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SeMA
키키 스미스 : 자유낙하 Rapture (2001)
2022
Client 서울시립미술관 SeMA
Project 키키 스미스 : 자유낙하 Rapture (2001)

서울시립미술관
키키 스미스 : 자유낙하
전시과 학예연구사 | 이보배
2022.12.15 – 2023.03.12

Seoul Museum of Art
Kiki Smith : Free Fall
Curator, Exhibition Division, Seoul Museum of Art | BO BAE LEE
2022.12.15 – 2023.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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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

기획 : 57STUDIO
구성 : 이소연, 하지민
촬영 : 이재민
편집 : 이미지, 하지민
D.I, C.G : 이미지

작업 소개

《키키 스미스 ― 자유낙하》 전시의 주요 작품과 컨셉을 소개하는 영상 시리즈를 기획 및 제작하였습니다. 키키 스미스가 직접 선택한 향으로 가득 찬 전시장을 시각화하기 위해, 관객의 존재를 장노출 기법으로 촬영하여 마치 향의 잔상처럼 표현했습니다. 짧지만 핵심적인 메시지를 담아, SNS 홍보용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이 작품의 깊이를 더욱 심도 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We planned and produced a video series introducing the main works and concepts of the exhibition Kiki Smith ― Free Fall. To visualize the exhibition space filled with scents personally chosen by Kiki Smith, we used long-exposure photography to capture the presence of the audience, expressing it as if it were traces of the scent. Although short and created for SNS promotion, the video was designed to convey key messages, allowing the audience to experience the depth of the works in a more profound way.

《키키 스미스  ― 자유낙하》는 신체에 대한 해체적인 표현으로 1980-1990년대 미국 현대미술사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온 키키 스미스의 아시아 첫 미술관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특징에 기초하여 조각, 판화, 사진, 드로잉, 태피스트리, 아티스트북 등 140여 점에 이르는 작품 중 전시 주요 작품을 소개한다. 1994년에 제작된 작품 제목이기도 한 ‘자유낙하’는 스미스의 작품에 내재한 분출과 생동의 에너지를 의미하며, 여성 중심 서사를 넘어 범문화적인 초월 서사를 구사하는 작가의 지난 40여 년간의 방대한 작품 활동을 한데 묶는 연결점으로 기능한다. 작가는 자신이 신체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가 단순히 여성성을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하거나 부각시키기 위함이 아니라 신체야말로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형태이자 각자의 경험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는데, 이러한 다층적 해석이 이번 전시의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다. 전시는 작가의 초기작부터 근작에 이르기까지 작품에서 일관되게 발견되는 서사구조, 반복성, 에너지라는 요소를 기반으로, 서로 느슨하게 연결된 세 가지 주제인 ‘이야기의 조건: 너머의 내러티브’, ‘배회하는 자아’, ‘자유낙하: 생동하는 에너지’를 제안한다. 스미스는 본인의 예술 활동을 일종의 ‘정원 거닐기’라 칭했다. 이는 여러 매체와 개념을 맴돌며 경계선 언저리에서 사유하는 배회의 움직임에 대한 상징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은 소외되거나 보잘것없는, 혹은 아직 닿지 않은 모든 생명에 대한 경의의 메시지를 담아 오늘도 작품으로 여실히 옮겨지고 있다. 1980-1990년대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굴곡을 유영해 온 스미스는 “나는 여전히 자유낙하 중이다.”라고 말한다. 느리고 긴 호흡으로 주변의 ‘크고 작은 모든 생명’에 귀 기울이며 상생의 메시지를 던지는 스미스의 태도야말로 과잉, 범람, 초과와 같은 수식어가 익숙한 오늘날 다시 주목해야 할 가치일 것이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 전시소개글

Rapture, 2001

<황홀>, 2001, 청동, 170.8 × 157.5 × 66.7 cm. 작가 및 페이스갤러리 제공. 사진: 리차드-맥스 트렘블레이.
Rapture, 2001, bronze, 170.8 × 157.5 × 66.7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Pace Gallery.

<황홀>, 2001

한 여성이 쓰러진 늑대의 배에서 걸어 나오고 있다. 마치 승리한 듯 당당한 모습이다. 작품을 보며 혹시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는가? 스미스는 성경, 신화, 동화 등 다양한 이야기 속 여성을 작품을 표현해 왔다. 또 관람객이 한 작품에서 하나의 이야기만 떠올리며 보기보다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상상하길 바랐는데 <황홀>이 바로 그런 작품이다. 스미스가 이 작품을 만들 때 떠올린 이야기는 4가지나 된다. 하나는 동화 ‘빨간 망토’다. 늑대에게 잡아먹혔던 소녀와 할머니가 늑대의 배를 가르자 살아나왔다는 내용이 나온다. 항상 늑대와 함께 다니는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 파리의 수호성인* 쥬느비에브의 이야기도 있다.
또 스미스는 이 작품에서 화가 보티첼리의 그림 <비너스의 탄생>의 여신 비너스나 예수의 어미니인 성모마리아를 떠올릴 수도 있다고 했다. 어떤 이야기가 떠오르느냐에 따라 작품의 제목이 <황홀>인 이유도 달라지지 않을까?

* 수호성인: 어떤 지역, 나라나 개인이 보호자로 정해 존경하며 따르는 성인. 천주교(가톨릭)의 오랜 전통으로 천주교 신자들의 세례명은 자신이 정한 수호성인의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