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업건축박물관
✍️ 기획전시 | 공간기억
2019
Client 김중업건축박물관
Project ✍️ 기획전시 | 공간기억

김중업건축박물관
기획 전시
공간기억
2019.4.19-6.23

Kimchungup Architecture Museum
Special Exhibition
THE MEMORY OF SPACE
2019.4.19-6.23

작업 소개

이번 전시는 시간과 공간은 물론 예술성을 한 면에 담아내고 있는 사진이 예술의 영역에서 ‘건축’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국내외 작가 44인의 작품 120여 점을 선보인다. 57STUDIO는 전시의 티져와 소개영상을 기획, 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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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

커미셔너 : 진동선
큐레이터 : 고은미
프로듀서 : 이성민 (삼삼오오)
영상 제작 : 57STUDIO

|| 참여작가
(국내) 고아라│구본창│권상원│김기찬│김민주초원│김병훈│김재경 박승훈│박형근│방병상│신병곤│정성태│정지현│진효숙 추영호│안준│양현모│원범식│윤한종│이주형│임상빈│임수식
(국외) 아타르 압바스│알렉스 마졸리│앙드레 케르테즈│앙트완 다카다 브루노 바베이│칸디다 회퍼│다이아나 마르코시안│이안 베리 장 고미│제롬 세시니│제리 율스만│조나스 벤딕슨│구와바라 시세이 마틴 파│모이세스 사만│뉴샤 타바콜리안│피터 말로우│라팔 밀라취 레이몽 드파르동│르네 브뤼│심치인│토마스 루프

프로젝트 내용

건축과 사진은 멀리서 보면 공통분모가 거의 없어 보인다. 건축은 단단하고 부피가 있는 삼차원의 공간이며, 땅에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는다. 반면 사진은 이차원의 평면으로, 물리적인 공간에 한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걸음 다가서면 건축과 사진 만큼 밀접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분야는 없다. 카메라 옵스쿠라의 발명 이후 사진기술의 비약적 발전 과정에서 사진은 건축의 가장 강력한 전파 매체이자 홍보 수단으로 발붙였다. 건축가들은 자신의 작품과 그 안에 담긴 그들의 공간적 사유를 드러내기 위하여 사진을 사용한다. 오늘 날 우리가 세계 곳곳에 세워진 건축물을 처음 접할 때 소통하게 되는 가장 손쉬운 창구도 사진이다. 하지만 건축을 알리기 위해 촬영된 이러한 기능적 건축사진은 공통된 어휘를 관찰 할 수 있을 만큼 정형화되어 있어, 이러한 사진 속 건축과 공간은 완벽해 보이지만 사진 속 이미지를 넘어서는 ‘어떤 것’을 찾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사진, 예술로서의 사진은 건축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공간기억>은 그동안 예술가의 관심을 끌어온 도시·건축·공간이 그 들의 시선에서 어떻게 읽히고 표현되고 있는가에 대한 전시이다. 예술가들은 도시·건축·공간을 피사체로 삼은 사진을 통해 사회적 진실 과 내적 모순을 드러내고, 공간 너머에 있는 변화·감정·시간 같은 무 형의 것을 포착해 공동의 ‘기억’으로 우리를 이끌어 간다. 그것은 생성과 소멸의 무상함, 일상의 익숙함과 낯섦, 공간이 품은 감정, 공간에 대한 상상과 환상, 사려져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같은 공감된 기억이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기 억을 다섯 조각으로 나누어 그 장면 속으로 함께 걸어 들어가고자 한다.

– 김중업건축박물관 홈페이지 전시소개글

21세기 이후로 건축과 사진이 저희에게 굉장히 가까이 와있습니다. 우리 주변에 건축과 사진은 뗄 수 없는 관계가 있는데요. 저는 건축이 이 세상에 모든 이야기를 만들고 담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진은 그 건축과 맞대면에서, 맞은편에서 그것을 들어주고, 품고, 기억해주는 것이 사진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전시는 다섯 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있는데요. 그 하나가 건축의 시간이에요. 건축이 어떻게 태어나서 소멸해갈지 그 생성과 소멸의 시간성을 사진으로 지켜보는 것이 이번 (전시) 섹터의 하나인데요. 이 작품, 고아라의 이 작품은 아이슬란드에서 찍어진 사진인데 마지막 건축의 모습을 사진이 담아주는, 그래서 건축의 마지막 모습은 항상 사진이 책임진다 할까요, 또는 기억시킨다고 할까요?

