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MMCA
층과 사이 | 배남경
2017
Client 국립현대미술관 MMCA
Project 층과 사이 | 배남경

배남경, <운동장>, 목판화, 100×70cm, 2009, 1/3, 작가소장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층과 사이
학예연구사 | 최희승
참여작가 | 윤세희, 박정혜, 이윤엽, 노상호, 김동기, 배남경 외 50여명
2017.9.1-2018.4.29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 (Gwacheon)
LAYERS AND SPACES
Curator | Choi Heeseung
Artist | Yun Sei Hee, Park Jung Hae, Noh Sangho, Lee Yun Yop, Kim Dong-Ki, Bae Nam Kyung with 50 artists
2017.9.1-2018.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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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
감독 : 이미지(57STUDIO)
촬영,조명: 엄준호

촬영팀: 이규연
편집 및 DI: 이미지
자막: 안재영

작업 소개

57STUDIO는 국립현대미술관 《층과 사이》 전시를 위해, 참여 작가 중 선정된 6인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작품 소개 영상을 기획 및 제작하였습니다. 이 영상은 전시장 내에 설치된 액자형 패널을 통해 상영되었으며, 대규모 전시에 참여한 50여 명의 작가 중 6명의 작가가 판화의 현재를 대표해 소개하는 구성을 취했습니다.

《층과 사이》 전시는 한국 현대판화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보는 자리로, ‘층’과 ‘사이’라는 개념을 통해 판화 매체의 고유성과 확장 가능성을 탐색하였습니다. 57STUDIO는 선정된 작가들의 작업 세계와 판화에 대한 태도를 생생한 인터뷰와 작품 화면으로 담아내어, 관람객이 현대판화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57STUDIO planned and produced an artist introduction video for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s exhibition LAYERS AND SPACES, featuring interviews with six selected participating artists. The video was screened through frame-shaped panels installed in the exhibition space, with the six artists representing the present landscape of printmaking among over fifty participating artists.

LAYERS AND SPACES explored the past and present of Korean contemporary printmaking, highlighting the unique characteristics and expanding possibilities of the medium through the concepts of “layer” and “space.” 57STUDIO captured the selected artists’ practices and perspectives on printmaking through vivid interviews and artwork footage, creating a multidimensional experience for viewers to better understand the evolving field of contemporary printmaking.

Installation View


참여작가 인터뷰 Artist Interviews
2017, single channel video, color

Screenshot

| 작가 배남경

주로 목판화로 작업하는 배남경이라고 합니다. 주로 해 왔던 것은 제가 일상 속에서 다이어리처럼 사진으로 찍어 두었던 그런 사진들을 보고 거기서 무엇인가 이렇게 저한테 와닿는 것이 있는 것을 캐치해서 그것을 소재로 목판화로 작업을 해 왔어요.

| 수성 목판화의 특별함

자기의 이야기를 자기의 표현 방식으로 표현할 때 그림으로 유화로 그림을 그리든, 드로잉을 하든, 판화를 하든 그러한 것에 대한 별다른 특별함을 느끼지 않았기 때문에 판화에 매력을 느껴서 자연스럽게 그것으로 옮겨갔고 회화는 자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어떠한 책임을 지고 무엇인가를 이렇게 그려나가는 것이라면 판화는 어느 순간까지는 자기가 컨트롤을 해서 만들어 내지만 많은 부분이 판이라는 물성이라든가 아니면 종이라든가, 이러한 것에 의존하고 거기에서 나오는 결의 우연적인, 결의 표현 또는 물감이 스며들어 가는 간접적인 여러 가지 표현들이 저 이상의, 저를 초월하는 특별한 표현이 나타나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이었어요. 원래는 ‘다양하게 해보고 싶다.’ 이랬는데 하다 보니까 판화 안에서 자꾸 더 해보고 싶은 것들이 생겨나고 그러다 보니까 봤을 때는 판화 작가처럼 특별히 보일 정도로 그렇게 그 매체가 제일 중요한 매체가 된 것 같기도 합니다.

