고 그런 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했죠.
안재영 : 세 분은 세 분 포함해서 나머지 다섯 분. 지금 자리에 안 계신. 다섯 분이랑 다 같이 좀 친한 편이세요?
보리수 : 저희가 이렇게 친해질 줄은 몰랐는데, 일할 때는 딱 일만 하고 그게 딱 끝나면. 일이 끝나면 또 엄청 놀아요.
지로 : 친한지는 확실히 모르겠는데, 요즘에 가장 많이 봤던 거 같아요. 그래서 그냥 자연스럽게 동료애가 좀 생겼다고 해야 되나. 그랬던 거 같아요.
이미지 : 그러면 이 전시가 끝나서도 팀 디포가 유지될 가능성은 어때요? 있을 것 같아요?
지로 : 그거에 대해서도 제가 회의를 했던 적이 있어요. 과연 우리의 목표는 어떻게 되고 방향은 어떻게 될까, 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었는데. 사실 자기가 다 하고 있는 일들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이게 단단한 관계로 유지되기 보다는 조금 느슨한 관계로 지속되지 않을까 그랬던 거 같아요. 근데 그 저만 생각하는 건지 다른 분들 좀 궁금하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보리수 : Love Your Depot가 이렇게 지속이 되면 팀 디포라는 팀은 분명히 있을 건데 그 안에서 이제 구성원들은 계속 바뀔 수가 있을 것 같아요. 지금 현재 멤버들은 처음 같이 한 거고, 그래서 정이 많이 들었네요.
깡돌이 : 그러니까 느슨한 공동체라는게 잘 설명해주는 것 같아요. 팀디포의 정체성을. 그래서 지금 이게 계속 Love Your Depot가 살아 숨쉬는 한 같이 가는게 중요한 팀이기 때문에 이게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계속 지속이 돼야 되는 건데. 그러다 보니까 그 느슨한 공동체라는 어떤 단어가 지금뿐만 아니라 그 향후에 그 팀 디포의 어떤 방향이랄까. 그런 것까지 잘 설명해주는 단어인것 같아요.
안재영 : 원론적인 질문인데 팀 디포라는 이름이 마음에 드세요?
깡돌이 : 처음에 이름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어서. 이게 좋다 나쁘다라는 그런 가치 판단이랄까? 그런 걸 해본 적은 없었는데. 굳이 따지면 한 60% 정도라고 생각을 하는 데요. 58% 정도 좋아하는데.
지로 : 저는 그냥 고유명사처럼 느껴졌어요. 그냥 서울이면 서울. 팀 디포면 팀 디포. 그래서 그거에 대한 딱히 감정을 못 느꼈던 거 같아요.
보리수 : 저도 비슷하게 작년 여름부터 그렇게 불러서 너무 익숙해서…
지로 : 재영씨는 팀디포가 어떠신지?
안재영 : 저도 지로씨가 말씀하신 것처럼 고유명사처럼 느껴져요. 그런데 보통 아이돌 그룹들이 저의 이제 데뷔했습니다, 하고 무슨 네이밍을 이렇게 던지잖아요. 근데 그 네이밍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각자 마음에 드는지 안 드는지 그런 것들을 허심탄회하게 한번 얘기를 해 보는데. 다들 아이돌 그룹들은. 팀 디포의 의견도 궁금해서 한번 물어봤어요. 아이돌처럼.
이미지 : 디포는 어떻게 보면 각 작가의 작업실이기도 하잖아요. 각자의 작업 공간이 있으세요?
지로 : 아 얼마 전에 깡돌이 작업실을 갔다 왔거든요. 근데 되게 좋았었어요.
깡돌이 : 이게 말 그대로 작업실은 아니고, 제가 자취하고 있는 집에 큰 방이 하나 딸려 있는데. 그 방을 그냥 작업 방으로 쓰고 있는 거거든요. 저도 그래서 제가 최근에 대학원을 가게 됐는데. 거기에 가보니까 이제 동료들이랑 같이 쓸 수 있는 실기실이 주어지더라구요. 그래서 그것도 되게 기대가 돼요. 왜냐면은 혼자 작업실을 쓸 때는 동기 부여가 아무래도 많이 안 되니까. 그래서 옆에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는 친구가 있으면 또 저도 의지 같은 게 또 생기잖아요. 옆에 그러면,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좀 기대를 하고 있어요.
