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MMCA
✍️ 열린강좌 미술관소장품강좌 (오지호, 장욱진, 안중식)
2020
Client 국립현대미술관 MMCA
Project ✍️ 열린강좌 미술관소장품강좌 (오지호, 장욱진, 안중식)

국립현대미술관
열린강좌
미술관소장품강좌
2021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
Open Class
MMCA Collection
2021

작업 소개

국립현대미술관 윤범모 관장이 들려주는 소장품 10분 강좌로, 작가 12명의 작품을 매주 수요일 Youtube LIVE 를 통해 공개하였다.

크레딧 보기

크레딧

제작: 국립현대미술관
기획: 강지영
영상: 57STUDIO

프로젝트 내용

10분 영상으로 만나는 소장품, 열린강좌 – 미술관소장품강좌
국립현대미술관 윤범모 관장이 들려주는 소장품 이야기

1. 오지호 Oh Jiho, 남향집 Sunny Place, 1939
2. 장욱진 Chang Ucchin, 마을 Village, 1956
3. 안중식 An CHoongsik, 산수 Landscape, 1912

4. 정찬영 Jung Chanyoung, 공작 Peacock, 1937
5. 이인성 Lee Insung, 카이유 Kaiyu, 1932
6. 최욱경 Choi Wook-Kyung, 환희 Joy, 1977

오지호, 남향집 Sunny Place, 1939

여러분, 푸른색 그림자를 보셨습니까?
그림자 하면 검은색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고목나무의 그림자를 푸른색으로 표현한 그림이 있습니다. 바로 오지호의 작품 <남향집>이 그렇습니다.

Oh Jiho, Sunny Place, 1939

Did you all see the blue shadow?
You would expect a shadow to be painted in black. Yet there is a painting that portrays the shadow of an old tree in blue. It is the work by Oh Jiho.

개성 시절, 1939년경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오지호의 <남향집>은 초가집 앞마당에 서 있는 고목, 이 나무의 그림자를 검은색이 아닌 푸른색으로 표현하였습니다. 특이하게 풍경을 해석하는 방식의 작품이 되겠습니다. 오지호는 한국 근대 미술사에서 인상주의 화풍을 완성한 절정의 화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화가는 자연을 해석할 때 어떻게 독자적인 색채 감각을 만들었을까요?

‘녹색 태양’ 이란 말이 있습니다. 바로 인상주의 화풍과 연결되는 문제입니다. 인상주의 화풍은 태양빛을 아주 중요시 여겼습니다. 튜브(물감 튜브)라는 새로운 용기가 발명됨으로 인해 화가들은 튜브를 가지고 야외로 나갈 수 있었습니다. 야외에서 작업을 하다보니 태양빛의 중요함을 화면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태양광의 미묘한 변화, 태양광의 속성을 화가들은 화면에 담기 시작했지요. 오지호의 <남향집>이 바로 그러한 예가 되겠습니다.

In Oh’s , painted around 1939 when the artist was in Gaeseong, the shadow of an old tree, standing in the front yard of a thatched-roof house, is expressed not in black but in blue. The work interprets the landscape in an unusual manner. Due to his mastery of a unique impressionist style, Oh Jiho is recognized as one of the greatest painters in Korean modern art history. In his interpretation of nature through painting, how did this artist achieve such an original sense of color?

There is the term “Green Sun” It is an issue linked to the Impressionist style. Impressionists considered sunlight very important. After the new vessel called the paint tube was invented, artists could easily take their paint outdoors. While working outdoors, they began to capture the importance of sunlight in their picture-planes. They began to include the subtle changes of the sunlight, and its various properties. Oh Jiho’s is a perfect example.

푸른색 그림자죠. 그림을 자세히 보면 초가의 일부분이 보이고 따뜻한 양광이 마당 가득하게 차 있고 검은색 고목이 화면 중심을 차지하고 있고 고목의 그림자 앞부분에 돌을 쌓은 석축 뜰에는 삽살개가 졸음에 겨워서 누워 있고 문 열린 집, 안에서 밖으로 나오는 붉은색 옷을 입은 소녀가 있습니다. 작가의 딸로 알려져 있는데요. 작가는 훗날 ‘생애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기의 개성 시절이었다’고 회고한 바 있습니다.

