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윤세희
안녕하세요. 저는 판화작업으로 새로운 도시의 조형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작가 윤세희입니다.
저는 도시 이미지를 작업으로 표현하고 있는데요.
그 도시 이미지들이 여러분이 살고 있는 공간들처럼 보일 수 있지만, 또 각자 다른 시선들을 가지고 있거든요. 또 우리가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닐 수 있잖아요.
곤충이라든지, 물고기라든지 또 동물이라든지, 그런 것들이 똑같이 도시를 봤을 때 보일 수 있는 그런 도시의 새로운 시각이라든지, 변형된 새로운 도시의 공간이라든지, 그러한 공간들을 제 작업으로 풀어내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고요.
현재는 드라이포인트 말고도 회화라든지, 판화로서의 키네틱아트, 입체 판화 등 평면적인 도시 이미지들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또는 활동적으로 여러 가지 매체들을 도입해서 현재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 작업의 재료와 과정: 사진에서 판화로
저는 작업을 할 때 사진을 가장 기본적인 재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무작위로 공간에 대해서 제가 분할해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고요. 그 다음에 이제 제가 머릿속으로 상상이 되는 도시풍경을 완성하기 위해서 이 공간과 다른 공간을 연결하기도 하고 또는 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 공간을 없애기도 하고 또는 저만의 공간을 제가 다시 재탄생 시키기도 하거든요.
마치 신적인 입장이 됐다고 생각을 하면서 그 공간들을 다시 재배치하고, 그 재배치한 것들을 이제 그림으로 그려나가면서 순간 느껴지는 감각적인 것과 생각들(로부터) 다른 형태의 도시로 만들어 준다든지 그런 식으로 저만의 이제 도시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 작업의 재료와 과정: 드라이포인트 판화
드라이포인트 기법은 15세기 후반에 서양에서부터 이제 시작된 기법인데요. 이 드라이포인트 기법은 동판 위에 쉬운 용어로 송곳 같은 것으로 그림을 그리듯이 힘을 줘서 스크래치를 내면서 파내려 가는 것이거든요. 하얀색 종이에 연필로 그리는 것처럼 동판 위에 송곳으로 홈을 만들어가면서 그림을 그리신다고 생각을 하면 되고요. 정말 물리적인 힘으로만 손의 감각으로만 작업을 하는 기법이 드라이포인트 기법입니다.
연필이나 이런 것보다 세밀한 니들 같은 것으로 작업을 하기 때문에 가장 모든 것을 다 표현해낼 수 있는, 가장 세밀하게 표현해낼 수 있는, 판화기법이라고 생각이 되어집니다.
제가 성격이 너무 급하다 보니까 에칭이나 부식기법을 이용해서 오목판화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그런 경우는 부식통에 동판을 담가놓고 좀 오래 기다리면 그 스크래치가 난 부분이 화학적으로 움푹 파여져서 나오거든요. 그 부식통에 담가놓고 기다리는 시간을 (가지질) 못해요. 그래서 저는 정말 너무 힘들지만 그냥 앉아서 이렇게 계속 무엇인가 작업을 하고 그렇게 이제 힘들게 만들어진 도시의 공간이 작품으로 나왔을 때, 그 매력은 사진이나 그냥 그림으로 그렸을 때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느낌을 받기 때문에 계속 진짜 무슨 마법에 걸린 것처럼 계속 드라이포인트 작업으로
저만의 새로운 도시 공간을 다시 재구성하고 새롭게 계속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저의 힘으로 힘들게 만들어진 그 건물 자체에 대한 만족도도 정말 큰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기본적으로 사진을 사용해서 그것을 재료로 이용해서, 작품으로 그냥 편집만 해서 작품으로 표현해낼 수도 있지만 드라이포인트가 가지고 있는 그런 오리지널리티의 손맛이라든지 따뜻한 선의 느낌은 디지털이나 그런 사진 같은 것에서는 느낄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되어지거든요.
도시의 이미지가 조금 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공간을 더 백 프로 잘 표현할 수 있는 기법이 아닌가 생각해서 저는 아직도 드라이포인트 기법으로 도시 작업을 하는 것을 계속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작가의 도시
제가 예전에 살던 곳은 일산이라는 곳에서 살았거든요. 그곳은 이제 물론 저희 집은 아파트였지만 주위가 산과 아침에 일어나면 뻐꾸기 소리가 들리고, 약수터로 물을 뜨러 가기도 하고, 그런 곳에서 살았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그 지역이 재개발되면서 어느 순간 그 산과 논과 들이었던 곳들이 다 도시로 바뀌어 있는 것이에요. 그런데 저는 내가 당장 내일 죽을 수도 있다는 그런 무서움을 느꼈었어요.사람들이 들어 와서 살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 도시 그 건물들 사이사이의 이미지들이 굉장히 무섭고 삭막하게 느껴졌었거든요. 현재 저는 도시 속에서 살다 보니까 이제는 제가 그 도시들을 무서움으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또 그 무기체적인 것이 아니라 유동적으로 도시의 라인들이 움직이면서 새로운 제2의 자연을 형성해 내가고 있다고 생각이 되어지거든요.
그 건물들이 하나하나 우뚝우뚝 솟아나면서 도시가 이렇게 유생물처럼 이렇게 새롭게 변화된 모습,그 안에서 또 새로운 자기들의 조형적인 이미지를 찾아 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변해버린 도시가 너무 무섭게 느껴졌었는데 이제 제가 살아가면서 도시 공간 속에서 많이 살기도 했고 어린 시절부터 많은 경험을 하게 되잖아요. 살아온 과정들이 그 도시에 축적돼 있기 때문에 그렇게 무서웠지만 그런 것들이, 그 도시들이 지금 현재는 뭐 가장 따뜻한 곳으로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 도시의 시선
제가 그림을 그릴 때 제일 좋아하는 부분이 고물상 같은 것을 표현해내는 것을 되게 재미있어 하는데 조형적으로 사람들에게 아름답게 느껴지는 그런 소재라든지 공간은 아니잖아요.
작품 안에서 제가 그것들한테 다시 생명을 불어넣어줘서 이런 공간도 이렇게 예쁘게 표현될 수 있구나 이렇게 제가 제시를 해드리면 버려진 것들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되고, 순간적인 찰나, 또는 기억 그리고 예전의 그 공간에서 ‘아, 내가 무엇인가 했었는데’ 그런 추억들도 여러분한테 만들어 드리는 거 같기도 하고 그래서 계속 도시 작업을 하고 있기도 하고요.
여러 가지 시각으로 또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작품으로서 제시해드리고 싶은 제 욕심이 제 작업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