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 아트센터 NJP art center
소장품 하이라이트 | 큐레이터와 함께 3: 백남준, 〈TV 부처〉
2021
Client 백남준 아트센터 NJP art center
Project 소장품 하이라이트 | 큐레이터와 함께 3: 백남준, 〈TV 부처〉

백남준 아트센터 소장품 하이라이트
큐레이터와 함께 3: 백남준, 〈TV 부처〉
기획: 정윤회 (백남준아트센터 학예연구사)
2021

NJP art center Highlights
Curator’s Take 3: Nam June Paik, TV Buddha
Organized by Jung Yunhoe (Curator, Nam June Paik Art Center)
2021

크레딧 보기

제작 :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
기획 : 정윤회 (백남준아트센터 학예연구사)
디자인 : 김규호
영상 : 57STUDIO
촬영 : 정원우, 정재하
조명 : 김태우
촬영팀 : 양용진
편집/D.I : 이미지

작업 소개

백남준아트센터는 백남준과 그의 동료 작가들의 작품, 그리고 그의 실험적 예술정신을 계승한 동시대 미디어 아티스트들의 작품으로 구성된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57STUDIO는 백남준의 대표작인 TV 정원, 참여 TV & TV 왕관, 백-아베 비디오 신디사이저, TV 부처, TV 첼로 등 총 5점을 소개하는 영상을 기획하고 제작하였습니다. 이 영상은 백남준아트센터 학예연구사의 글과 해설을 통해 작품의 배경과 의미를 깊이 있게 전달하며, 백남준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관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소개합니다.

The Nam June Paik Art Center houses a collection that includes works by Nam June Paik, his contemporaries, and contemporary media artists who carry forward his experimental artistic spirit.

57STUDIO planned and produced a video series introducing five of Paik’s iconic works: TV Garden, Participation TV & TV Crown, Paik-Abe Video Synthesizer, TV Buddha, and TV Cello. These videos provide in-depth insights into the context and significance of the artworks, guided by commentary and writings from the curators of the Nam June Paik Art Center. Through this series, viewers are introduced to the innovative and unique artistic world of Nam June Paik.

백남준아트센터가 소장하고 있는 백남준 작가의 작품 〈TV 부처〉를 소개합니다.

〈TV 부처〉는 부처 조각상이 텔레비전에 나타난 스스로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형상의 작품입니다. 아마도 백남준 작가의 작품 중 대중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백남준은 〈TV 부처〉라는 이름의 작품을 여러 차례 만들었습니다. 백남준아트센터가 소장하고 있는 〈TV 부처〉는 화강암으로 조각된 앉아 있는 부처상과 텔레비전 모니터가 서로를 마주보고 있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This is Nam June Paik’s TV Buddha from the Nam June Paik Art Center’s collection.

In this work, a Buddha statue watches his image on a TV monitor. This may be the most well-known of Paik’s works. Paik made various versions of TV Buddha. The one in the NJP Art Center’s collection consists of a granite seated Buddha statue facing a TV screen.

부처는 정좌하고 앉은 채로 오른손을 뻗어 땅을 짚고 있습니다.이건 석가모니 부처가 완전한 깨달음을 얻고 난 뒤에 그 증인이 되어 줄 땅의 신을 불러내는 모습입니다. 백남준은 모든 유혹을 떨친 순간의 부처를 텔레비전 앞으로 불러온 것입니다. 부처상이 바라보고 있는 텔레비전 뒤에는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카메라는 앉아 있는 부처상을 촬영해 이를 다시 텔레비전으로 내보냅니다. 그러니까 결국 깨달음을 얻은 석가모니 부처는 텔레비전 화면 속 스스로의 모습을 응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The Buddha sits with his legs crossed and with his right hand touching the earth. This position represents the moment when the Buddha was calling the earth to witness after attaining enlightenment. It was this Buddha at the moment of finally defeating all temptations that Paik summoned before a TV. A camera is installed behind the TV watched by the Buddha. This CCTV camera films the seated Buddha and transmits the live image to the TV monitor. As a result, the awakened Buddha Shakyamuni appears to be gazing at his own image on the screen.

백남준이 만든 〈TV 부처〉라는 이름의 작품들은 모두 이처럼 순환하는 흐름 속에서 불상과 모니터가 마주 보는 상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때에 따라 서 있는 불상이 사용되기도 하고 불상의 머리만 흙더미 속에 묻혀 있기도 합니다. 부처상이 아닌 보살상이나 유명한 고승의 조각상이 사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깨달음의 존재가 진지하게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있다는 흥미로운 발상은 모든 작품에 동일합니다.

In this way, all versions of Paik’s TV Buddha present a Buddha sculpture and a TV set, watching each other in the circular flow. In some versions, Paik also used a standing Buddha statue, and in others, its head buried in the mound of earth, or even the statues of bodhisattva or famous Buddhist monks, not Buddha. But what remains the same in all the versions is the fascinating idea of the awakened being watching TV seriously.