개성 시절 10년 동안 오지호는 화단에 우뚝 솟는 토대를 마련합니다. 절친한 친구 김주경의 후임으로 송도고등보통학교의 교사로 재직하게 되는데 <남향집>을 제작한 무렵 김주경과 같이『오지호·김주경 이인화집(二人畫集)』이라는 원색 화집을 출판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원색 화집의 첫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는『이인화집(二人畫集)』 『이인화집(二人畫集)』에 수록된 두 화가의 풍경과 인물은 인상주의를 비롯한 새로운 화풍을 증거하는 작품이지요. 오지호는 아주 특이한 화가의 역정(歷程)을 보여주었는데 고향인 전남 광주에서 활동하면서 많은 후학을 기르며 화업을 하였습니다.

Blue shadows. If we look more closely at the painting, we can see part of the thatched-roof house, the warm sunlight filling the yard, a dark, old tree positioned in the center of the picture-plane, the shadow of the tree, stones stacked up in the foreground, a white dog dozing in the yard, and a girl in red, exiting through the open door of the house. She is said to be the artist’s daughter. In later years the artist recalled, “Those were the happiest, most beautiful days of my life in Gaeseong.”

During that decade in Gaeseong, Oh built the foundation from which he would rise to prominence on the art scene. He became a teacher at Songdo High School, as a replacement for his close friend Kim Jukyoung. Around the time Oh was painting , he also published, together with Kim Jukyoung, a color catalog titled 『Oh Jiho & Kim Jukyoung Duo Catalog』. This book was one of the first attempts in Korea to print an art catalog in color. And the landscapes and figures by the two artists in the book were works that attested to the new painting styles, such as Impressionism, that were emerging in Korea. Oh Jiho demonstrated a singular life journey as an artist, living in his hometown of Gwangju, working rigorously, and educating many students.

6.25 전쟁 중에는 지리산에서 살게되는 특이한 경험도 하고 5.16 이후에는 영어(囹圄, 감옥살이) 생활도 하고 이러저러한 굴절이 많았던 생애를 보냈습니다. 한편으로는 승마를 즐기기도 하고 한자 부흥 운동에 쓰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전시를 열 정도로 한자에 대한 중요성을 온몸으로 펼쳐나간 특이한 경력도 있습니다.

자연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해석의 독자적 시각푸른색 그림자, 작품을 보면서 예술성, 작가의 독창성을 생각하게 하는 오지호의 <남향집>을 함께 감상하셨습니다

He lived a life of twists and turns, including the unusual experience of living in the Jiri Mountains during the Korean War, and being imprisoned following the May 16 military coup. He enjoyed horse riding, and was extraordinarily devoted to promoting the use of Chinese characters, for which he even organized exhibitions to raise funds for the Chinese character revival movement.

How to interpret nature? With independent perspectives and interpretations. Blue shadows, inviting us to contemplate on the artistic qualities and originality of the artist: This was , by Oh Jiho.

장욱진, 마을, 1956

장욱진하면 잔잔한 울림을 주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장욱진하면 작품 규모가 아주 작습니다. 좀 과장되게 표현하면 손바닥 그림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소품 위주로 작업을 했습니다. 그 작품 내용에 담기는 소재도 아주 단순하고 작가는 ‘나는 심플하다’ ‘단순하다’ 이런 말을 즐겨 사용했는데 그림 속에 담겨지는 내용도 아주 단순하고 그 대상을 표현하는 방식도 아주 단순하고 달리 표현하면 어린 아이의 그림처럼 그렇게 보이기도 합니다. 아주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렇지만 그 작품의 담긴 철학적 배경은 아주 심오합니다. 장욱진 그림이 주는 아주 묘한 매력일 텐데요. 장욱진 오늘 우리는 장욱진의 1956년 <마을>이라는 제목의 작품을 같이 감상하겠습니다.

