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미술관 LEEUM
인간, 일곱 개의 질문 - [Questions] 정재서 신화학자
2021
Client 리움미술관 LEEUM
Project 인간, 일곱 개의 질문 - [Questions] 정재서 신화학자

리움미술관
인간, 일곱 개의 질문 – “인간이란 무엇인가?”
‘질문들’ 인터뷰 시리즈
정재서 (신화학자)
2021

LEEUM
Human, 7 question – “What is Human?”
‘Questions’ Interview series
Jung Jae-seo (Mythologist)
2021

크레딧 보기

기획 | 리움미술관
김태연 책임연구원 (Education and Public Programs)

구성 및 편집 | 57STUDIO

촬영팀| 정재하, 김태우, 양용진
/ 엄준호, 이규연, 강원모

드로잉 : cucurucu

작업 소개

네 번째 인터뷰 영상에서는 신화학자 정재서 교수의 통찰을 다룹니다. 정 교수는 포스트 휴먼 시대에 접어든 오늘날, 우리가 다양한 사물과 교감할 수 있는 감수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이러한 변화로 인해 물활론적 감수성이 담긴 신화가 다시 주목받고 있으며, 이 시대에 필수적인 상상력, 이미지, 이야기의 기원이 신화에 있다고 언급합니다. 정재서 교수는 포스트 휴먼 시대에 다양한 존재들이 공존하는 가운데, 인간의 정체성을 고민할 때 신화적 사고를 되돌아볼 것을 권유합니다.

The fourth interview features insights from mythologist Professor Jeong Jae-seo. He emphasizes that in today’s post-human era, we need a heightened sensitivity to connect with various entities. He points out that due to this shift, myths imbued with animistic sensibilities are gaining renewed attention, and the essential origins of imagination, imagery, and storytelling in this era can be found in myth. Professor Jeong recommends revisiting mythological thinking when reflecting on human identity in a post-human era where diverse beings coexist.

프로젝트 내용

《인간, 일곱 개의 질문》展과 연계한 6개의 인터뷰 시리즈.
인간이란 무엇인지, 코로나 팬데믹과 인류세를 마주한 인간이 스스로에게 던져봐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국내외 석학과 참여 작가들에게 묻고 그들의 통찰을 들어본다.

출처 : 리움미술관

그동안 호모사피엔스를 유일한 존재로 생각을 해 왔기 때문에 많은 폐단들이 생겨난 것 아닙니까? 그것이 어떤 면에서 더 인간을 소외시켰어요. 인간은 다른 존재들과 함께 더불어 있을 적에 오히려 더 인간다울 수 있는 것이 거든요.

– 신화학자 정재서

포스트휴먼을 논하는 시대, 인간이 신화로부터 취해야할 중요한 의미는?

요즘은 신화가 귀환하는 시대다 이렇게 얘기를 하거든요. 그것은 신화가 오늘날 뭔가 부족한 것을 채워줄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고 또 필요한 것을 신화에서 얻을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한데요. 우선 중요한 것은 오늘날 사물과 교감할 수 있는 감수성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는데 신화에는 특히 물활론이라고 하죠. 사물이 살아있다는 그런 생각, 물활론적인 감수성, 이것이 신화에 굉장히 많이 담겨 있거든요. 신화라든가 동화를 보면 사물과 대화를 하지 않습니까? 하늘에 있는 별하고도 대화하고 또는 여러 사물들 나무하고도 대화하고 그러죠. 짐승들 하고도 그것이 바로 사물이 살아있다는 물활론적인 감수성인데 사실은 앞으로 우리가 AI 시대에 기계라든지 여러 물질과 교감해야 되거든요.

In an era when we talk about “post-human,” what significance can humans find in myths?

These days, myths are making a comeback. That’s what people are saying. That means that myths can provide something that’s missing today. It also means that myths offer us a source of some things that we need. The most important thing  is that today we really need a sense of communing with objects. Myths are full of animism. They are rich in the notion that objects are alive, and infused with animist awareness. Characters in myths and fairytales converse with objects. They talk with the stars in the sky and with various objects, and with trees and animals. That demonstrates an animist sense that objects are alive. In the future, in the age of artificial intelligence, we will have to interact with machines and various other objects.