카메라와 촬영 대상 그리고 모니터가 서로 순환하는 폐쇄회로 구조는 백남준이 자신의 작품에 즐겨 사용하던 요소입니다. 그 중에서도 〈TV 부처〉는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해석의 여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부처는 불교의 성인인 동시에 동양적 지혜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이 같은 존재가 서구의 현대 문명을 상징하는 텔레비전을 바라보고 있는 구성은 재미있는 대조를 만들어 냅니다. 텔레비전이 가지고 있는 오락적 대중매체의 성격도 부처가 보여주는 명상적인 태도와 흥미로운 대조를 이룹니다.

This closed-circuit structure where a camera, a subject, and a monitor are in the circular flow was frequently incorporated in Paik’s works. Among them, TV Buddha is open to multi-faceted, in-depth interpretations. Buddha is at once a Buddhist saint and the symbol of Oriental wisdom. The situation in which this Oriental saint stares at the symbol of modern Western civilization provides a suggestive contrast. Also, TV’s nature as mass entertainment media is the exact opposite of Buddha’s meditative attitude.

스스로의 모습을 끊임없이 바라보는 부처의 태도는 자기반영적인 명상적 행위로 보이기도 합니다. 보는 사람들에 따라서는 깨달음을 얻은 자마저도 빠져들 수 밖에 없는 텔레비전의 나르시시즘적인 속성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것으로 생각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백남준은 이러한 모든 내용을 더해서 텔레비전이라는 매체에 대한 스스로의 깊은 탐구를 작품에 담아냈을 것 입니다.

This seated Buddha who endlessly observes his own image may be seen practicing self-reflective meditation. Some may interpret it as a humorous expression of the narcissistic aspect of TV that absorbs even the awakened one. Paik could have possibly considered all these and combined them with his deep investigation into TV to create works.

백남준은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경험을 선불교의 명상에 빗대어 여러차례 이야기 한 바 있습니다. 물질적이고 기술적인 현실에 기반을 둔 ‘전자 시대의 선 수행’이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백남준은 1963년에 열린 자신의 첫 번째 개인전 《음악의 전시 — 전자 텔레비전》에서 〈TV 를 위한 선〉이라는 작품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요셉 보이스, 귄터 워커와 함께 이 작품을 마치 명상하는 것처럼 오랫동안 바라본 적이 있다고 밝힌 바가 있습니다.

Paik several times compared the TV viewing experience to the Zen meditation, saying that it was ‘the practice of Zen meditation in the electronic age’ based on the materialistic and technological reality. Indeed, Paik produced Zen for TV for his first solo exhibition in 1963, Exposition of Music — Electronic Television. and said that he had once watched this work for a long time, as if meditating, with Joseph Beuys and GüntherUecker.

우리는 비디오 영상을 바라볼 때 그 흐름에 신체적으로 반응합니다. 어쩌면 텔레비전을 통해 가상세계와 물리적 세계를 함께 살아가면서 자아와 시공간을 초월하는 선적인 경험을 할 수 있음을 백남준은 〈TV 부처〉에서 암시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TV 부처〉는 신체가 기계로 확장되고 기계는 다시 신체로 확장되는 피드백 루프 속에서 관람객이 동시적이면서도 분절된 시간을 경험하도록 합니다. 텔레비전 안과 밖의 두 부처상은 같으면서도 다른 시공간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When seeing a video, we physically respond to the flow of its images. In TV Buddha, Paik may suggest that, through TV, we can have a Zen experience of transcending our ego and time and space by living in both the virtual and real worlds. Moreover, TV Buddha makes viewers experience a synchronous but disconnected time in a feedback loop that extends the body into the machinery and the machine back into the body. This is because the two Buddha statues inside and outside the TV belong to the same but different space and time.

백남준은 입력 시간과 출력 시간이 반드시 동일하지 않다는 점을 비디오의 중요한 특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카메라에서 모니터까지 이미지가 전송되는 시간이 만들어내는 차이는 작품 속에서 과연 얼마나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또 부처상이 생방송으로 전송되는 자신의 이미지를 보는 것과 녹화한 비디오테이프로 과거 자신의 모습을 돌려보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Paik believed that the possible difference between input-time and output-time is one of the video’s crucial features. How much meaning do the differences in the time required to transmit images from the camera to the monitor have in Paik’s work? What is the difference between Buddha’s viewing a live feed of his image and watching a videotape recording of himself in the past?

〈TV 부처〉를 관람하는 동안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백남준이 제기한 이 같은 여러가지 질문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매체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수반하게 됩니다. 작품의 상징적 이미지가 제공하는 이런 복잡한 질문들이 아마도 〈TV 부처〉가 만들어진 이래로 지금까지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도록 하는 요인이 아닐까 합니다.

While appreciating TV Buddha, viewers are brought to these various questions raised by Paik. And the process of answering the questions entails thinking about the essence of the medium. Maybe because of these complex questions made by the symbolic image of the work, TV Buddha has received so much love from visitors since it was first created.