Chang Ucchin, Village, 1956

Chang Ucchin… The artist‘s name seems to give off calm reverberations. In particular, Chang Ucchin’s works are very small. Exaggerating just a bit, one may say he made palm-sized works. The subject matter of his works is very simple as well. The artist himself often commented, “I am simple.” Likewise, the contents of his paintings are very simple, and the methods of expression also are very simple. Sometimes they look like children’s paintings. They are works one can appreciate easily and without burden. Nevertheless, they have a profound philosophical background. This is one of the unique charms of Chang’s paintings. Artist Chang Ucchin. Today we will look at a work titled Village, painted by the artist in 1956.

일단 이 작품의 외형적 특징을 같이 볼까요? 크게 보면 마을인데 이 마을이 우리가 생각하는 마을의 표현이 아닙니다. 나무를 크게 그려 상하로 화면 구성을 했고 화면 윗 부분에는 푸른 나무 두 그루가 있고 화면 중앙에는 나무 한 그루가 있고 그 양쪽으로 집이 있습니다. 상하로 나뉘어진 화면 구성입니다 아래에는 큰 집이 있는데 집의 중앙에는 인물이 가득 차 있습니다. 사진을 찍은듯한 풍경이 아니라 작가가 대상을 임의로 해석해서 연출한 풍경처럼 보이네요, 나무를 살펴보면 나무 속 줄기까지 보이게 표현했습니다. 나무를 표현할 때 나뭇잎으로 가려 나무줄기나 가지는 표현하지 않는 일반적인 예와 달리 장욱진의 이 작품에서는 나무줄기가 보입니다 뼈대를 표현한 것이죠. 그런데 나무 줄기가 좌우대칭으로 표현되어 있네요. 안정감을 주려고 이렇게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푸른색 원형 바탕에 나무의 전체적인 형태를 표현하면서 나뭇잎 속에 줄기를 대칭으로 강하게 세웠습니다. 집과 나무 사이에는 개와 가축과 같은 동물이 보이고 하늘에는 해와 같은 원형이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탕은 하늘색이 아니고 흑색에 가까운 어두운 배경으로 처리했습니다. 아주 특이한 바탕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Shall we first look at the formative features? Seen as a whole, it is a village. However, it is by no means a conventional portrayal of a village. Large trees are painted in the upper and lower sections to compose the picture-plane,with two green trees in the upper part, and a single tree in the lower part, with houses on each side of it. In composition, the canvas is divided horizontally into two sections. In the lower left corner there is a large house with a human figure in the center, filling the entire space. As you can see, it is not a photograph-like representation, but a scene staged according to the artist’s free interpretation. Take a closer look at the tree, and you can see that all of its branches are visible.

Unlike more common examples, where parts of trunks and branches are covered by leaves, We can see the trunk and all the branches in Chang’s painting. It is a expression of the skeleton. Moreover, the branches are painted symmetrically. It seems that he did this to give a sense of stability. While portraying the overall shape of the tree against a green, rounded background, the artist has erected a powerful symmetric stem. Between the houses and the trees are a dog and other livestock, and a circle in the sky suggests a sun. However, the background color is not sky blue, but a darker tone, resembling the color of earth, indeed a peculiar color for a background.

집 역시 밝은색이 아니라 어두운색 계통으로 표현했는데 집 속에 있는 인물, 참으로 묘합니다 문 혹은 창문 가득 인물을 꽉 차게 표현했는데 일반적인 인체 표현과는 다른 아주 독특한 모습이 보입니다. 화법상 특징을 다시 보면 먼저 원근법이 무시되어 있네요. 가깝고 먼 표현, 원근 표현을 생략했고 입체감을 염두에 둔 음영법을 무시하였습니다. 그림자와 같은 입체감을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이지요. 대상을 평면화시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것도 디자인처럼 각 요소, 요소를 나열하는 형식으로 표현했습니다.