그래서 특히 신화의 물활론적인 감수성, 교감능력 이것이 앞으로 상당히 요청된다, 그런 말씀을 드릴 수 있고요. 또 한 가지는 앞으로 이 시대에 필요한 능력이라는 것은 상상력하고, 이미지하고, 스토리의 능력인데 이 세 가지의 원형, 원천이 바로 신화에 있다는 것이죠 우리가 제일 먼저 생각한 것이 신화에 있고 제일 먼저 그려낸 이미지도 신화에 있고 가장 오래된 스토리도 신화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신화로부터 얻어 올 것이 굉장히 많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So in the days to come, there will be considerable demand for the animist awareness and powers of communion found in myths. Other abilities we will need in the future are those of imagination, imagery and storytelling. The original forms of all of these lie in myths. Myths contain the first things we ever thought of and the first images we produced. They are our oldest stories. In that sense, there are so many things that myths have to offer us.

‘인간다움’이란 무엇일까요?

인간다움이라고 하면 우리가 근대 이후에 지금까지 생각해 온 것은 호모사피엔스, 곧 인간만이 유일한 이성을 갖고 있고 인간만이 독보적인 존재라고 하는 이런 생각이죠. 그리고 인간이 주체가 되고 하는 그런 생각인데 그런 면에서 인간다움이라는 규정을 한다면 결국은 이제까지 우리가 해온 휴머니즘의 규정을 벗어날 수가 없죠. 근데 앞으로 인간다움이라고 한다면 그 인간이라고 하는 것 속에 인간 주변의 자연과 여러 가지 사물들까지 같이 포괄되는 것이어야 한다, 아까 교감 얘기를 했습니다만은 이제는 인간다움이라고 할 적에 그동안 우리 인간 중심으로만 생각하는 호모사피엔스를 유일한 존재로 생각을 해 왔기 때문에 많은 폐단들이 생겨난 것 아닙니까? 그것이 어떤 면에서 더 인간을 소외시켰어요. 오히려 인간은 다른 것들과 다른 존재들과 함께 더불어 있을 적에 오히려 더 인간 다울 수 있는 것이거든요.

What is “human-ness?

Since the beginning of the modern age we’ve believed that only homo sapiens, only humans, possess reason. That no other being is equal to humans. And that humans are the main agents in the world. In that sense, no definition of “human-ness” can be free from the definition of humanism that we’ve been using until now. But in the future, “human-ness” must include the things around humans like nature and various objects. I just mentioned communion. Until now, when we talked about human-ness we thought only in anthropocentric terms and of homo sapiens as a unique being. This caused a lot of harm. In some ways, it made humans even more isolated. In fact, humans can only become more human when they’re together with other things and with other beings.

저는 그 인간다움의 속에는 자연이라든가 여러 다른 존재들까지 같이 포함되어야 하는데 그런 상상력, 그런 감수성을 신화에서 찾는다면 저는 반인반수(를 예로 들고자 합니다) 반인반수는 우리가 괴물로 생각했죠. (인간)이 자연이라든가 다른 존재하고도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 준 것이 사실은 반인반수거든요. 그리스 신화에서는 반인반수 중 가장 대표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 미노타우로스죠. 사람 잡아먹는 괴물로 아주 부정적으로 나타나요. 왜냐하면 인간만이 표준이라는 생각 때문에 그리스 시대에는 이미 인간이 표준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죠 그리스 신화에서 그럼 반인반수는 뭐냐? 인간의 모습에다가 인간보다 열등하다는 자연, 동물의 모습이 들어갔기 때문에 그리스 신화에서 이 반인반수는 대개 사악한 괴물들이죠. 근데 그런 생각들은 너무나 인간만을 중심으로 한 생각이죠.