보리수 : 저도 다른 두 명하고 반지하 작업실 같이 쓰고 있어요.
지로 : 저는 지금 작업실이 없는 상태여가지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작업을 하고 있거든요. 근데 지금은 결국 그 작업실의 짐이 다 부모님 집으로 몰려가지고 빨리 작업실을 구하고 싶은데 돈도 없고. 차도 없으니까. 물리적 작업 공간이 필요한 저한테는 되게 힘들더라고요.
안재영 : 작업실이라는 공간이 작가들한테는 굉장히 필수적이면서도, 또 다른 작가들한테는 그다지 필수적인 공간은 또 아닌 거 같아요. 그러면 지로 씨가 지금 작업실이 없으시니까. 좀 원하는 작업실이 있다면 어떤 작업실이 있을까요.
지로 : 저는 우선 제맘대로 목공하고 철공을 할 수 있는 작업실을 좀 갖고 싶거든요. 그래서 제가 소리를 막 내도 주변에서 뭐라 안 하는 그런 작업실을 갖고싶고. 이제 가장 중요한 건 비싸지 않으면서, 집에서 조금 가까웠으면 좋겠다.
이미지 : 너무 멀면 힘들죠.
지로 : 이게 큰 욕심이더라고요
이미지 : 그러면 여러분들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네요. 여러분들 세 분의 계획은 어떠신가요?
깡돌이 : 개인적인 계획은 이제 방금 말한 것처럼 대학원을 들어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고. 그리고 다른 분들은 어떠신가요?
지로 : 저는 차후 계획은 잘 모르겠고 일단 이제 Love Your Depot 전시가 이제 끝나가잖아요. 저는 이제 Love Your Depot 전시가 진행되는 것도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이제 전시 이후에 철수하고 그걸 어떻게 운송할 건지에 대해서도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타이틀 자체가 전시 이후로 작품은 어디로 가는가, 잖아요. 그래서 그거에 맞춰서 오브제 같은 것들을 좀 만들고 퍼포먼스를 하고 싶다고 생각을 했어요. 철수에 맞춰서. 그래서 이게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28일에 저희가 마지막 퍼포먼스가 있거든요. 그때 퍼포먼스를 해요.
보리수 : 같은 날, 전시가 마무리 되는 시기에 할 수 있는 퍼포먼스를 그날 할 것 같고. 사실 5개월 동안 이것만 했는데. 이걸 끝나고는 불확실해요. 뭘 할지 모르겠어요. 재밌는 거 할 거 같아요.
이미지 : 그러면 우리가 이쯤에서 공식 질문 가야죠 해주세요.
안재영 : 마지막으로 질문드립니다. 여러분에게 Love Your Depot란?
지로 : 이게 처음 질문을 받았을 때. 어떤 대답을 해야지 좋을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굳이 대답을 하자면 Love Your Depot에서 보면 Love라는 감정이 있잖아요. 근데 이 감정이 진짜 사람에게 정말 많은 감정을 자아내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좀 오글거리지만.
깡돌이 : 딱히 진지하게 생각은 안 해봤는데. 지금 답변을 해보면 초반에 그게 생각이나요. Love Your Depot의 정체성에 대해서 좀 더 알기 쉽게 설명을 해주었을 때. 주요리가 우리한테 여기는 어떤 중간지대가 될 수 있다. 어떤 중간 지대냐 하면 교육의 역할을 할 수도 있고, 또 실제로 필드에 나가기 전에 그 업무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인턴의 경험을 해볼 수 있는 환경이 될 수도 있고. 그런 얘기를 해줬거든요. 근데 와서 실제로 경험을 해보니까. 그런 식의 교육으로서의 가치가 있는 거예요. 학교에서 단순히 선생님한테 제자로서 이렇게 배우는 거 말고, 다방면을 처리할 수 있는 인턴의 경험이라든가. 옆에서 작가가 어떤 식으로 진행하는지 현장에서 하는 걸 또 볼 수도 있고. 또 스튜디오에서는 또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볼 수도 있고 하니까. 그러다 보니까 저한테는 이 Love Your Depot가 되게 그런 그 중간 지점으로 느껴져요.
