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미술관 LEEUM
인간, 일곱 개의 질문 - [Questions] 로지 브라이도티 (철학자)
2021
Client 리움미술관 LEEUM
Project 인간, 일곱 개의 질문 - [Questions] 로지 브라이도티 (철학자)

리움미술관
인간, 일곱 개의 질문 – “인간이란 무엇인가?”
‘질문들’ 인터뷰 시리즈
로지 브라이도티 (철학자)
2021

LEEUM
Human, 7 question – “What is Human?”
‘Questions’ Interview series
Rosi Braidotti (Philosopher, Feminist Theorist)
2021

크레딧 보기

기획 | 리움미술관
김태연 책임연구원 (Education and Public Programs)

구성 및 편집 | 57STUDIO

촬영팀| 정재하, 김태우, 양용진
/ 엄준호, 이규연, 강원모

드로잉 : cucurucu

작업 소개

첫 번째 인터뷰 영상에서는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교 석좌교수이자 포스트휴먼 연구의 대표적인 철학자이자 페미니스트 이론가인 로지 브라이도티 교수의 통찰을 다룹니다. 브라이도티 교수는 포스트모던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정보화 시대의 변화와 흐름을 분석하며, 출판, 교육, 여성 네트워크와 같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실천적인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그녀는 성별 차이에 대한 개념이 인간과 동물, 인간과 기계의 구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하며, 포스트휴머니즘 담론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The first interview features insights from Professor Rosi Braidotti, a distinguished chair at Utrecht University in the Netherlands and a leading philosopher and feminist theorist in posthuman studies. Professor Braidotti analyzes the changes and currents of the information age from a postmodern feminist perspective and has engaged in practical activities through various projects such as publishing, education, and women’s networks. She has explored how concepts of gender differences affect the distinctions between humans and animals, and humans and machines, making significant contributions to the discourse on posthumanism.

프로젝트 내용

《인간, 일곱 개의 질문》展과 연계한 6개의 인터뷰 시리즈.
인간이란 무엇인지, 코로나 팬데믹과 인류세를 마주한 인간이 스스로에게 던져봐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국내외 석학과 참여 작가들에게 묻고 그들의 통찰을 들어본다.

출처 : 리움미술관

인간으로 존재하는 것은 제가 속한 문화 그리고 단언컨데 다른 많은 문화권에서도 이상적인 인간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백인 그리고 유럽인으로 표준어를 구사하는 이성애자로써 도시에 거주하며 여성과 어린이를 법적 그리고 경제적으로 지배하는 존재를 의미합니다.이는 매우 구체적이고 대단히 제한적인 시각으로 인간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Being human, really in my culture and I would argue many other cultures, means corresponding to an idealized vision of man as white, European, speaking a standard language, heterosexual, living in a city and controlling both legally and economically women and children. It’s a very specific, very limited vision of the human.

– 철학자 로지 브라이도티 Rosi Braidotti (Philosopher, Feminist Theorist)

안녕하세요, 저는 네덜란드 유레히트 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로지 브라이도티(Rosi Braidotti)입니다. 이번 기획전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며 영광입니다. ‘인간으로 존재하는 것(Being Human)’ 그리고 ‘포스트 휴먼이 되는 것(Becoming Post-human)’은 당대의 중대한 의제입니다. 우리가 인간으로 존재하는 방식은 동일하지 않으며, 애당초 존재의 범위 자체도 동일하지 않습니다. 인간으로 존재하는 것, 그리고 인간으로 인정받는 것은 인간의 권리이자 자격이지만 많은 범주의 인간은 이를 실제로 완전하게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범주의 인간을 성적 정체성, 인종 및 귀화를 기준으로 구분되는 다른 존재라 부릅니다.

Hello, I’m Rosi Braidotti from the university of Utrecht in the Netherlands. It’s a great pleasure and an honor to be part of this project. Being human and becoming post-human are the great issues of the day. We must remember that we are not human in the same way, or to the same extent to begin with. Being human, being recognized as human is a right and entitlement that many categories of humans actually have not fully reached. I call these the sexualized, racialized and naturalized others.

여성, 성소수자(LGBT), 유색인종, 흑인, 원주민, 탈(脫)식민지 사람들을 비롯하여 모든 자연계의 사람들이 일종의 엘리트 집단인 유럽 인본주의 주체가 정의한 인간이라는 범주의 지위를 동일하게 누리지 못합니다. 그런데, 인간으로 존재하는 것은 제가 속한 문화 그리고 단언컨데 다른 많은 문화권에서도 이상적인 인간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백인 그리고 유럽인으로 표준어를 구사하는 이성애자로써 도시에 거주하며 여성과 어린이를 법적 그리고 경제적으로 지배하는 존재를 의미합니다. 이는 매우 구체적이고 대단히 제한적인 시각으로 인간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중대한 도전과제 중 하나는 이와 같은 인간에 대한 시각을 재평가하여,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시각으로 더욱 더 포용적인 인간의 미래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Women, LGBT people, people of color, black, indigenous, de-colonial people, and all the natural world don’t have the same status as a category of the human as defined by European humanism as a sort of elite group. But being human, really in my culture and I would argue many other cultures, means corresponding to an idealized vision of man as white, European, speaking a standard language, heterosexual, living in a city and controlling both legally and economically women and children. It’s a very specific, very limited vision of the human. One of the great challenges of today is to re-examine this vision of the human, make it more inclusive in a critical and creative manner.