| 판화를 선택한 이유

제가 회화를 전공하다 보니까 제가 원하는 것이 이렇게 일반적인 판화, 에지가 강한 판화가 아니라 저는 자꾸 형태를 이렇게 쌓아서 어떤 그라데이션이 생겨나고 입체적으로 나타나기를 원하고 그 속에서 빛이 서서히 나타나고 이런 것을 추구를 하다 보니까 그것이 나타나기 좋은 방법을 계속 찾아 나갔고 그래서 인쇄라든가 제판이라든가 이런 단계를 여러 번 두게 됐어요. 판 하나를 가지고 계속해서 판각을 하거나 그 각각의 제판 단계마다 인쇄도 색을 쓸 때도 있고 단색으로 할 때도 있지만 색깔도 선명한 물감들도 아니고, 그래서 그러다 보니까 여러 차례 찍어야만 했고 그래서 인쇄는 현재는 줄여서, 줄여서 한 서른 번 정도 이제 색이 들어가면 그리고 제판은 한 여덟 번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보통 그렇게 제작을 하고 있습니다.

판화 같은 경우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삶이라든가 제가 닥친 어떠한 문제들 이러한 것들이 굉장히 덧없기도 하고 또 변화하고 소멸하는 이러한 것들인데 이것을 영원한 어떠한 가치를 담아서 작업으로 남기고 싶은 것이 아마 모든 작가들의 꿈이겠지만 그러한 것을 절실하게 만들어 가는 방법이 방법 자체도 절실함을 이제 실어서 가게 되지 않나 싶어요.

특히 재미있는 것은 제가 판화에서 항상 느끼는 두 가지 단어가 있는데 각인이라든가, 인상이라는 말이 무엇인가 되게 절실하게 무엇이랄까. 생명을 줘서, 영원한 생명을 줘서 가치를 계속해서 보존하고 싶을 때 각인해 두는, 아주 새겨 버리는 또, 내지는 인상적으로 인쇄해서 더 이상 닦아내지 못하게 만드는 그래서 아마 이 매체가 나한테 굉장히 와닿았지 않았을까.

| 작업의 등장인물들

제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고 절실하게 생각하는 문제가 아닌 것을 얘기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결국은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 그 사람들의 삶을 저와 엮여 있으니까 그것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 사람들에 대해서 제가 느끼는 감정 존경심도 있고, 사랑하는 것도 있고 걱정하는 것도 있고, 감사하는 것도 있고 그러한 것들을 표현하는 방식이 그 사람들을 다루는 것이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제 가족이나 친구나 선생님이나 이런 사람들이 등장을 하고 개인적인 이야기가 되지만 그것이 결국에는 보편적인 얘기기도 한 것 같아요.

| 특별한 의미를 만들어내는 판화

그것이 제가 판화를 좋아하는 이유예요. 그러니까 굉장히 평범하고 흔한 이야기 흔한 사진, 기념사진 같은 것들이잖아요. 제가 맨 처음에 사진을, 이미지를 가지고 판에다 드로잉을 해서 이제 판각을 해 나갔는데 일단 사진 이미지가 제가 어떠한 소재를 가지고 오기 위해서 일부러 캐치를 하거나 이제 찍어내는 사진이 아니라 우리가 보통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자기가 사랑하는 대상을 마구잡이로 사진 열심히 찍어서 남겨 놓고 싶어 하듯이 그렇게 어떤 기념사진으로 남았던 이미지들 속에서 이렇게 보고 있으면 저에게 굉장히 중요한 사진으로 이렇게 느껴지는 것이 있어요. 그러한 사진을 소재로 판화를 만들면 더 특별해지는 것이죠. 왜냐하면 그것을 보고 계속해서 생각을 쌓아서 거기다가 넣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무의식적으로 하는 생각인 것 같아요. 두고 보면서, 파면서 계속 생각을 하는 것이거든요.