건축은 항상 우리에게 현재진행형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그러니까 과거는 보여주지를 않죠. 이렇게 정지현 작가의 즉, 파괴된 공간은 건축의 현재 입장을 잘 보여줘요. 이것은 건축이 과거, 현재, 미래를 함축하고 있다. 이 공간성을 정지현 작가가 보여주고 있는 것이지요.

권상원 작가는 대구의 원도심의 풍경을 바라보게 합니다. 지금 대구는 굉장히 현대 도시화하여 나가는데 대구의 근대화의 모습을 골목골목 다니다가 아직도 남아있는 과거의 시간, 과거의 공간, 과거의 터전을 사진으로 포착하고 보여주려 하는 작가입니다.

르네 뷔리의 사진은 결국 도시란 무엇인가를 말하는 사진인데요. 결국은 주택이나 건물이 결국은 인간들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고 그 무수한 건축들 사이에 사람들의 숨어있는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도시란, 특히 대도시란 무엇인가를, 알 수 없는 정체성을 표현하는 사진입니다.

구와바라 시세이 60년대 청계천 풍경입니다. 이 사진은, 과거의 청계천은 우리가 기억할 수가 없죠. 그런데 우리는 청계천이 부활했다고 말을 합니다. 모든 건축은 과거를 숨긴다는 전제로 이 사진을 바라보면 구와바라 시세이의 사진은 현재적 시점에서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을 바라보겠죠. 이것이 건축의 변주 또는 건축의 생명과 같은 변화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앙드레 케르테츠의 몬드리안 화실은 건축과 사진의 접점을 아주 잘 보여주는 작업입니다. 특히 건축의 공간이 어떻게 사진의 공간으로 전환 가능한가를 사진가가 바라보고 있는데요. 몬드리안의 화실 안쪽에서 저 바깥 공간의 건축성을 몬드리안의 그림 스타일과 건축 스타일과 사진 스타일을 서로 바라보면서 예술의 영혼성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를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구본창 사진가의 <인테리어> 사진은 실내가 어떻게 건축 안에서 구성되어 있는가를 바라보게 하고 있습니다. 이 실내의 공간에서 시간에 의해서 실내 내부가 어떻게 자기 표정을 다양하게 짓고 있는가를 삼 단계의 실내공간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원범식 작가는 도시건축에 상상력을 부여하는 작품입니다. 우리 앞에 고정된 건축이 아니라 무한 가능하게 테크놀로지 중에서 자기 마음껏 우리가 설계자가 돼보기도 하고 건축가가 돼보자는 그렇게 상상 속에서 건축을 구성해가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추영호작가의 도시 사진은 도시가 어떻게 재구성되고 재배치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도시 기하학과 같은 사진입니다. 결국은 사람들이 하나씩 하나씩 더해지고, 건물들이 하나씩 하나씩 더해져서 결국 도시를 만드는, 보면 꼴라주적이고, 보면 모자이크적인 도시에 상상력을 불어넣는 작품입니다.

안양의 시간의 섹션은 아주 특별한 공간입니다. 건축의 공간을 실질적으로 지역성 안에서 풀어보려고 했던 섹션인데요.

박형근의 덕천마을 사진은 과거의 덕천마을이 어떻게 지금의 현재의 덕천마을로 바뀌었는가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조명하는 사진이고요.

김재경의 사진은 사라진 덕천마을에 대한 회고의 사진입니다. 한때 안양에 존재했던 덕천마을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를 사진으로 돌아보게 하는 기록과 기억의 사진입니다.

진효숙의 명학시장은 현재 명학시장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언젠가 또 명학시장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그런 미래를 담고 있는 안양의 시간을 말하는 사진입니다.

이 전시에 키워드가 있다면 “이야기가 없는 집은 집이 아니며 영혼이 없는 공간은 공간이 아니다”라는 그리스 영화감독 테오 앙겔로풀로스의 말을 굉장히 존중하고 그 말을 이번에 건축공간에 적용해보자고 생각했어요. 관객들이 우리 가장 가까이 있는 집으로부터, 건축으로부터, 사진으로부터 거기에 어떤 이야기들을 시간 속에서 우리가 남겼고 사진이 그것을 어떻게 들어주고, 기억하고, 기록할 수 있는지를 작품 앞에서 깨닫고 바라보고 또는 성찰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