I think human-ness must include nature and various other beings. When you look for that kind of imagination and awareness in myths you find creatures that are half-human, half-beast, [for example.] We’re used to thinking of such creatures as monsters. But in fact, human-beast hybrids show [humans] coexisting with nature and other beings. In Greek myth, the best known human-beast hybrid is the Minotaur. It’s portrayed in very negative terms, as a monster that eats people. Because the notion that only humans are normal was already dominant in Ancient Greece. So what, then, is a human-beast hybrid in Greek myth? Generally, it is an evil monster. Because it introduces images of inferior nature and animals to the image of humans. Such notions are profoundly anthropocentric.

사실은 반인반수의 모습은 인간과 동물 자연이 함께한 모습이고 그런 모습이 오히려 어떻게 보면 완전한 인간의 모습일 수도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동양 신화에서는 특히 고구려 벽화 같은 데서는 이 반인반수가 완전한 신 가장 바람직한 모습으로 그려지거든요. 오늘날 우리가 정말 인간다움의 어떠한 모습을 상상한다면 인간만을 유일한 존재로 추구하는 것보다 이렇게 인간과 다른 존재가 함께 하고 있는 반인반수의 모습에 대해서도 그것을 괴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고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된다는 그런 생각입니다.

In fact, human-beast hybrids represent the coexistence of humans, animals and nature. In a way, it could be that such images are actually images of perfect humans. So in East Asian myths, particularly in places like Goguryeo murals, human-beast hybrids are depicted as perfect, ideal beings. Today, when we imagine true human-ness, rather than thinking of humans as unique beings, we also need to think about images of human-beast hybrids,n which represent co-existence between humans and other beings,nand consider them in a new lightnrather than seeing them merely as monsters.

관람객들이 이 전시를 볼 때 무엇을 생각해 보면 좋을까요?

앞으로 인간의 정체성에 혼란이 올 수도 있는 시기이죠. 왜냐하면 이 포스트휴먼 시대라고 하는 것은 인간과 비슷하거나 다른 어떤 존재들이 하나의 공민으로서 시민으로서 같이 공존하는 이런 시대거든요. AI도 있겠고 이미 SF 영화에서 그런 것들이 많이 나오죠 유전자 복제인간도 있겠고 또 사이보그도 있겠고 여러 가지 있겠죠. 그런 존재들이 있을 적에 우리가 더욱 느끼게 되는 것은 결국 인간의 정체성 문제죠. 혼란스럽죠. 사실 그런 경우에는. 그런데 우리가 길을 잃으면 어떻게 합니까 반사적으로 취하는 행동 중의 하나가 뭐냐 하면 출발했던 데로 가 보는 것이죠. 출발점에서 다시 한번 걸어가 보면 길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What would you like viewers to think about while viewing this exhibition?

We are entering an age that may bring confusion about human identity. Because the post-human age is one in which beings similar to humans or different to us may coexist with us as equal citizens. There will be artificial intelligence and things we’ve already seen in sci-fi films like genetically-cloned humans and cyborgs. When we have things like that we’ll end up questioning human identity more intensely than before. It will be confusing. What do we do when we lose our way? One action we take instinctively is trying to return to our starting point. Starting again from the beginning often allows us to find our way.

그것처럼 저는 우리의 정체성 인간의 본질에 대한 그런 생각이 필요할 적에 신화를 한 번 생각해 보면 신화는 우리의 출발 점이죠. 우리가 맨 처음 이 세상에 나와서 처음으로 생각을 하고 처음으로 욕망했던 것들을 이야기로 풀어낸 것이 바로 신화란 말이죠. 그래서 우리의 원형이 담겨 있다고 얘기를 하죠 정체성의 혼란이 오거나 본질을 사유하고 싶을 적에 신화적인 생각으로 한번 돌아가 볼 필요가 있다.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In the same way, when we need to think about our identity and about basic human nature, myths can function as our starting point when we think about them again. Myths are stories that decipher our very first thoughts and desires during our earliest days in the world. That’s why we say they contain our archetypes. When we’re confused about our identities or we want to think about our basic natures we need to return to mythical thought. That’s what I’d like viewers to think ab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