| 한글 작업에 대하여

한글에 대해서 특별히 항상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어요. 그 와중에 제 작업에서 그것을 표현한다는 것은 저는 생각을 못하고 있던 차에 최근에 어떠한 글자 하나를 가지고 글자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작업이 된다는 것을 느끼는 계기가 되는 작업이 있었어요. 깃발인데. 신미양요 때, 미국에서 강화도 쪽에 쳐들어왔다가 가져갔던 4M가 넘는 큰 깃발인데 거기에 이제 장수, 깃발, 수(帥) 자가 있어요. 그것은 한문으로 되어 있지만 그 글자 모습이 굉장히 한국적인 성격의 글자라고 생각했어요. 말하자면 이렇게 화려한 글자가 아니라 굉장히 실용적인 멋 내지 않은 그냥 턱, 그냥 검은색으로 글자 하나 떡 쓰여 있는데 멋 내지 않은 멋. 그러니까 전형적인 한국미가 이렇게 표현됐다고 느껴졌고 ‘글자만으로 이렇게 멋질 수 있구나.’ 생각이 한글에 대한 생각과 같이 맞물려서 한글이 아름답다고 아니면 한글을 쓰자고 얘기를 할 것이 아니라 한글이 얼마나 멋진지 좀 보여줘야겠다. 내가 능력이 된다면, 한번 표현해 본 것이죠.

| 작업의 의미

많은 사람들이 자기 삶이 있고 그것이 가장 최우선의 자기 문제고 그것이 저는 옳다고 생각해요. 전 최소한 제가 해야 될 문제는 작업이 살아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작업이 그냥 하나의 시각적인 어떤 쾌감을 주는 장식물도 아니고 아무리 제가 거창한, 좋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 사람이 무언가 피를 토하듯이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다른 사람도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살아 있는 무엇인가를 보여 주면 그것이 다른 사람 가슴에도 불을 붙인다고 저는 이제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관객들이 이번에 전시하는 작업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은 아마 삶의 문제나 아니면 사람에 대해서 우리가 가지는 여러 가지. 총체적으로 말해서 사랑이라고 할까요? 다른 사람에 대해서 생각하는 그러한 마음이라든가 글자에서도 삶을 담기는 담았잖아요, 그 속에. 구체적으로 해석해 내듯이 본다기보다 그것을 단번에 봤을 때 이것이 무엇인가. 살아 있어서 자기한테 와닿는 게 있으면 무엇인가는 볼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Archive Note

프로젝트 소개글

층과 사이는 국립현대미술관의 판화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국현대판화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보는 전시이다. 전시 제목에서의 ‘층’은 판화에서 작가의 화폭이 되는 판(plate)을, ‘사이’는 판 위에 새겨지거나 남겨진 틈, 즉 판화를 가능하게 만드는 틈새들을 상징하고 있다. 전시는 이처럼 매체의 골격을 이루는 두 요소를 축으로 판화의 고유한 특성을 살펴보고, 이것을 각각 ‘겹침(layers)’과 ‘중간지대(spaces)’라는 개념으로 확장시키고자 한다. 층과 사이에서 소개하는 국내 작가 50여 명의 150여 점에 이르는 작품을 통해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독립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하기 위한 작가들의 끈질긴 매체 탐구와 그것이 예술가의 태도로서 발전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5, 6전시실에서 이루어지는 이번 전시는 크게 4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현대판화의 출발을 살펴보는 ‘1950s~1970s: 한국현대판화의 태동과 전개’, 아카데미와 민중미술이라는 양쪽 방향에서 두각을 드러낸 ‘1980s: 판법의 발달과 민중 목판화 운동’, 급격하게 발단한 미디어의 파동 속에서 판화의 판화의 실험적 성향을 읽어낼 수 있는 ‘1990s~현재: 미디어 시대에 나타난 판화의 독창성’, 마지막으로 동시대 미술 안에서 판화의 위치를 고찰해보는 ‘판화와 판화적인 태도 사이에서’가 그것이다. 각 주제별로 전시된 작품들은 한국현대판화의 역사와 현실을 반영하고, 전시실에 함께 마련된 판화 디지털 돋보기, 판화 스튜디오는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판화를 경험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밑그림, 제판, 인쇄의 3단계의 과정을 거치는 판화는 오늘날 컴퓨터그래픽의 비약적인 발달과 3D 프린터를 비롯한 프린트 기술의 고도화로 인해 계속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그림을 찍어내는 기술로서의 판화가 아닌, 예술가들이 판화라는 특수성을 대하는 태도일 것이다. 회화나 조각과는 다르게 복수성과 우연성, 간접성을 전제로 하는 판화를 작가들은 어떻게 마주해왔으며,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층과 사이는 티셔츠부터 휴대전화, 아파트에 이르기까지 에디션(edition)의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 판화라는 이름의 무한한 가능성을 떠올려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줄 것이다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소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