장욱진은 마을과 더불어 가족 풍경도 많이 남겼는데 마을이라는 것, 특히 가족이라는 것 근대기의 삶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장욱진은 식민지 시대 일본 유학을 했고 전쟁 이후에는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기도 하고 그 이전에는 박물관에서 근무하기도 했습니다. 전통을 작품 세계에 중요한 영양분으로 삼았다는 뜻이겠죠. 어린 시절에는 예산 수덕사에서 만공스님 문하에서 잠시 거주한 적도 있습니다. 이를 장욱진의 회화 세계와 사상적 연결을 찾아본다면 불교의 선(禪) 세계와도 이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선풍(禪風), 선(禪)적인 요소가 작품에 듬뿍 스며있다고 해석할 수가 있죠.

The houses as well are not painted in bright colors, but in darker shades, and the people in the houses are also quite peculiar. They seem to fill up doors and windows, very differently from most depictions of human figures. As for the characteristics of Chang‘s painting method, you can see that he disregards the law of perspective. He has omitted portrayal of close and distant scenes, and ignored any shading technique based on a sense of volume. In other words, he has not considered depicting shadows. Instead, he has flattened his subjects. He uses a form that arranges the elements in rows, like a kind of design.

Besides village scenes, Chang Ucchin also painted many family images. Such emphasis on villages and families reflects life in the modern days of Korea. Chang studied in Japan during the colonial era, and after the war, became a professor at Seoul National University. Previously, he had worked at a museum. I imagine that this led him to recognize tradition as important nourishment for his world of work. As a child, he lived for a time at Sudeok Temple in Yesan, receiving the teachings of Priest Mangong. If we are to identify a philosophical connection with Chang’s paintings, we may say his works are linked to the Buddhist world of Zen. We can interpret them as being permeated with elements of Zen.

부인 초상인 <진진묘>라고 하는 아주 유명한 작품이 있습니다. 부인의 초상화인데 뢴트겐의 사진 촬영처럼 뼈대를 보이면서 단순한 형태로 인물을 그린 바가 있습니다. 장욱진은 조그만 화면에 모든 이야기를 단순한 형태로 담고자 하는 큰 특징이 있습니다. 장욱진 그림의 주요 상징적 소재라고 할까요? 까치가 즐겨 등장하는데요 하늘을 날건 나무에 앉아있건 까치들이 즐겨 등장합니다. 까치는 아시다시피 기쁜 소식을 전해 주는 하늘의 메신저로 각광을 받는 새 중의 하나입니다. 하늘을 나는 이 새들 보면 대개 쌍쌍으로 짝을 이루어서 날게 되는데 단순화되고 상징화되는 화법 상의 특징을 볼 수 있습니다. 장욱진 화풍의 일반적 예라고 할 수 있죠.

6.25 전쟁 시기에 그린 자화상을 보면 보리밭에서 연미복을 입고 기다란 검은 우산을 들고 있는 신사풍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합니다. 전쟁기에 그 참혹한 현실을 벗어나고자 하는 하나의 이상을 표현하였다고 볼 수도 있고 좀 더 비판적으로 해석한다면 현실성을 배제한 화풍이라고 볼 수도 있는 독특한 작품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One of the artist‘s most famous pieces, titled Jinjinmyo, is a portrait of his wife. The figure is drawn in a simple form revealing her skeleton like an X-ray image. A typical characteristic of Chang Ucchin’s painting is that he includes all his stories simply in a small picture-plane. The magpie appears often in the artist’s works, and may be seen as a symbolic subject. Sometimes the magpies are flying in the sky, and at other times they perch on tree branches. As you know, people are fond of the magpie, because it is a messenger from the sky, bringing happy news. The birds flying in the sky are usually in pairs, another of the artist‘s characteristic painting methods to simplify and symbolize. This is a typical example of Chang’s painting style.

In his self-portrait painted during the Korean War, there is a gentleman-like figure dressed in a tailcoat, standing in a barley field, and holding a long, black umbrella. Two interpretations are possible. One is that he tried to express an ideal situation, in hopes of escaping from the miseries of war; a more critical interpretation is that it is a unique work, excluding any sense of reality.