보리수 : Love Your Depot는 나에게 놀이터다. 왜냐면 Love Your Depot 인스타 계정이 Love Your Depot 플레이그라운드.
지로 : 저희가 인스타 계정이 있는데, 플레이그라운드 라는 이름을 지었거든요.
보리수 : 생각해보면, 놀이터 개방돼 있어서 누구나 쓸 수 있잖아요. 여기에 있으면서 내가 그 전에는 만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사람들을 굉장히 많이 만났고. 또 놀이터에 미끄럼틀, 시소, 이렇게 있지만. 거기에 그 놀이터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그 메뉴얼에 따르지 않고 새로운 놀이들을 만들어낸단 말이에요. 여기가 비슷한 거 같아요. 그러니까 Love Your Depot가 저희한테 그렇게 익숙해질 수 있는 시간적 공간적 환경을 제공을 했고. 저 같은 경우는 그 안에서 새로운 시도들을 많이 할 수 있어서. 비유를 하자면 그런 것 같습니다.
이미지 : 재영씨도 저희 57STUDIO 저와 함께 Love Your Depot 초창기부터 같이 작업을 하셨잖아요. 재영씨한테도 한번 물어보고 싶네요. 재영이에게 Love Your Depot란?
안재영 : 비슷한 거 같아요. 근데 저는 이제 팀 디포 분들이랑은 다르게 여기 완전히 속해있던 사람은 아니었으니까. 근데 저는 주요리한테 Love Your Depot에 대한 개념을 처음 들었을 때. 굉장히 슬펐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 작가가 작품의 폐기까지 고려를 하고 작업을 한다는 그 사실이 주변 동료 작가들한테도 많이 들었을 때 조금 약간 애틋하기도 하고. 좀 씁쓸하기도 하고. 아까 제가 말씀하신 것처럼 그래서 저는 뭐 Love Your Depot 하면 굉장히 좋은 추억. 그 정도로 기억될 거 같아요.
지로 : 감독님은 어떠세요?
이미지 : 저는 제가 주요리한테도 몇 번을 얘기했었는데. 저한테 Love Your Depot는 팀 디포를 만나게 해준 게 제일 커요. 정말로 왜냐하면 저는 아트씬에서 계속 일을 하고, 작업으로서의 어떤 활동보다 제가 하나의 일로써 하는 활동들이 많은데. 그러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가 어려워요. 의외로 여기 아트 씬 자체가 굉장히 폐쇄적이어서. 그리고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 하더라도
이렇게 학교를 바로 졸업하고 나서 뭔가 이 엄청난 호기심. 좋은 에너지와 건강함을 모두 갖추어져 있는 이런 인재들을 만나기가 정말 쉽지 않아요. 근데 제가 Love Your Depot를 하면서 팀 디포 분들을 만나고 나서.
저는 사실 주요리가 저한테 처음 얘기를 했을 때보다 더 확신을 가졌어요. 팀 디포 분들 만나고 선생님, 이거 될 것 같아요. 저분들이 메인이 될 것 같아요, 라고 얘기를 했을 정도로. 저는 사실 저에게 Love Your Depot는 정말로 팀 디포에요. 지금도 그래요. 사실은 오늘 녹음해보니까 왜 주요리가 여러분들과 이 프로젝트를 했는지 더 잘 느껴져요. 되게 무대 체질이네. 녹음 이렇게 잘할 줄 몰랐어요. 너무 뭔가 든든해요.
깡돌이 : 저희도 57STUDIO 덕분에 여러모로 든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