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소개

57STUDIO는 아시아예술극장 개관 페스티벌의 사전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컨템포러리 토크의 하이라이트 영상 구성 및 편집을 담당하였습니다. 본 토크는 서울 두산아트센터와 공동 주관으로 열린 행사로, 참여 아티스트, 평론가, 기획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아시아’와 ‘오늘’을 주제로 동시대 예술, 문화, 사회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 자리였습니다.

아시아예술극장은 ‘아시아 동시대 예술’을 새롭게 정의하고자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해온 플랫폼으로, 개관 페스티벌은 그 방향성과 비전을 집약한 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시의 토크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유의미한 사유의 흔적으로 남아 있으며, 57STUDIO는 그 논의의 핵심 장면들을 정제된 시선으로 포착해 오늘날에도 유효한 예술 담론의 아카이브로서 영상 콘텐츠를 완성하였습니다.

The Asia Arts Theater, which explores what ‘Asia’ means today and the perspectives and attitudes towards discussing the present, recognized the importance of these questions and fostered communication that transcends nations and cultures by bringing together diverse voices. The opening festival is a celebration that encapsulates this vision and direction, serving as an ever-evolving forum that redefines ‘contemporary Asian art.’

As a preliminary program for the opening festival, we co-hosted a contemporary talk event with the Doosan Art Center in Seoul. This event was a gathering where artists, critics, and curators participating in the festival came together to discuss contemporary issues in Asia, art, culture, and society. The meaningful conversations from this event have been preserved as a valuable archive to this day, and 57STUDIO planned and edited the highlight videos of this talk.

김성희

프리 라이젠이 생각하는 한 사회에서 예술의 역할이란 무엇이어야 되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프리라이젠

“저는 학자도 아니고, 이것에 관한 이론가도 아니기 때문에, 예술이 사회에서 수행해야 하는 역할에 대해 저의 개인적인 의견을 말해 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정말 많은 것을 우리에게 강요하고,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우리는 끊임없이 일을 합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이 사회를 바라보고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세계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주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저희가 수행하지 못하는 이 역할을 바로 특정한 어떤 집단에게 위임을 하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우리 사회를 대신해서 바라보고, 분석하고, 또 비판하고, 또 우리가 지금 있는 세계로부터 다른 곳으로 우리를 데려가 줄 수 있는 어떤 다른 비전들을 고안해 내 달라고 부탁을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예술가들입니다. 진짜 예술가들입니다. 가짜 예술가들 말고 진짜 예술가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의 시스템을 고안했습니다. 바로 세금의 일부를 배정을 해서 그들에게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시간, 이 사회에 대해서 분석하고, 바라보고, 또 어디가 이 사회의 가장 아픈 부분인지를 포착해 내고, 가장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 어디인지를 발견하는 것이 그들의 임무가 됩니다. 그리고 또한 예술가들이 우리에게 제안해 줄 수 있는 것은 얼마나 인간이라는 존재가 미약하고 작은 존재인가라는 것입니다. 이 사회는 우리에게 항상 최고가 되기를 강요하고, 항상 승자가 되기를 강요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우리는 가장 아름답지도 않고, 가장 강하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작은 병아리나 다름없는 그런 존재들입니다. 하지만 예술가들은 우리가 하잖은 존재라고 비웃는 것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나약함이나, 그 나약함으로부터 나오는 아름다움, 그런 것들을 인정하고 또 그것의 이면에 있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포착해나가는 것이 아티스트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는 너무나도 복잡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단순화하는 법들을 배우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클리셰들을 이용하게 되고 기존에 가지고 있는 관념들에 의지하게 됩니다. 사회에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너무 많은 정보들을 해석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아티스트가 제게 해주는 것은 바로 그런 고정관념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것입니다. 현실을 다르다고 지적해 주는 것입니다. 현실은 훨씬 더 복잡하고 그 현실의 복잡함을 직면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될 일입니다. 그래서 이 아티스트들은 저희에게 영감을 주고 제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이 생각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안해 줍니다. 그들은 마치 이렇게 단순화된 삶에 있어서 어떤 균형추와도 같습니다.

또 하나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의 정치적 세계들이 우리에게 두려움이나 공포심을 심어준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을 마치 작은 강아지처럼 행동하게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에게 두려움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그들이 우리에게 주는 공포는 그것입니다. 우리와 다른 모든 것들에 대해서 두려워하고, 공포를 가지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의 사회를 심각하게 병들게 하고 있습니다.