더군다나 포스트 휴머니즘 시대 속 융합에 사로잡혀 있는 우리에게 시급한 과제이기도 합니다. 엄청난 기술발전과 그만큼 심각하고 잠재적으로 파괴적인 도전과제가 교차하고 있습니다.기후변화, 환경 고갈 및 멸종을 맞이하는 다수의 생물종으로 인한 도전과제를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이는 곧 엄청난 발전과 거대한 위협의 호황과 불황이 동시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는 화성 표면에서 탐사 작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은하에서 다른 은하로의 확장은 물론 심지어 다른 행성에서의 식민지 건설조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인류의 과학 및 기술이 고도로 발달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행성에서의 삶 역시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지구에서의 인간의 삶은 위협과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The task is urgent because we are caught in the post-human convergence, which is the intersection between enormous technological developments and equally serious and potentially destructive challenges from climate change, depletion of the environment and the extinction of many species. It’s a simultaneous occurrence of boom and bust of great developments and great threats. As we speak right now, and the Perseverance Rover is exploring the surface of the planet Mars and the idea of intergalactic expansion, even colonization is becoming a reality. Our science and our technology are so advanced that life on other planets is now becoming a reality. But meanwhile, life back on this planet is under threat and under tremendous pressure.

그러므로, 중대 도전 과제 중 하나가 바로 균형을 잡는 것입니다. 살아있는 생명체(Gaia)이자 우리가 책임져야 하는 지구의 안녕과 번영을 추구하는 한편, 또 다른 차원과 가능성의 놀라운 과학적 기술 탐구를 지속하는 것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입니다. 지금이야 말로 최고이자 최악의 시기입니다. 지금 보고 계신 이 영상은 우리에게서 수많은 생명, 가족의 단결, 연대감, 번영, 미래에 대한 희망을 앗아가고 있는 팬데믹이 한창인 시점에 촬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가 던져야 할 최대 화두는 우리는 과연 누구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찰입니다. 공동체의 가치에 대한 물음, 그리고 우리 인간을 하나로 결속하고 있는 것에 대한 물음이 필요합니다. 우리 모두가 이 역경을 함께 마주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하나의 단일화된 화합체는 아닙니다. 매우 다채롭고 상이한 시각으로 인간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우리는 많이 다르지만 우리 모두가 이 역경을 함께 마주하고 있는 것입니다.

So, one of the big challenges is to find a balance between actually the well-being and prosperity of Gaia, the planet that we are responsible for and continuing our incredible scientific technological exploration of other dimension of other possibilities. These are the best of times. These are the worst of times. This interview takes place in the middle of a pandemic that is causing enormous loss of lives, of family unity, of togetherness, of prosperity, of hope for the future. So, among the top questions of the day, I would say that what we need is to think very seriously, who we are, what is the community value, what are the ties that bind us as humans. We are in this predicament together. But we is not one unitary cohesive entity. It’s a very diversified, differentially located idea of humans. We are many different and yet we are in this predicament together.

이와는 대조적으로 트랜스휴머니트의 입장에서 바라본 포스트 휴먼은 매우 합리주의적이고 상업적인 해석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트랜스 휴머니스트라 함은 화성에 정착하여 다른 행성에서의 삶을 꾸려 나가길 원하며 우리 지구에 대해서는 신경을 많이 쓰지 않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저는 추상적인 형태의 트랜스 휴머니즘 보다는 불가결한 형태의 포스트 휴머니즘이 보고 싶습니다. 다양성은 그대로 유지한 채 우리 지구의 안녕과 번영을 돌보기 위해서 입니다. 우리는 다릅니다. 그렇지만,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우리가 갈라서고, 분열하며, 갈등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운명 공동체입니다.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새롭게 화합하는 공동체를 만들어 봅시다. 우리에게 소중한 것을 위해 협력하고, 생존과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는다면, 현재 마주하고 있는 어려움과 절박함이 조금은 가벼워 질 것이며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데 있어 필요한 상상력의 단비가 내릴 것입니다. 우리는 운명 공동체입니다.

I would say that against very rationalistic and also commercial understanding of the post-human in a trans-humanist mode. The transhumanists are the people who want to go on Mars and create lives on other planets and care a lot less for this planet. Against an abstract form of transhumanism, I would like a critical form of posthumanism to care for the well-being and prosperity of this planet in all of its diversity. We differ. That’s no reason to be divided and fragmented and conflictual. We’re in this together. Let’s create new cohesive community, diversified heterogeneous working together for the things that matter, hope for survival and for sustainable futures, which would make the present less heavy, less desperate, and will give us that sprinkle of the imagination that we need to dream a better tomorrow. We are in this toge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