장욱진은 화실이 있던 지역에 따라 덕소 시대, 명륜동 시대, 수안보 시대 이렇게 여러군데 옮겨 다니면서 작업을 했습니다. 그래서 시대의 구분이 가능하지요. 그러면서도 일관되게 지킨 화풍은 단순한 소재 등장되는 소재도 소수란 이야기지요. 표현 방식도 아주 단순하게 아동화처럼 표현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욱진의 유화 작품의 경우 700여점 정도 남아 있는 것으로 헤아려지는데 주옥과 같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년에는 매직펜 같은 것으로 일필휘지 하듯 단순하게 여러 대상을 표현한 작품이 많이 남아 있는데 간략하게 말하자면 절제미를 보여주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장욱진, 아주 독특한 화풍의 화가라 하겠습니다. 저는 장욱진 작품을 보면서 마을 공동체, 가족애를 느끼게 됩니다. 가족애, 여기서 가족이라는 것은 사람끼리의 가족뿐만 아니라 나무, 새, 가축 대상의 폭을 넓히는 일종의 범생명적인 가족애, 그러한 마을을 느끼기도 합니다. 장욱진 그림은 평화로움, 이상향과 같은 것을 느끼게 하는데 비록 규격은 작지만 작품 속 울림은 잔잔하게 들려오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 봅니다. 소품이지만 공동체 정신을 들려주는 장욱진 화풍 1956년 <마을>이라는 작품을 보면서 어려운 시기의 공동체 의식 이런 열쇳말을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According to the location of the artist’s studio, Chang’s career can be divided into three periods: Deokso period, Myeongryundong period, and Suanbo period, as he moved around a lot during his lifetime. Yet, he maintained a consistent painting mode: simple subjects and subject matter. His methods of expression were also minimal, portraying subjects simply, like children’s drawings. It is estimated that about 700 of his works remain, all of them made by the artist using oils. They are all masterpieces. In his later years, Chang made many drawings of various subjects using implements such as magic markers with rapid, simple strokes. Putting it simply, he made works that show the beauty of temperance.

I must say, Chang Ucchin was an artist of unusual style. While looking at his works, I feel a sense of village community spirit and love of family. Chang‘s family love was not limited to people, but embraced a broader kinship with all living things, such as trees, birds and animals, which together form the feeling of a village. His paintings give a sense of peace or a vision of utopia. Though they are small in size, their resonance is gentle and steady as they touch us within. Looking at Chang Ucchin’s small paintings, which tell us about community spirit, and particularly looking at his Village, we are moved to think about the value of community consciousness in times of hardship.

안중식, 산수, 1912

오늘은 심전(心田) 안중식의 작품 <산수> 10곡 병풍 대작을 감상하시겠습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심전 안중식은 조선 왕조 시대의 마지막 대표 작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An CHoongsik, Landscape, 1912

Today we will take a look at Simjeon An CHoongsik‘s masterpiece Landscape, which is painted on a ten-panel folding screen. As you know, Simjeon An CHoongsik was one of the last artists representing the Joseon Dynasty.

이 산수화를 통해 조선 왕조 사대부들의 정신 세계를 짐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산수화’ 하면 자연을 소재로 그린 작품이지만 사실 실재하는 자연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사대부, 문인(文人 의 이상향을 화면에 옮긴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종의 사의화(寫意畫), 실재하는 경치를 화면에 옮겼다기 보다는 정신 세계를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뜻 의(意)’ 자를 써서 ‘사의화(寫意畫)’라고 부릅니다.

심전의 <산수> 10곡 병풍은 비단에 수묵 담채로 표현한 전형적인 문인화(文人畵)의 하나라고 보겠습니다. 문인화는 글자 그대로 문인들의 정신 세계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겠지요. ‘문인’이라고 하면 왕조 시대의 지식인, 지배 계층을 일컫습니다. 사대부들은 교육을 독점하면서 왕조 시대를 이끌어 간 중요한 지식인들이었습니다. 이 지식인의 세계를 조형적으로 표현한 대표적인 장르가 바로 ‘문인화’이고 산수화가 즐겨 애용되던 화목(畵目)이기도 했습니다. 산수화는 자연의 실제 모습을 그렸다기보다는 이상향이기 때문에 문인들의 수기(修己), 자기의 인격을 도약하는 한 방편으로 즐겨 사용하기도 했지요. 티끌 많은 세속에서 벗어나서 이상향인 자연 속에서 거닐고 싶은 자연 관조 사상을 화면에 표현한 대표적인 장르가 되겠습니다. ‘와유산수(臥遊山水)’ 라는 말이 있습니다. ‘누울 와(臥)’ 자, ‘놀 유(遊)’ 자인데, 누워서 자연을 감상하는, 산수화의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상향’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지요. 문인 사대부들의 정신 세계를 집약한 그림 그래서 ‘문인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하는 그림입니다.