거울의 본인의 얼굴을 보는 것은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지루해집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마주하고, 그들의 다른 생각을 접하고, 다른 종교나 다른 배경들을 접하게 되는 것에는 항상 새로운 질문들과 새로운 호기심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예술은 내가 기존에 세계를 바라보던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고 다른 사람의 관점으로 볼 수 있게 우리의 시야를 넓혀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제게는 그렇고, 관객분들에게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김성희

한국에서 동시대 예술, 그러니까 컨템퍼러리 아트, 뭐 이렇게 하면 처음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난해하다’ ‘어렵다’ ‘일부 소수만을 위한 건데 그것이 왜 우리가 세금으로 지원을 해가지고 서는, 우리가 해야 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이런 것들에 대한 많은 의문과 질문들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프리라이젠

한국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에서 지금 그렇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혼동하고 있는 개념들이 있습니다. 바로 예술과, 문화, 엔터테인먼트입니다. 엔터테인먼트 같은 경우에는 상업의 영역에 속해있고, 또한 국민들의 세금이 필요하지 않은 영역입니다. 왜냐면 그들은 그 상업 자체로도 충분히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엔터테인먼트에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충분히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우리가 지친 하루의 충분히 릴랙스하고 쉴 수 있는 도구로서의 엔터테인먼트도 충분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문화 같은 경우에는 구체적인 영역이라기보다는 생활방식이라는 아주 큰 영역까지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개념입니다. 이에 반해 예술은 제가 조금 전의 질문에 대해 답변을 했을 때와 같이, 아주 구체적인 작은 영역을 말하는데, 이것은 마치 한 기업에서 비교를 한다면, ‘연구 개발(R&D)’ 부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많은 기업들은 많은 투자를 R&D 부분에 합니다. 왜냐하면, 거기서 바로 새로운 발명들이 나오고, 새로운 가치들이 개발이 되고, 그를 통해서 그것들이 결국에는 새로운 상품으로 이어져서 수익이 창출하기 위한 기회를 갖기 위해서는 이 R&D가 정말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회와 기업을 동일한 비유로 생각할 수는 없겠지만, 저는 바로 예술이 이 기업에서의 R&D 역할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거기에서 사고를 하고, 또 철학이 만들어지고,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창안됩니다. 거기에서 바로 계속해서 변해가는 사회 속에서 어떤 식으로 우리가 계속해서 사고를 변화해가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들이 거기서 출발합니다.

김성희

동시대 예술이 어렵다는 비판, 그것이 대중이 아닌, 소수의 엘리트 만을 위한 것이라는 비판, 이런 것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답변 다시 요청합니다.

프리라이젠

이것에 대해서 두 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여러분들이 들으면 충격적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엘리트라는 개념에 대해서 반대하지 않습니다. 저는 엘리트라는 집단이 아주 작은 자기들만의 근친상간의 이루어져 있는 꽉 막혀있는 베타적인 집단일 경우에만 엘리트라는 개념에 대해서 반대합니다. 만약에 그것이 대중을 향해서 열려있고 좀 더 확장의 가능성이 열려있는 엘리트라면 저는 그 아이디어에 충분히 찬성합니다.

이 관객들을 향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것이 프로그램을 단순화하고, 쉽게 만들고, 하향 평준화하는 것만이 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좀 더 관객들을 향해서 이것이 당신의 이야기이고, 당신에게도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제기하고, 당신 또한 엘리트 그룹에 포함된다는 것을 다시 주지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동시대 예술이란, 오늘날 만들어진 것이고, 오늘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고,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관객들을 향해서 만들어진 것이고, 오늘날 이 세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고, 이 세계가 어디에서부터 왔고, 앞으로 어디로 나아가는가에 대해서, 나아가야만 하는가에 대해서 제시하는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젝트 내용

컨템포러리란 무엇인가.
예술가의 동시대성은 무엇인가.

‘컨템포러리 토크’는 동시대 공연예술계를 이끌고 있는 예술가, 프로그래머, 큐레이터의 현재 고민과 비전을 들어보는 무료강연 프로그램이다. 2015년 1월부터 7월까지 한 달에 한 번, 총 7회 진행된다. 영화, 공연, 미술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며 우리와 함께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예술가들이 지금 이 시간들을 어떻게 보고, 듣고, 생각하고 있는지 들어본다. ‘컨템포러리 토크’에 참여하는 아티스트들의 작품은 2015년 9월 아시아예술극장 개관페스티벌에서 만날 수 있다.


What is Contemporary?
What is the Contemporaneity of an Artist?

Contemporary Talk is a free lecture program where we hear the current concerns and visions of artists, programmers, and curators leading the contemporary performing arts scene. It runs once a month from January to July 2015, for a total of seven sessions. We listen to how artists, who are active in various fields such as film, performance, and visual arts, and who live in this era with us, see, hear, and think about these times.

The works of the artists participating in Contemporary Talk can be seen at the opening festival of the Asia Arts Theater in September 2015.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홈페이지 강연 소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