Through this landscape (Sansu) painting, we can ascertain the spiritual world of noblemen in the Joseon Dynasty. While “Sansu” is literally a painting of “mountains and water,” or nature, it cannot be seen as a portrayal of existing nature. It actually is a representation on the picture-plane of the ideals of the nobleman or literary person. Because it is an expression of the mental world, rather than a portrayal of actual scenery, it is called “Sa-eui” painting, which literally means “transcribing the idea.”

Simjeon’s 10-panel screen Landscape painting can be seen as an example of typical literati painting style. Literati painting is precisely the embodiment of the literati’s spiritual world. “Literati” refers to the dynasty‘s intellectuals and dominant class. The gentry were the important intellectual leaders of society who managed the dynasty while monopolizing education. The representative genre that formatively expressed the world of these intellectuals was “literati painting,” and landscapes were its favorite subject matter. Since sansu was a painting of a utopia, rather than the real appearance of nature, it was also used by the literati as a means to self-cultivate, or develop one’s personality. Through this typical genre, noblemen sought to escape from the dusty secular world, by expressing their desire to stroll in nature through an image of their ideal world. ㅡThere is the Korean phrase “Wayu-sansu,” which means “leisurely lying down and relaxing while appreciating nature.“ It is a distinguishing feature of Korean landscape painting. We may call it the “ideal world,” a kind of summary of the mental world of the literary nobleman. Therefore sansu is a painting that asks the question, “What is literati painting?”

심전 안중식의 <산수>를 보면 일단 병풍 형식이라는 독특한 외형적 특징을 가지고 있네요. 오른쪽에서 시작해서 왼쪽으로 진행하는 구도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른쪽은 봄 풍경이죠. 각 계절의 특색을 자연 속에서 찾았고 또 상하로 기다란 화폭이기 때문에 화면 상단 부분에는 심산유곡(深山幽谷)의 산을 표현했습니다. 산은 주로 바위산이기 때문에 먹, 담묵으로 표현하였고 중경부터 아래쪽 근경에 이르면 수림(樹林)이 우거져 있습니다.

키가 높은 나무들이 산을 이루고 있고 나무의 계절 변화, 봄부터 꽃과 복숭아가 핀 산야부터 시작해서 녹음이 짙어진 여름, 낙엽진 가을, 매화라던가 나뭇잎이 진 겨울 풍경, 이러한 방식으로 춘하추동(春夏秋冬)을 잘 표현했군요. 산수화라고 하였듯이, 이 그림의 특징은 산과 물의 결합입니다. 옛사람이 생각할 때 우주를 두 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다면 움직이는 것과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자연을 해석했겠지요. 움직이지 않는 것의 대표로 산을 가져왔고 움직이는 것의 대표로 물을 가져왔습니다. 산수화에서 중요한 요소는 이 두 가지로 대표되듯 물의 역할이 아주 중요합니다. 그래서 산수화 속에는 물의 상징인 구름이라던가 안개, 강이나 계곡의 흐르는 물과 같은 유동적인 물의 표현이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그래서 산수화 중에는 관폭도, 고사산수도 계열의 작품이 많은데 산 속에서 흘러가는 물을 보면서 자연 순리에 순응하고자 하는, 자연과 합일하고자 하는 그 마음을 표현한 작품이 바로 산수화입니다. 안중식의 10곡 병풍에서도 지금 말씀드린 내용의 특징이 특수한 기교와 구도로 수묵, 담묵으로 나타나 있다고 하겠습니다. 사계의 변화, 자연과 내가 한 몸이라는 의식 고도의 독창적인 사유 방식이 바로 산수화에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Looking at Simjeon’s painting, we first of all notice the peculiar formal character of the folding screen. The composition begins on the right and proceeds towards the left. On the far right is a spring scene. The distinct characteristics of each season were found in nature, and portrayed in long, vertical picture-planes. High mountains and deep valleys were painted on the upper parts of the pictures. As the mountains were mainly rocky, they were expressed in Korean ink and ink wash. From middle distance to foreground, there were thick forests.

Tall trees form mountains, and the four seasons are well presented through the changing trees, starting with the peach blossoms that adorn the spring landscape, and going on to the dark, leafy shades of summer, falling leaves in autumn, and the plum blossoms and bare branches of winter. Like the word “Sansu,” this painting is a combination of mountains(San) and water(Su). In the minds of people in the old days, if the universe could be broadly divided into two, nature could be interpreted and categorized as what moves and what does not. The mountain represented what did not move, and water symbolized movement. Among these two crucial elements of Korean landscape painting, the role of water was especially important. Therefore, in Sansu painting, expressions of water in symbolic or fluid form such as clouds or fog, and water flowing in rivers or valleys, held an important position in the work. That is why many landscape paintings contained views of waterfalls or water surfaces. Sansu painting was thus an expression of the will and desire to adapt to the laws of nature, and become one with nature, while watching the flow of water in the mountains. These characteristics and contents have been portrayed also in An CHoongsik’s 10-panel folding screen painting, through special techniques and compositions using ink and ink wash. It can be said that Sansu painting contains the awareness and highly original way of thinking that we are not separate from the changing seasons or from nature.

안중식은 조선 말기 대표 작가라고 할 수 있는 오원(吾園) 장승업(張承業,1843-1897)의 영향을 받기도 하면서 소림(小琳) 조석진(趙錫晉, 1853-1920)과 중국으로 유학을 가서 새로운 문물을 학습하기도 하고 공작, 새로운 기계 설비와 같은 것을 공부할 정도로 신문물에 크게 눈을 뜨기도 했습니다. 특히 조선 말기 서화단의 대표 인물로 서화계를 이끌었습니다. 1918년에는 서화협회를 조직하게 되는데 초대 회장으로 동시대 서화계를 이끈 상징적 인물이었습니다.

‘미술’이란 용어가 일반화되기 전 조선 왕조의 ‘미술’을 대체할 수 있는 용어는 ‘서화’였습니다 ‘서화일체’는 글자 그대로 ‘글씨와 그림은 한 몸이다’ 라는 전통 사회의 독자적인 사상이었는데 서구적 새로운 조형 어법인 ‘파인 아트(fine art)’가 이 땅에 들어오면서 ‘미술’로 바뀌게 되죠 ‘서화의 시대에서 미술의 시대’로 바뀌는 마지막 절정기의 대표적 화가 심전 안중식 그의 대표작 10곡 <산수> 병풍 동양인, 동북아시아의 자연관 자연과 사람이 일체가 되고자 하는 문인 정신의 대표적인 상징성 바로 이 작품에서 그러한 면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An CHoongsik was influenced by Owon Jang Seungeop (1843-1897), a representative artist of the late Joseon Dynasty who studied new knowldege in China, together with Sorim Cho Seokjin (1853-1920). He was very open to the new culture of the times, and even studied such things as crafts and new mechanical equipment. In particular, he played a leading role as a figure representing the art scene during the late Joseon Dynasty. In 1918 he organized the Calligraphy and Painting Association, and as its first chairman, became a symbolic figure in that sphere. Before the term “art” came into general use, “Seohwa (calligraphy and painting)” was the word used for art in the Joseon Dynasty. “unity between calligraphy and painting” was an independent idea of traditional society. It literally meant, “calligraphy and painting are of the same body.”

As “fine art” entered the land, such “Seohwa” was replaced by the new formative language of the West Simjeon An CHoongsik was a representative artist during the final peak of Joseon art, during the transition from the Seohwa era to the era of fine art, as can be seen in his famous 10-panel Landscape work. In this work, we can read the Oriental, or Northeast Asian, views of nature, and the typical symbolism of the literary spirit, according to which humans desire to become one with na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